AI 열풍을 타고 기업가치 440억 호주달러를 목표로 삼았던 데이터센터 기업 퍼머스의 상장이 무산됐습니다. 투자자들이 눈여겨본 건 화려한 성장 전망보다 현재 사업의 규모였습니다. 실제 운영 중인 데이터센터는 두 곳, 2025~2026회계연도 매출은 5080만달러에 그쳤습니다.
퍼머스는 엔비디아의 투자를 받은 기업으로, 호주와 아시아에서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데이터센터 사업이 얼마나 빠르게 확장되고, 큰 투자 비용을 실제 매출과 수익으로 연결할 수 있는지 따져 물었습니다. 미래의 가능성만으로 높은 기업가치를 정당화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이 상장 철회로 이어진 셈입니다.
이번 사례가 AI 산업 전체의 위기를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AI 관련 기업이라는 이유만으로 높은 평가를 받던 분위기에 변화가 생겼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데이터센터를 짓는 데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는 만큼, 투자자들은 이제 성장 전망뿐 아니라 수익성, 부채 부담, 자금 조달 비용까지 함께 살피기 시작했습니다.
영화 ‘빅쇼트’의 실제 주인공으로 알려진 투자자 스티브 아이즈먼도 AI 투자 확대에 따른 위험을 경고했습니다. 특히 AI 인프라 투자와 수익 구조가 소수 기업에 집중돼 있다는 점, 장부 밖 금융거래를 통한 자금 조달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습니다.
퍼머스의 상장 실패가 던지는 질문은 단순합니다. AI 시장이 얼마나 커질지가 아니라, 그 성장을 뒷받침할 매출과 이익이 실제로 따라오고 있는가입니다. 투자자들이 미래의 꿈보다 현재의 숫자를 먼저 보기 시작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영화 빅쇼트 주인공도 위험 경고…AI 거품론 확산, 경고등인가 옥석 가리기인가
코어위브의 주가가 하루 만에 15% 급락하고, 6월 말 기준 부채가 356억달러에 이르렀습니다. 최근 발행 채권의 시장수익률도 발행 당시 약 9.675%에서 15% 수준까지 뛰었습니다. AI 데이터센터를 확장하는 데 막대한 돈이 들지만, 그 투자금을 감당할 수익과 자금을 계속 마련할 수 있을지는 시장의 질문으로 남아 있습니다.
기업가치 기대도 뜨겁습니다. 앤트로픽은 2조달러, 오픈AI는 1조4000억달러 수준의 가치가 거론됩니다. 하지만 앤트로픽은 지난해 80억달러가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오픈AI의 연환산 매출은 지난달 기준 약 500억달러로 알려졌습니다. 큰 성장 기대가 현재의 실적과 얼마나 맞닿아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영화 ‘빅쇼트’의 실제 주인공으로 알려진 투자자 스티브 아이즈먼도 위험을 경고했습니다. 그는 올해 AI 관련 부채 조달 규모가 약 5000억달러에 이를 수 있다며, 일부 빅테크가 재무제표에 직접 드러나지 않는 장부외 거래로 자금을 조달하는 점을 우려했습니다. AI 투자가 소수 기업에 집중된 상황에서 한 곳의 문제가 관련 산업과 시장 전체로 번질 가능성도 경계해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그렇다고 퍼머스의 상장 철회를 곧바로 AI 산업 전체의 위기로 볼 수는 없습니다. 퍼머스는 운영 중인 데이터센터가 두 곳뿐이고 매출도 제한적인데, 목표 기업가치는 440억 호주달러였습니다. 반면 앤트로픽과 오픈AI는 실제 수요와 매출을 확보하고 있다는 반론도 있습니다.
이번 사례가 보여주는 변화는 AI에 대한 관심이 사라졌다는 것보다, ‘AI 기업’이라는 이유만으로 높은 가치를 인정받던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제 시장은 성장 전망뿐 아니라 매출의 실체, 수익성으로 이어질 가능성, 투자금 회수 기간, 부채 부담과 자금조달 구조까지 함께 살피려 합니다. AI 거품론이 확산하는 가운데, 결국 관건은 기대가 실제 사업 성과로 얼마나 빠르게 이어지느냐입니다.
Reference
한국경제: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610191284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