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의 투자 성향을 확인하지 않거나, 위험 설명을 빠뜨린 채 채권을 권유했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하나증권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과태료 3억3700만원을 부과받았습니다. 이번 제재의 출발점이 된 판매 현장을 들여다봅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하나증권 A지점은 2022년 10월 고객에게 9870만원 상당의 채권을 권유하면서 투자 목적과 재산 상황, 투자 경험 등을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금융회사는 상품을 권유하기 전에 고객 정보를 파악하고, 고객에게 적합하지 않은 상품을 권해서는 안 됩니다.
투자 성향과 맞지 않는 상품을 판매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하나증권 B센터는 초저위험 상품만 권유할 수 있는 안정형 투자자에게 더 위험도가 높은 투자위험등급 4등급 채권 1억1690만원어치를 권유해 판매했습니다.
위험 설명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2022년 10월부터 2024년 4월까지 5개 지점에서 총 9차례, 19억6500만원 규모의 채권을 판매하면서 투자위험등급의 의미와 주요 위험 요인, 유의사항 등을 설명하지 않은 사실이 적발됐습니다.
고객의 투자권유 거부 의사를 확인하는 절차도 문제였습니다. 매매전표 뒷면에 고객이 “투자권유를 희망하지 않음”이라는 문구를 따라 쓰도록 한 양식이 사용됐는데, 금감원은 고객이 무의식적으로 문구를 작성해 진정한 의사가 왜곡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고객이 투자권유 희망 여부를 직접 선택하도록 양식을 개선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이번 채권 불완전판매 하나증권, 과태료 3억3700만원 ‘철퇴’ 사례는 상품을 권유하기 전 투자 성향을 확인하고, 위험을 충분히 설명하는 절차가 왜 중요한지 보여줍니다. 채권도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는 금융상품인 만큼, 투자자는 상품의 위험등급과 자신의 투자 성향이 맞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채권 불완전판매 하나증권, 과태료 3억3700만원 ‘철퇴’…고객의 선택을 대신 써준 양식
문제는 투자 위험 설명을 빠뜨린 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하나증권은 매매전표 뒷면에 고객이 “투자권유를 희망하지 않음”이라고 따라 쓰도록 한 양식을 사용했습니다. 고객의 의사를 확인하려는 절차였지만, 정해진 문구를 그대로 적게 하는 방식이 과연 고객의 진짜 선택을 담을 수 있을까요?
금융감독원은 이 양식이 고객으로 하여금 문구를 무의식적으로 작성하게 해 투자권유를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왜곡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고객이 투자권유 희망 여부를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양식을 개선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이 조치는 과태료와 별도로 통보된 개선사항입니다.
이 사례가 던지는 질문은 분명합니다. 서류에 문구가 적혀 있다는 사실만으로 고객의 의사가 확인됐다고 볼 수 있을까요? 형식적인 서명이나 기재를 받는 데 그치지 않고, 고객이 선택의 의미를 이해하고 스스로 답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해야 합니다.
투자자도 거래 서류를 작성할 때 자신이 어떤 항목을 선택하는지 확인하고, 원하지 않는 권유나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상품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의사를 밝히는 것이 좋습니다. 증권업계에는 고객이 정해진 답을 따라 쓰게 하는 관행을 돌아보고, 투자자의 선택이 실제로 반영되는 절차를 갖추는 과제가 남았습니다.
이번 채권 불완전판매 하나증권, 과태료 3억3700만원 ‘철퇴’ 사례는 위험 설명과 투자성향 확인뿐 아니라, 고객 의사를 묻는 방식 자체도 소비자 보호의 중요한 일부임을 보여줍니다.
Reference
매일경제: https://www.mk.co.kr/news/stock/121766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