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남녀노소 손 뻗는 비눗방울 꽃… A.A무라카미 국내 첫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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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 by 한국경제

인천 영종도 한복판에서 높이 6.4m의 쇠나무가 비눗방울을 꽃처럼 피워냅니다. 가지 끝에 맺힌 투명한 방울이 천천히 부풀어 오르면 아이와 어른은 동시에 손을 뻗습니다. 누군가는 웃으며 터뜨리고, 누군가는 사라지는 순간을 가만히 바라봅니다.

파라다이스시티 아트스페이스 앞에 설치된 ‘뉴 스프링(New Spring)’은 일본인 아즈사 무라카미와 영국인 알렉산더 그로브스가 결성한 작가 팀 A.A.무라카미의 작품입니다. 24개의 가지에서 피어나는 비눗방울은 봄날의 벚꽃을 떠올리게 하지만, 꽃잎 대신 몇 초 만에 터지는 빛과 공기를 보여줍니다.

이 장면은 단순한 놀이처럼 보이면서도 묘한 여운을 남깁니다. 손에 닿는 순간 사라지는 비눗방울은 붙잡을 수 없는 생명의 찰나를 상징하기 때문입니다. 작가들은 기계 장치로 자연의 생성과 소멸을 재현하지만, 매번 달라지는 공기의 흐름까지 작품의 일부로 받아들입니다.

그래서 ‘뉴 스프링’ 앞에서는 누구도 같은 장면을 두 번 만날 수 없습니다. 방울의 크기와 움직임, 터지는 순간이 모두 다르기 때문입니다. 남녀노소 손 뻗는 비눗방울 꽃은 관람객을 작품 밖의 구경꾼으로 머물게 하지 않고, 사라지는 봄을 직접 만지고 경험하는 참여자로 바꿔놓습니다.

기계가 재현한 자연, 예측할 수 없는 생명 — 남녀노소 손 뻗는 비눗방울 꽃… A.A무라카미 국내 첫 개인전

A.A.무라카미는 벚꽃과 구름, 조개껍데기가 태어나고 사라지는 과정을 기계로 되살립니다. 그런데 기계가 같은 동작을 반복한다고 해서 결과까지 똑같지는 않습니다. 공기의 흐름과 물질의 미세한 변화가 매 순간 다른 형태를 만들어내기 때문입니다. ‘자연 이후의 자연’ 전시는 바로 이 예측할 수 없는 차이에 주목합니다.

대표작 ‘뉴 스프링’에서는 쇠로 만든 나무의 가지 끝에서 비눗방울이 피어납니다. 기계가 만들어낸 꽃은 잠시 반짝이다가 곧 터져 사라집니다. 아이와 어른이 손을 뻗어 방울을 터뜨리는 순간, 작품은 정해진 형태를 보여주는 조형물을 넘어 관람객의 움직임과 함께 완성되는 장면이 됩니다.

안개로 만든 구름을 보여주는 ‘비욘드 더 호라이즌’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뭉쳐 있던 안개는 잠시 구름처럼 머물다가 흩어지고, 다시 새로운 형태로 피어납니다. 기계는 일정한 규칙을 따르지만 자연처럼 결과를 통제하지 못합니다. 탄생과 소멸 사이의 짧은 시간이 작품의 핵심이 되는 셈입니다.

신작 ‘머드 페인팅: 천 겹의 위장 시리즈’에서는 로봇이 조개껍데기의 성장 원리를 따라갑니다. 컴퓨터 코드에 따라 기름과 진흙을 섞은 물감을 화폭 위에 한 겹씩 쌓으며, 조개마다 다른 무늬가 생기는 과정을 재현합니다. A.A.무라카미는 이를 통해 생명이란 붙잡아 고정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하고 흘러가는 것임을 보여줍니다.

그래서 이 전시에서 기계는 자연을 대신하는 도구가 아닙니다. 오히려 기계가 만든 규칙과 우연이 만나 자연의 복잡성을 드러내는 장치에 가깝습니다. 사라지기 때문에 더 오래 기억되는 비눗방울과 안개처럼, 작품은 붙잡을 수 없는 순간의 아름다움을 관람객에게 건넵니다.

Reference

한국경제: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609119714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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