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처방액 5000억 치매약 퇴출 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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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 by 한국경제

연간 처방액이 5456억원에 달하는 국내 유일의 경도인지장애 치료제가 올해 하반기 허가 유지 여부를 판정받습니다. 이른바 ‘처방액 5000억 치매약 퇴출 기로’에 놓인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입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제약사들이 제출한 임상 재평가 자료를 바탕으로 경도인지장애 적응증을 계속 인정할지 결정할 예정입니다. 적응증이 삭제되면 병원은 경도인지장애 환자에게 이 약을 해당 질환 치료 목적으로 처방하기 어려워집니다.

쟁점은 임상시험 결과와 실제 진료 현장에서의 효과가 엇갈린다는 점입니다. 종근당의 임상 재평가에서는 주요 평가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지만, 복약 지침을 잘 지킨 환자만 분석한 결과 인지기능 개선율이 위약군보다 높게 나타났습니다. 또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활용한 대규모 연구에서는 콜린제제 복용군의 치매 악화 위험이 더 낮았다는 결과도 나왔습니다.

환자 입장에서 가장 큰 문제는 대체 치료제의 비용과 접근성입니다. 콜린제제는 환자 부담금이 월 2만4000원 수준이지만, 레켐비 같은 항체치료제는 18개월 약값만 4000만~5000만원에 이르는 비급여 주사제입니다. 은행엽제제나 니세르골린이 처방되기도 하지만, 경도인지장애 치료제로 명확히 허가받은 약은 아닙니다.

결국 이번 결정은 특정 의약품의 존폐를 넘어, 경도인지장애 환자에게 현실적인 치료 선택지를 남길 수 있는지와 관련된 문제입니다. 임상시험 결과뿐 아니라 장기간의 실제 처방 데이터와 환자별 질환 특성까지 종합적으로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입니다.

실패한 임상인가, 놓쳐서는 안 될 치료 기회인가: 처방액 5000억 치매약 퇴출 기로

임상시험에서는 기준을 넘지 못했지만, 실제 진료 현장에서는 다른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콜린제제는 사전에 정한 1차 평가 지표를 충족하지 못했습니다. 인지기능 유지와 개선 비율이 통계적 기준에 미치지 못한 것입니다. 이 결과만 놓고 보면 경도인지장애 치료제로서 허가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나올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복약 기준을 지킨 환자만을 대상으로 한 하위 분석에서는 효과가 확인됐습니다. 48주간 약을 복용한 환자의 인지기능 개선율은 67.8%로, 위약군의 60.1%보다 7.7%포인트 높았습니다. 모든 환자가 임상시험 계획대로 약을 복용하지 않았다는 현실을 고려하면, 이 결과는 약효 자체와 복약 순응도를 구분해 볼 필요가 있음을 보여줍니다.

더 주목할 부분은 대규모 실사용 데이터입니다.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연구진이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활용해 경도인지장애 환자 51만명을 분석한 결과, 콜린제제 복용군은 알츠하이머 치매로 악화할 위험이 10.1% 낮았습니다. 혈관성 치매 위험도 16.8% 낮게 나타났습니다.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만큼 인과관계를 명확히 입증하기는 어렵지만, 실제 환자에게 장기간 사용된 결과라는 점에서 무시하기 어려운 근거입니다.

물론 실사용 데이터에도 한계는 있습니다. 약을 처방받은 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의 건강 상태, 생활습관, 의료 이용 행태가 처음부터 달랐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해당 결과만으로 콜린제제의 효과를 확정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임상시험의 단일 지표만으로 약의 가치를 전부 판단하는 것 역시 신중해야 합니다. 경도인지장애는 진행 속도가 느리고 환자별 편차가 큰 만큼, 단기간의 인지기능 점수만으로 장기적인 치매 진행 위험을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결국 ‘처방액 5000억 치매약 퇴출 기로’에 선 콜린제제의 운명은 임상시험과 실사용 데이터 가운데 어느 하나만 선택하는 문제로 끝나지 않습니다. 식약처는 1차 평가 지표 충족 여부뿐 아니라 복약 순응도가 높은 환자에서의 효과, 장기 처방 결과, 치매 진행 위험 변화, 대체 치료제의 접근성까지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허가를 무조건 유지하거나 즉시 삭제하기보다, 처방 기준을 강화하고 대상 환자를 제한하는 방식도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Reference

한국경제: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6083145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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