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도구를 활용해 깔끔한 코드를 완성한 20대 지원자도 대용량 시스템 설계와 복잡한 예외 처리에 대한 질문 앞에서는 답을 잇지 못했습니다. 부트캠프와 ‘바이브 코딩’으로 구현 능력은 갖췄지만, 실제 서비스 운영에서 필요한 판단력과 경험까지 단기간에 채우기는 어려웠던 것입니다.
이 장면은 최근 소프트웨어 업계의 채용 기준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보여줍니다. 한때 개발자를 쓸어가던 SW업계도 신입 안뽑아라는 말이 나올 만큼, 기업들은 신입을 교육하기보다 곧바로 업무에 투입할 수 있는 경력자를 선호하고 있습니다.
성장해도 사람은 늘지 않는 소프트웨어 시장
국내 SW산업의 매출은 최근까지 매년 4% 안팎의 증가세를 이어갔습니다. 그러나 고용 증가는 사실상 멈췄습니다. 지난해 국내 SW 인력은 64만3000명으로 전년보다 0.2% 늘어나는 데 그쳤습니다. 2023년 7.3% 증가했던 것과 비교하면 고용 확대 속도가 크게 둔화된 셈입니다.
올해 인력을 충원하겠다고 밝힌 SW 기업도 24.1%에 불과합니다. 내년 채용 예정 인원 가운데서는 경력자가 1만5000명으로, 신입 5300명보다 약 2.8배 많았습니다. 기업들이 신사업을 시작할 때 신입 개발자를 뽑아 팀을 키우던 방식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는 것입니다.
신입 대신 기존 인력과 AI를 활용한다
기업들은 부족한 인력을 신규 채용보다 내부 재배치로 해결하고 있습니다. AI·클라우드·빅데이터 분야의 인력을 ‘신규 채용으로 확보하겠다’고 답한 기업은 2022년 62.6%에서 지난해 24.0%로 줄었습니다. 반면 ‘기존 인력을 재배치하겠다’는 응답은 75.6%에서 90.7%로 증가했습니다.
AI 도구가 개발 생산성을 높이면서 기업은 한 사람이 더 넓은 업무를 맡을 수 있다고 판단합니다. 하지만 이 방식은 신입이 실무 경험을 쌓을 기회까지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당장의 비용과 효율을 위해 신입 채용을 줄이면, 시간이 지나 경력직으로 성장할 인재 자체가 부족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기업들이 꼽은 가장 큰 채용 어려움도 ‘필요한 역량을 갖춘 인력 부족’이었습니다. 신입의 진입문은 좁아지고, 기업은 경력자를 찾지만, 그 경력은 신입 시절부터 쌓아야 합니다. 지금의 채용 축소가 계속된다면 소프트웨어 업계는 단기적인 고용 없는 성장을 넘어 장기적인 인재 공백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신입이 사라진 자리에 남은 것은 무엇인가: 개발자 쓸어가던 SW업계도 신입 안뽑아
기업들은 새로운 개발자를 채용하는 대신 기존 인력의 업무 범위를 넓히는 방식으로 방향을 바꾸고 있습니다. AI·클라우드·빅데이터 사업에 필요한 인력을 신규 채용으로 확보하겠다고 답한 기업은 2022년 62.6%에서 지난해 24.0%로 줄었습니다. 반면 기존 인력을 재배치하겠다는 기업은 90.7%까지 늘었습니다.
AI 도구의 확산은 이런 변화를 더욱 빠르게 만들고 있습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숙련된 직원에게 AI 도구를 활용하게 하면 채용과 교육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줄이면서도 단기간에 생산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특히 불확실한 경기 상황에서는 신입을 장기간 교육하기보다 즉시 업무에 투입할 수 있는 경력자와 기존 인력을 선호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당장의 효율이 미래의 인력 부족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큽니다. 신입이 현장 경험을 쌓을 기회가 줄어들면 몇 년 뒤 중간급 개발자로 성장할 인재층 자체가 얇아지기 때문입니다. 이미 SW 기업들이 채용 과정에서 가장 큰 어려움으로 ‘필요한 역량을 갖춘 인력 부족’을 꼽고 있다는 점은 이런 우려를 뒷받침합니다.
결국 개발자 쓸어가던 SW업계도 신입 안뽑아라는 현실은 단순한 채용 감소에 그치지 않습니다. 기업이 현재의 비용 절감을 위해 인재 양성의 사다리를 걷어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리고 이 선택이 장기적으로 더 큰 경력자 부족을 초래하지 않을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Reference
한국경제: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608127587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