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만4000원짜리 립밤이 출시 직후 품절됐습니다. 그런데 이 제품은 입술에 바르기 전부터 눈길을 끕니다. 휴대전화 뒷면에 붙여 장식품처럼 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방 속에 넣어 다니던 화장품이 이제는 몸에 걸치는 패션 액세서리가 되고 있습니다.
디올의 ‘디올 메달리옹’은 접착 스티커로 휴대전화에 부착하는 장식형 립밤입니다. 평소에는 금색 패키지로 휴대전화를 꾸미고, 필요할 때 케이스를 열어 립밤을 바를 수 있습니다. 출시 직후 SNS에서 화제가 되며 빠르게 품절됐습니다.
화장품과 패션의 결합은 립밤에 그치지 않습니다. 지방시는 2027 봄·여름 컬렉션에서 파우더 팩트를 벨트 중앙에 단 제품을 선보였습니다. 허리에 차고 다니다가 케이스를 열어 거울과 퍼프로 화장을 고칠 수 있습니다. 라네즈와 마뗑킴이 협업한 립틴트는 금속 체인 스트랩을 달아 목걸이처럼 착용하거나 허리에 둘러 연출할 수 있습니다.
화장품을 키링처럼 가방에 매다는 방식에서 한발 더 나아가, 목걸이나 벨트처럼 몸에 직접 걸치는 형태로 확장된 셈입니다. 휴대성을 높이는 동시에 화장품 자체를 스타일의 일부로 활용하는 것. 화장품을 바르는 순간뿐 아니라 들고 다니는 모습까지 개성을 드러내는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11만원짜리도 순식간에 품절…SNS 달군 뜻밖의 패션템, 패키지가 경쟁력이 되다
국내 화장품 책임판매업체는 2019년 1만5707개에서 2024년 2만7932개로 늘었습니다. 5년 새 약 78% 증가한 셈입니다. 경쟁 브랜드와 제품이 많아진 데다 제조·개발 인프라가 발달하면서 품질과 기능만으로 차이를 만들기 어려워졌습니다. 브랜드들이 용기와 디자인에 눈을 돌리는 이유입니다.
화장품이 패션 액세서리로 변신한 것도 이런 흐름과 맞닿아 있습니다. 휴대전화에 붙이는 립밤, 허리에 차는 팩트, 목걸이처럼 착용하는 틴트는 제품을 바르는 도구에서 일상의 스타일을 완성하는 아이템으로 넓혀 보입니다. 11만4000원짜리 디올 립밤이 출시 직후 SNS에서 화제를 모으며 품절된 사례도 패키지와 소장 가치가 구매를 이끄는 힘을 보여줍니다.
가방을 꾸미고 취향을 드러내는 문화가 확산하면서 소비자들은 기능뿐 아니라 디자인과 활용 방식도 살핍니다. 화장품을 ‘바르는 것’에서 ‘걸치는 것’으로 바꾼 패키지 경쟁은 뷰티와 패션의 경계를 어디까지 허물까요?
Reference
한국경제: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611029500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