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껍질을 뚫고 나온 진짜 모습, 양혜숙 개인전 《인상적인 덩어리 Emotional Lump》

20년이라는 시간 동안 자연과 인간의 본질을 탐구해온 양혜숙 작가가 새로운 변화의 순간을 맞이했습니다. 금호미술관에서 열리는 그녀의 제12회 개인전 《인상적인 덩어리 Emotional Lump》는 단순한 전시가 아닌, 작가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특별한 여정이 될 것입니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작가의 과감한 변신입니다. 동양화를 전공하고 한지와 토분을 주로 사용하던 그녀는 2023년을 기점으로 캔버스와 아크릴이라는 새로운 재료를 선택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재료의 변화가 아닌, 작가가 추구하는 예술적 본질의 변화를 의미합니다.

“나는 고독하면서, 조용하면서, 침잠되어 있으면서 그러면서도 야생적이고 동물적이고, 욕망으로 가득 찬 알 수 없는 덩어리”라는 작가의 고백처럼, 이번 전시는 껍질을 뚫고 나온 진짜 모습을 향한 여정입니다. 20여 점의 평면 회화를 통해 작가는 버려진 것들의 아름다움, 시간이 만든 흔적, 그리고 그 속에 숨겨진 생명력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양혜숙 작가는 하이테크가 로우테크가 되어가는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쉽게 지나치는 순간들과 대상들에 주목합니다. 그녀의 작품은 잊혀져가는 것들에 대한 존경과 사랑의 메시지를 담고 있으며, 이를 통해 우리 모두의 내면에 존재하는 진정한 모습을 찾아가는 여정을 제시합니다.

재료의 변화가 이끈 진화: 양혜숙 개인전 《인상적인 덩어리》의 새로운 표현 언어

동양화의 전통적인 틀을 깨고 새로운 예술 언어를 찾아 나선 양혜숙 작가의 여정은 주목할 만합니다. 2023년을 기점으로 한지와 토분, 동양화 안료에서 캔버스와 아크릴로 작업 재료를 전환한 것은 단순한 매체의 변화가 아닌, 작가의 예술적 진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전환점이었습니다.

“껍질을 뚫고 나온 진짜 모습”을 표현하고자 하는 작가의 갈망은 기존 재료의 한계에 대한 도전으로 이어졌습니다. 동양화 재료가 가진 섬세함과 은은함은 작가가 추구하는 거친 야생성과 동물적인 생명력을 담아내기에는 부족했던 것입니다.

캔버스와 아크릴이라는 새로운 매체는 작가에게 다음과 같은 표현의 자유를 선사했습니다:

• 즉각적인 물성의 표현
• 거친 텍스처의 구현
• 역동적인 에너지의 전달
• 생생한 물질성의 표출

《인상적인 덩어리》전시에서 선보이는 작품들은 이러한 재료적 진화가 만들어낸 결실입니다. 특히 버려진 사물들의 변형된 물성과 에너지를 포착하는 작가의 시선은, 새로운 재료를 통해 더욱 생생하게 관객들에게 전달됩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기술적인 전환이 아닌, 작가의 내면세계를 더욱 솔직하게 드러내는 통로가 되었습니다. 고독하면서도 야생적인, 침잠되어 있으면서도 욕망으로 가득 찬 작가의 정체성은 새로운 재료를 만나 더욱 강렬한 시각적 언어로 승화되었습니다.

나 자신을 마주하는 고독과 욕망의 덩어리: 양혜숙 개인전 《인상적인 덩어리》에 담긴 자아 성찰

“나는 누구인가?” 예술가가 자신에게 던지는 이 근원적인 질문은 때로는 가장 강렬한 예술 작품을 탄생시키는 원동력이 됩니다. 양혜숙 작가의 이번 개인전 《인상적인 덩어리 Emotional Lump》는 바로 그 자문자답의 여정을 보여주는 특별한 전시입니다.

작가는 밤늦도록 작업실에서 홀로 보내는 시간 속에서 문득 자신에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왜 나는 이 시간까지 잠도 못 자고 봄도 느끼지 못한 채 이렇게 있는 걸까?” 이 순간의 깨달음은 작품 속에 투영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껍질을 뚫고 나온 진짜 모습을 찾아가는 여정 속에서, 작가는 자신을 이렇게 정의합니다:

• 고독하면서도 조용한
• 깊이 침잠되어 있으면서
• 야생적이고 동물적인
• 욕망으로 가득 찬 알 수 없는 덩어리

이러한 자아 인식은 작품의 소재 선택에도 깊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버려진 시멘트 덩어리나 플라스틱 통과 같은 평범한 사물들이, 작가의 손끝에서 시간의 흔적과 물리적 변화를 담아내는 새로운 생명체로 재탄생합니다.

이는 단순한 물성의 표현을 넘어, 우리 모두의 내면에 존재하는 원초적 본질을 드러내는 작가만의 독특한 시각 언어로 승화되었습니다. 전시장을 찾는 관객들은 작가의 이러한 내적 여정에 동참하며, 자신의 모습도 함께 돌아보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Reference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506221062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