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1550만 명이 켜는 내비게이션 앱에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최대 8000억원을 투입하려 합니다. 눈여겨본 것은 길 안내 기능만이 아닙니다. 20여 년간 쌓인 이동 데이터와 자율주행 시대에 커질 티맵의 영향력입니다.
티맵모빌리티는 2002년 SK텔레콤의 내비게이션 서비스로 출발했습니다. 국내 1위 앱으로 자리 잡은 데다, 벤츠·BMW·볼보·테슬라 등 20여 개 수입차 브랜드에 차량용 내비게이션 ‘티맵 오토’를 공급합니다. 기본 내비게이션으로 탑재된 차량은 약 115만 대에 이릅니다.
이 데이터의 잠재력은 자율주행 시대에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차가 목적지까지 길을 찾는 데 그치지 않고, 도로 상황을 예측해 안전하게 판단하려면 실제 이동 과정에서 축적된 정보가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티맵의 이용자와 차량 네트워크가 경쟁력 있는 기반이 될 수 있다는 게 골드만삭스의 판단으로 풀이됩니다.
골드만삭스는 SK스퀘어와 경영권 인수를 협상 중이며, 티맵모빌리티 지분 60~70%를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인수는 아직 협상 단계입니다. 결국 ‘1500만 한국인 데이터 탐냈나…골드만 8000억 쓴다’는 관심은 단순한 내비게이션 앱 인수를 넘어, 이동 데이터가 미래 모빌리티 산업에서 얼마나 큰 자산이 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1500만 한국인 데이터 탐냈나…골드만 8000억 쓴다’ 이후, 티맵 상장과 도약은 가능할까
한때 기업가치 2조2000억원을 인정받은 티맵모빌리티. 하지만 수익성 부진과 모회사·자회사 중복 상장 논란에 막혀 기업공개(IPO)는 진척을 보이지 못했습니다. 골드만삭스가 새 최대주주가 되면 상장길은 열릴까요?
기대 요인 중 하나는 중복 상장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입니다. SK스퀘어가 지배하는 구조에서 벗어나면 상장 논의의 걸림돌이 일부 해소될 수 있습니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의 자금과 네트워크를 활용해 사업 투자와 해외 진출을 추진할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다만 새 주주가 들어선다고 상장이 자동으로 성사되는 것은 아닙니다. 시장이 납득할 만한 성장성과 수익성을 보여줘야 합니다.
티맵의 실적에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난해 매출은 2835억원, 영업손실은 141억원이었지만 연간 기준으로 처음 순이익 141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올해 6월에는 월간 기준 첫 영업이익 흑자도 냈습니다. 차량공유와 공항버스 등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고, AI·데이터 솔루션과 완성차용 내비게이션에 집중한 결과입니다.
SK스퀘어 역시 매각 후에도 일부 지분을 보유해 티맵과 AI·데이터 협력을 이어갈 계획입니다. SK가 AI와 반도체에 집중하는 동시에, 티맵은 1500만 명이 이용하는 서비스와 축적된 이동 데이터를 바탕으로 데이터 기업으로 도약하는 구도입니다. 내비게이션을 넘어 장소 추천과 콘텐츠 큐레이션까지 확장하려는 시도도 이런 방향과 맞닿아 있습니다.
골드만삭스의 해외 투자 사례는 참고가 됩니다. 골드만삭스가 투자한 일본 택시 호출 플랫폼 ‘고(Go)’는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해 기업가치를 인정받았습니다. 하지만 이 사례가 티맵의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티맵이 데이터의 가치를 실제 매출과 이익으로 연결하고, 국내외 완성차·모빌리티 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결국 매각은 마침표가 아니라 새로운 시험대에 가깝습니다. 골드만삭스의 자금과 글로벌 네트워크가 성장의 발판이 될 수 있지만, 지속적인 흑자와 분명한 성장 전략이 뒷받침돼야 상장도 현실적인 선택지가 될 것입니다.
Reference
한국경제: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61029442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