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44년 야구 역사 잠실구장 굿바이…3만석 돔구장 대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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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 by 한국경제

잠실야구장의 넓은 외야는 단순한 경기장이 아니라, 서로 다른 두 팀의 야구를 빚어낸 무대였습니다. 좌우 펜스까지 100m, 중앙까지 125m. 타구가 쉽게 담장을 넘기 어려운 이곳에서 LG는 빠른 발과 정교한 타격으로, 두산은 묵직한 장타로 팬들의 기억에 남았습니다.

잠실야구장은 1982년 문을 열었습니다. 그해 세계야구선수권대회 한일전에서는 김재박의 ‘개구리 번트’로 만들어진 기회에 한대화가 역전 3점 홈런을 쏘아 올렸습니다. 한국 야구의 명장면으로 남은 ‘8회의 기적’이 잠실에서 시작된 순간입니다.

프로야구에서도 잠실은 특별했습니다. 1983년 MBC 청룡이 홈구장으로 사용하기 시작했고, 1986년 OB 베어스가 합류하면서 ‘한 지붕 두 가족’의 시대가 열렸습니다. 한 구장을 함께 쓰면서도 두 팀은 각자의 방식으로 넓은 외야를 공략했습니다.

1990년대 LG의 ‘신바람 야구’는 빠른 주루와 적시타가 중심이었습니다. 1994년 류지현·김재현·서용빈으로 이어진 ‘신바람 삼총사’는 정교한 타격과 빠른 발로 우승을 이끌었습니다. 반면 두산은 타이론 우즈와 김동주, 심정수로 이어지는 ‘우동수 트리오’의 장타로 잠실의 넓은 외야를 정면 돌파했습니다. 김동주가 2000년 잠실 최초의 장외 홈런을 기록한 것도 그 힘을 보여준 장면입니다.

한 공간에서 쌓인 라이벌의 승부와 팬들의 응원은 잠실야구장을 한국 야구의 상징으로 만들었습니다. 이제 야구장은 사라지고 3만 석 규모의 돔구장이 들어설 예정이지만, 한대화의 홈런부터 LG와 두산의 서로 다른 야구까지 그라운드에 새겨진 기억은 오래도록 이어질 것입니다.

마지막 홈런 뒤, 돔구장으로 이어질 이야기 | 44년 야구 역사 잠실구장 굿바이…3만석 돔구장 대변신

잠실야구장의 마지막 경기는 KIA의 13-1 승리로 끝났습니다. 김도영은 만루홈런으로 마지막 만루포의 주인공이 됐고, 9회말 2사 뒤 안타를 친 LG 이주헌은 이곳의 마지막 안타를 남겼습니다. 서로 다른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이 44년 역사의 마지막 장면을 함께 완성한 셈입니다.

야구장은 철거되지만, 잠실의 이야기가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그 자리에 2032년 준공을 목표로 3만 석 규모의 돔구장이 들어설 예정입니다. LG와 두산은 내년부터 잠실올림픽주경기장을 임시 홈구장으로 사용합니다.

새 돔구장은 비와 추위에 구애받지 않고 야구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날 전망입니다. 하지만 이곳을 기억하는 팬들에게 잠실은 시설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장소입니다. 응원가와 함성, 가족과 함께 오르던 계단, 마지막 순간의 홈런과 안타까지—새 구장은 그 기억 위에서 새로운 야구의 시간을 시작하게 될 것입니다.

Reference

한국경제: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6102168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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