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서 마주 앉은 사람의 안경에 작은 흰 불빛이 깜빡입니다.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면, 지금 내 모습이 촬영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카메라가 달린 AI 안경은 스마트폰을 들어 상대를 향하지 않아도, 착용자가 고개를 돌리는 것만으로 사진이나 영상을 찍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AI 안경 시장도 빠르게 커지고 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 세계 출하량은 420만 대로, 1년 전보다 127% 늘었습니다. 이 가운데 메타 제품은 340만 대가 출하돼 점유율 81.3%를 차지했습니다. 국내에서도 레이밴 메타와 오클리 메타 등이 판매되기 시작했습니다.
메타는 촬영 사실을 알리기 위해 안경 전면에 흰색 ‘캡처 LED’를 달았습니다. 사진을 찍을 때는 잠깐, 영상을 촬영하는 동안에는 계속 불빛이 깜빡입니다. 사용자가 표시등을 끄는 별도 스위치는 없습니다. 다만 안경이 일반 안경처럼 보이는 만큼, 맞은편 사람이 불빛을 놓치면 촬영 중이라는 사실을 알아채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불빛만으로 지킬 수 없는 사생활: 지금 저 찍는 거예요?…맞은편 안경에 켜진 수상한 불빛
안경 앞면의 흰색 불빛이 깜빡이면 촬영 중이라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메타는 사진을 찍을 때 LED를 잠깐 켜고, 영상을 촬영하는 동안에는 계속 깜빡이도록 했습니다. 표시등이 가려지거나 훼손된 경우 카메라 작동을 막는 장치도 마련했다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불빛을 알아차리는 것만으로 사생활을 충분히 지킬 수 있을까요? 촬영 장소나 주변 밝기에 따라 표시등을 놓칠 수 있고, 표시등은 촬영이 시작됐다는 사실을 알릴 뿐 촬영된 정보가 어떻게 처리되는지까지 보여주지는 않습니다.
메타는 이용자에게 촬영 전 주변 사람의 허락을 구하고, 사생활 보호가 필요한 장소에서는 안경을 사용하지 말라고 안내합니다. 촬영한 사진과 영상은 휴대전화로 옮기기 전까지 안경에 저장되며, 소셜미디어에 공유할지는 이용자가 선택합니다. 다만 이용자가 촬영물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정보가 어디까지 전달되는지에 대한 투명한 설명도 중요합니다.
국내 개인정보보호위원회도 제조사들과 제품 출시 전 개인정보 보호 방안을 협의하고 있습니다. 상대방이 촬영 사실을 알아채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하고, 우선 기업이 지켜야 할 원칙을 제시한 뒤 시장과 기술 변화를 살펴 필요한 조치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입니다.
AI 안경의 편리함과 타인의 사생활을 함께 지키려면 촬영 표시등에만 기대서는 안 됩니다. 카메라가 무엇을 수집하는지, 정보가 어떻게 사용되고 저장되는지, 제3자에게 전달되는지까지 명확히 알 수 있어야 합니다. 기술적 표시와 이용자의 배려, 기업의 투명성이 함께 갖춰질 때 AI 안경도 일상에서 신뢰를 얻을 수 있습니다.
Reference
한국경제: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610029013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