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는 수만 명의 관객 앞에서 완성도 높은 공연을 선보이기 위해 땀을 흘립니다. 기획사는 공연장을 채울 연출과 안전을 위해 수백 명의 스태프를 배치하고, 대관료와 운송비, 인건비 등 막대한 비용을 투입합니다. 그런데 공연 티켓을 되팔아 거액을 챙긴 사람은 따로 있었습니다.
최근 한 30대 암표 업자는 예매한 티켓에 웃돈을 붙여 되파는 방식으로 총 24억원어치를 판매한 뒤 아파트와 상가까지 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공연을 만들기 위해 들인 노력과 비용이 암표상의 사익으로 돌아간 셈입니다.
공연시장 규모가 커질수록 암표 문제도 가볍게 볼 수 없습니다. 지난해 국내 공연 티켓 판매액은 1조7327억원을 기록했고, 올해도 상반기에만 8000억원을 넘어섰습니다. 팬들이 정당하게 공연을 관람할 기회를 지키고, 가수와 기획사가 쏟은 땀과 비용이 부당한 거래에 잠식되지 않도록 실효성 있는 대응이 필요합니다.
강해진 처벌, 국경 앞에서 멈추는 단속…땀 흘리는 가수, 인력 붓는 회사 비웃듯 억대 수익 뒷주머니
매크로를 썼는지는 더 이상 빠져나갈 구실이 되지 않습니다. 개정 공연법 시행으로 상습적·영업적으로 웃돈을 붙여 티켓을 되파는 행위 자체가 처벌 대상이 됐습니다. 부정 판매자에게는 판매금액의 2배에서 최대 50배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고, 부정 구매·판매를 신고한 사람에게 지급하는 포상금 기준도 마련됐습니다.
예매처와 중고 거래 플랫폼의 책임도 강화됐습니다. 신고기관은 부정 거래 게시물 작성자 정보와 접속 기록 등을 요청할 수 있으며, 정당한 사유 없이 자료를 내지 않거나 거짓으로 제출하면 최대 5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공연을 준비하며 땀 흘리는 가수와 인력·예산을 쏟는 회사를 비웃듯 암표로 억대 수익을 챙기는 구조를 끊기 위한 조치입니다.
그러나 단속의 경계는 국경에서 멈출 수 있습니다. 해외에 거주하는 사람이나 외국인이 해외에서 암표를 사고팔면 국내 법을 적용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국내 규제가 강화되면서 거래가 해외 플랫폼으로 옮겨가는 ‘풍선 효과’도 우려됩니다. 실제로 올해 X에는 암표 판매 게시물 931건을 올린 계정이 있었고, 예상 매출은 2억1698만 원에 달했습니다.
업계는 오는 12월 시행 예정인 전자상거래법상 해외 사업자 국내 대리인 제도가 실효성 있는 대응책이 될지 지켜볼 계획입니다. 처벌 강화만으로 암표를 뿌리 뽑을 수 있을까요? 해외 플랫폼까지 추적하고 거래 통로를 막을 방법을 마련하는 일이 남은 과제입니다.
Reference
한국경제: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609233292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