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한쪽은 복덩이, 한쪽은 골칫덩이…희비 엇갈린 성적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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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 by 한국경제

책만 팔아서는 성장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출판업계에 퍼지면서, 출판사들은 카페·베이커리·굿즈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습니다. 문학동네도 그 흐름에 올라탔습니다. 출판 콘텐츠를 독서 공간과 결합한 북카페 사업이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 것입니다.

문제는 투자 규모였습니다. 문학동네는 2021년 카페꼼마에 105억 원을 빌려주는 등 계열사와 임직원에게 총 123억6600만 원을 대여했습니다. 약정 만기는 2028년 8월, 이자율은 연 4.6%였습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미래 수익을 기대한 자산이었지만, 감사인은 해당 대여금의 회수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카페꼼마의 실적도 기대와 달랐습니다. 2024년 매출은 74억2000만 원에 그쳤고, 영업손실은 12억7000만 원에 달했습니다. 전년에도 매출 85억 원과 영업손실 22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를 이어갔습니다. 결국 문학동네는 지난해 말 카페꼼마 지분의 장부가를 1000원으로 기재했습니다. 사업의 성장 가능성을 사실상 크게 낮춰 평가한 셈입니다.

그 결과 문학동네는 지난해 재무제표 외부감사에서 한정 의견을 받았습니다. 감사인이 회사의 회계 처리 전반을 부정한 것은 아니지만, 카페꼼마 등에 빌려준 자금이 실제로 회수될 수 있는지 확신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것입니다. 성장의 발판으로 삼으려던 사업이 오히려 재무제표의 불확실성을 키운 순간입니다.

물론 카페꼼마를 분리해 거래하는 방식으로 문학동네의 지분 매각을 추진할 여지는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사례는 사업 다각화가 항상 출판사의 구원투수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줍니다. 본업과의 연계성, 투자 부담, 수익성 검증이 충분하지 않다면 새로운 도전은 ‘복덩이’가 아니라 ‘골칫덩이’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한쪽은 복덩이, 한쪽은 골칫덩이…희비 엇갈린 성적표 속 빵과 굿즈의 가능성

한쪽에서는 카페 사업이 재무 부담으로 돌아왔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책 표지를 입힌 빵이 불과 4주 만에 100만 개 넘게 팔렸습니다. 출판업계의 사업 다각화가 왜 ‘한쪽은 복덩이, 한쪽은 골칫덩이…희비 엇갈린 성적표’로 나타나는지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책 표지를 입은 빵, 독자를 소비자로 바꾸다

민음사가 GS25와 함께 선보인 빵 4종은 세계문학전집의 표지 디자인을 포장에 적용했습니다. 제품마다 책을 본뜬 투명 책갈피를 넣어 단순한 식품을 넘어 소장 가능한 상품으로 만들었습니다.

출시 약 4주 만에 100만 개 이상 판매된 배경에는 책의 인지도를 일상적인 소비 경험과 연결한 전략이 있습니다. 독자는 빵을 구매하면서 익숙한 문학 작품을 다시 만나고, 책갈피를 모으는 재미까지 누릴 수 있었습니다. 출판 콘텐츠가 서점 안에 머무르지 않고 편의점이라는 대중적인 공간으로 확장된 것입니다.

굿즈와 멤버십, 책의 경험을 넓히다

굿즈 역시 출판사의 콘텐츠를 독자의 일상으로 옮기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서울국제도서전에서는 책갈피와 키링 등이 큰 인기를 끌었고, 일부 상품은 품귀 현상까지 빚었습니다. 책을 읽는 행위에 소장과 수집의 즐거움이 더해지면서 독자와 출판사의 접점이 넓어진 셈입니다.

유료 독서 멤버십도 같은 흐름에 놓여 있습니다. ‘클럽창비’는 연간 회원에게 도서와 굿즈를 제공하고 독서 모임, 문화 행사 초대 등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였습니다. 이는 책 한 권을 판매하는 데서 나아가 독서 커뮤니티와 지속적인 관계를 만드는 방식입니다.

화제성만으로 본업의 위기를 넘을 수 있을까

다만 빵과 굿즈의 성공이 곧바로 출판업 본연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일회성 화제에 그치지 않으려면 상품 기획이 출판 콘텐츠와 긴밀하게 연결돼야 하고, 지속적인 수익 구조도 마련해야 합니다.

카페꼼마 사례가 보여주듯 사업 규모를 키우기 위해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는 방식은 실패할 경우 재무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반면 민음사 빵처럼 기존 콘텐츠를 활용해 비교적 넓은 소비자층에 접근하는 전략은 위험을 낮추면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결국 출판업의 사업 다각화는 무엇을 새로 시작하느냐보다, 책의 가치를 얼마나 자연스럽게 다른 상품과 경험에 담아내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빵과 굿즈가 독자를 다시 책으로 이끄는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면, 출판 콘텐츠는 본업을 넘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을 수 있습니다.

Reference

한국경제: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6092188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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