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성으로 세계의 집을 바꿔온 이케아가 이번에는 정반대의 질문을 던졌습니다. 꼭 쓸모가 있어야만 곁에 둘 가치가 있을까요?
스웨덴어로 ‘예술 여행’을 뜻하는 한정판 컬렉션 콘스트룬다(KONSTRUNDA)는 이 질문에서 출발했습니다. 가구와 제품 디자인, 건축, 유리 공예 등 서로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는 7명의 창작자가 참여해, 갤러리에 머물던 예술을 거실 한가운데로 옮겨왔습니다.
이번 컬렉션의 오브제는 당장 문제를 해결해주는 물건이 아닙니다. 대신 공간에 색과 감정을 더하고, 바라보는 사람에게 호기심과 기쁨을 불러일으킵니다. 카린 구스타브손 이케아 크리에이티브 리더는 예술이 무채색의 공간을 진정한 ‘우리 집’으로 바꿔준다고 설명합니다.
대량생산 속에서도 지켜낸 디자이너의 개성
예술 오브제는 흔히 희소성과 고가라는 이미지로 소비됩니다. 반면 이케아는 대량생산과 합리적인 가격을 기반으로 성장해왔습니다. 콘스트룬다는 이처럼 상반돼 보이는 두 가치를 연결하는 실험이었습니다.
에마누엘레 스타물리는 단순해 보이는 형태를 산업 공정으로 구현하기 위해 수많은 조율을 거쳤다고 말합니다. 모서리의 선명함과 표면의 광택처럼 사소해 보이는 요소도 작품의 완성도를 좌우하기 때문입니다. 생산성을 고려하면서도 디자이너가 중요하게 여긴 품질과 정교함은 끝까지 지켜졌습니다.
리사 힐란드는 이케아를 대표하는 소재인 소나무를 장식적인 스툴로 재해석했습니다. 자유로운 조형성을 살리면서도 이케아 제품답게 플랫팩 포장이 가능한 구조로 완성한 점이 특징입니다. 예술적 실험과 현실적인 생산 조건이 한 오브제 안에서 공존하는 방식입니다.
공간을 바꾸는 것은 거창한 장식이 아니다
콘스트룬다의 매력은 강한 개성을 지니면서도 일상적인 공간에 자연스럽게 스며든다는 데 있습니다. 스타물리가 디자인한 러그는 얼룩말 무늬를 연상시키는 기하학적 패턴으로 시선을 끌지만, 공간을 압도하지는 않습니다. 서로 다른 형태의 화병은 나란히 놓거나 따로 배치해도 조용한 대화를 나누는 듯한 인상을 줍니다.
힐란드는 도자기 조형물에 비어 있는 공간, 즉 네거티브 스페이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했습니다. 비어 있음 역시 형태를 만드는 중요한 요소라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서입니다. 처음에는 중성적인 색을 생각했지만, 카린 구스타브손의 제안으로 강렬한 오렌지 컬러를 선택하면서 오브제는 더욱 대담한 존재감을 갖게 됐습니다.
연출법도 어렵지 않습니다. 자연광이 잘 드는 곳에 조형물을 두면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그림자와 입체감을 즐길 수 있습니다. 녹색 유리 화병은 창가에서 빛의 반사를 살리고, 실버 화병은 조명이 닿는 어두운 공간에 배치하면 표면의 질감이 더욱 돋보입니다.
결국 좋은 오브제는 반드시 실용적일 필요가 없습니다. 곁에 있는 것만으로 작은 기쁨과 기억, 누군가와 연결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면 충분합니다. 쓸모없어 보였던 물건이 오히려 집에 가장 선명한 개성을 더하는 이유입니다.
플랫팩 상자에서 탄생한 예술, 집의 이야기가 되다 | 이케아가 예술을 한다고?…디자이너들에게 직접 물어봤습니다
단순해 보이는 선 하나, 선명한 오렌지색, 빛을 반사하는 화병 하나에도 수많은 대화와 미세한 조율이 숨어 있습니다. 이케아가 예술을 한다고?…디자이너들에게 직접 물어봤습니다라는 질문에 대한 콘스트룬다 컬렉션의 답은 의외로 구체적입니다. 예술적 영감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소재와 생산 방식, 포장 구조까지 끊임없이 조정한 결과라는 점입니다.
에마누엘레 스타물리는 단순한 형태일수록 산업 공정에서 구현하기 어렵다고 설명합니다. 선명한 모서리와 적절한 광택처럼 사소해 보이는 요소도 오브제의 인상을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디자이너와 제작팀은 수많은 의견을 주고받으며 처음 구상한 품질과 정교함을 지키는 동시에 대량생산에 적합한 구조를 찾아갔습니다.
리사 힐란드는 이케아를 상징하는 소나무를 장식적인 스툴로 풀어냈습니다. 자유로운 조형 언어를 담았지만, 최종 제품은 이케아다운 플랫팩 포장이 가능한 형태로 완성됐습니다. 도자기 조형물에는 비어 있는 공간을 디자인 요소로 활용했고, 당초 생각했던 중성적인 색 대신 대담한 오렌지를 더해 공간에 강렬한 표정을 만들었습니다.
소재에 따라 연출법도 달라집니다. 녹색 유리 화병은 창가에 두면 자연광과 반사광이 만나 투명한 감각이 살아납니다. 반면 실버 화병은 조금 어두운 곳에 조명을 비출 때 표면의 은은한 질감이 돋보입니다. 얼룩말 무늬를 연상시키는 기하학적 러그와 서로 대화를 나누는 듯한 화병은 공간을 압도하지 않으면서도 분명한 존재감을 남깁니다.
카린 구스타브손은 집을 꾸미는 데 수많은 물건이 필요하지 않다고 말합니다. 자연광이 드는 곳에 조형물 하나를 두거나, 기하학적 오브제 위에 이미 소장한 작품을 올리는 것만으로도 공간의 분위기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물건의 개수가 아니라, 그 오브제가 나와 어떤 관계를 맺느냐입니다.
좋은 오브제는 문제를 해결하는 도구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어린 시절의 기억을 불러오는 저장소가 되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매일 곁을 지키는 든든한 동반자가 됩니다. 그렇게 물건이 개인의 기억과 감정을 품는 순간, 플랫팩 상자에서 나온 제품은 더 이상 단순한 인테리어 소품이 아닙니다. 집을 진짜 ‘홈’으로 바꾸는, 대체할 수 없는 이야기의 일부가 됩니다.
Reference
한국경제: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609183543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