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으로 자금을 모을 수 없는 여신전문금융회사에 금리 급등과 신용 경색이 닥치면 조달 창구가 빠르게 좁아집니다. 회사채 발행과 금융기관 차입에 의존하는 구조인 만큼, 시장이 얼어붙으면 사업을 이어갈 자금 자체가 부족해질 수 있습니다.
현대캐피탈은 이 같은 위험에 대비해 국내 시장에만 기대지 않았습니다. 최근 5년간 미국 달러, 유로, 일본 엔, 스위스 프랑, 호주 달러, 중국 위안, 홍콩 달러, 싱가포르 달러 등 8개 통화를 활용하며 해외 조달 기반을 넓혔습니다. 특정 국가나 통화의 시장 상황이 악화되더라도 다른 선택지를 활용할 수 있도록 자금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한 것입니다.
금리와 스와프 비용을 비교해 조달 시장을 선택하다
현대캐피탈의 전략은 단순히 여러 나라에서 돈을 빌리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시장별 금리와 통화스와프 비용을 면밀히 비교한 뒤, 가장 유리한 시점과 통화를 선택합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올해 1월 발행한 첫 유로화 공모채입니다. 현대캐피탈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달러화와 유로화 시장의 금리, 통화스와프 비용을 매일 점검했습니다. 그 결과 발행 시점에 더 유리한 유로화 시장을 선택했습니다.
투자자들의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목표액의 8배에 달하는 38억4000만유로의 주문이 몰렸고, 신규 투자자 비중은 93%에 이르렀습니다. 유럽 시장에서 현대캐피탈 채권의 가격이 형성되면서 은행 차입과 사모채 발행 등 후속 조달 기회도 확대됐습니다.
레고랜드 사태 때 확인된 해외 조달의 힘
글로벌 조달 네트워크는 국내 자금시장이 크게 흔들렸던 2022년 레고랜드 사태 당시 더욱 빛을 발했습니다. 국내 채권시장 유동성이 급격히 위축되자 현대캐피탈은 해외채권과 자산유동화증권(ABS), 은행 대출 등 대체 조달원을 동시에 활용했습니다.
특히 금리 조건이 유리한 외화 차입을 당초 계획보다 앞당기며 선제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했습니다. 국내 시장의 불확실성이 실제 자금 위기로 번지기 전에 해외 창구를 통해 대응한 셈입니다. 2024년 말에도 금융시장 불확실성 속에서 약 1조원 규모의 해외 사모 ABS를 발행하며 조달 역량을 이어갔습니다.
현대캐피탈이 해외 자금줄을 확보해 온 역사는 20년이 넘습니다. 2002년 해외 ABS를 시작으로 사무라이본드와 달러본드, 외화 그린본드 등을 발행하며 시장과 투자자 네트워크를 꾸준히 쌓았습니다. 이제 글로벌 조달망은 단순한 자금 확보 수단을 넘어, 국내 시장 변동성에 대응하는 재무적 방파제가 되고 있습니다.
20년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위기 때 진짜 힘이 되는 순간
시장이 멈추는 순간, 평소에는 보이지 않던 네트워크의 가치가 드러납니다. 해외서 자금줄 뚫은 현대캐피탈…통화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방파제 구축이라는 전략도 시장이 안정적일 때보다 위기 상황에서 더욱 선명한 의미를 보여줬습니다.
현대캐피탈은 2022년 레고랜드 사태로 국내 자금시장이 얼어붙자 조달 창구를 빠르게 전환했습니다. 국내 회사채 시장에만 의존하지 않고 해외채권과 자산유동화증권(ABS), 은행 대출을 동시에 활용했습니다. 특히 금리 조건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외화 차입을 당초 계획보다 앞당기며 유동성 확보에 나섰습니다.
이 같은 대응이 가능했던 배경에는 20년 넘게 축적한 글로벌 조달 경험이 있습니다. 현대캐피탈은 2002년 해외 ABS 발행을 시작으로 사무라이본드와 달러본드, 외화 그린본드 등 다양한 상품을 선보였습니다. 시장과 통화, 상품별로 조달 경로를 꾸준히 넓혀온 결과 위기 때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 많아진 것입니다.
위기 대응력은 이후에도 이어졌습니다. 2024년 말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현대캐피탈은 약 1조원 규모의 해외 사모 ABS를 발행했습니다. 국내 금리 상승과 자금시장 변동성에 맞춰 외화 조달을 유연하게 활용한 사례입니다.
글로벌 네트워크는 단순히 해외에서 돈을 빌리는 통로가 아닙니다. 특정 국가나 통화, 한 가지 금융상품에 문제가 생겼을 때 다른 선택지로 이동할 수 있게 하는 안전장치입니다. 평상시에는 비용과 효율을 비교하는 조달 경쟁력으로 작동하지만, 시장이 흔들릴 때는 유동성 위기를 막는 방파제가 됩니다.
결국 현대캐피탈의 조달 전략은 ‘얼마나 많이 확보했는가’보다 ‘얼마나 다양한 선택지를 준비했는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20년간 쌓아온 해외 투자자 네트워크와 통화 포트폴리오가 시장 충격을 흡수하는 핵심 기반이 된 셈입니다.
Reference
한국경제: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609045214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