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벳이 호주달러 표시 채권, 이른바 ‘캥거루본드’로 55억호주달러를 조달하자 주문액은 발행 규모의 3.3배인 180억호주달러까지 몰렸습니다. 단순히 한 기업의 자금 조달이 성공한 사례로 보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이 주식시장을 넘어 글로벌 회사채시장으로 번지고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입니다.
AI 경쟁에서 승리하려면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전력 인프라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야 합니다. 문제는 투자 규모가 너무 빠르게 커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빅테크 기업들은 자체 현금만으로 감당하기보다 낮은 신용 위험과 높은 시장 신뢰도를 바탕으로 회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끌어모으고 있습니다. ‘AI 투자비 급증에 빚내는 빅테크…이젠 글로벌 회사채시장까지 흔든다’는 흐름이 현실화한 셈입니다.
알파벳은 3년·5년·10년·20년물로 채권을 나눠 발행하며 다양한 만기의 투자 수요를 공략했습니다. 특히 20년물의 쿠폰금리가 연 6.9%에 달한 점은 장기 투자자에게 매력적인 조건으로 작용했습니다. 호주 기관투자가들은 안정적인 신용도를 갖춘 글로벌 빅테크 채권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수 있고, 알파벳은 미국 밖에서도 대규모 자금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빅테크가 해외 채권시장으로 향하는 데에는 전략적 이유도 있습니다. 특정 국가와 통화에 집중된 자금 조달 구조를 분산하고, 현지 투자자 기반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외국 기업의 호주달러 채권 발행액이 7월 말 기준 약 600억호주달러로 전년보다 40% 늘어난 것도 이러한 수요와 공급이 맞물린 결과입니다.
결국 AI 전쟁의 첫 번째 전선은 주가 차트가 아니라 채권시장일 수 있습니다. 빅테크의 대규모 회사채 발행은 글로벌 금리와 통화, 기관투자가의 자금 배분에까지 영향을 미칩니다. 앞으로 아마존을 비롯한 다른 AI 하이퍼스케일러까지 해외 채권시장에 뛰어든다면, AI 투자 경쟁은 기술기업 간 경쟁을 넘어 세계 자본시장의 판도까지 바꾸게 될 전망입니다.
빅테크의 돈이 몰린 곳, 다음 목적지는 어디인가 | AI 투자비 급증에 빚내는 빅테크…이젠 글로벌 회사채시장까지 흔든다
외국 기업의 호주달러 채권 발행액이 1년 만에 40% 늘어 사상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알파벳의 성공적인 데뷔가 단 한 번의 거래로 끝나지 않고 아마존까지 움직인다면, 각국 회사채시장의 판도는 어떻게 달라질까요?
알파벳이 호주달러 시장을 선택한 것은 단순히 새로운 통화로 자금을 조달했다는 의미를 넘어섭니다. 호주 기관투자가들은 안정적인 신용등급을 갖춘 글로벌 빅테크 채권을 통해 투자 대상을 넓힐 수 있고, 알파벳은 미국 시장 밖에서도 대규모 자금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55억 호주달러 발행에 180억 호주달러가 넘는 주문이 몰린 것은 양측의 이해가 맞아떨어졌다는 신호입니다.
다음 후보로 거론되는 기업은 아마존입니다. 아마존 역시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인프라, AI 서비스 확대에 막대한 비용을 투입하고 있습니다. 미국 내 회사채시장에만 의존하지 않고 호주, 스위스 등으로 조달처를 넓힌다면 글로벌 빅테크 기업 간 채권 발행 경쟁도 본격화할 수 있습니다.
이미 스위스 투자등급 회사채지수에서는 연초 존재감이 없던 아마존과 알파벳의 비중이 8개월 만에 7%를 넘어섰습니다. 빅테크의 채권 발행이 이어질수록 각국 회사채시장에서 이들의 비중은 더욱 커지고, 투자자들의 자금 배분과 채권지수 구성에도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큽니다.
물론 시장의 기대만 커지는 것은 아닙니다. 대규모 발행이 특정 기업과 산업에 자금을 집중시키면 다른 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또한 금리와 환율 변동에 따라 외화채권 투자 위험도 커집니다. AI 투자비 급증에 빚내는 빅테크…이젠 글로벌 회사채시장까지 흔든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알파벳의 호주달러 채권 발행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글로벌 빅테크의 다음 행선지는 더욱 다양해질 수 있습니다. 호주달러 시장을 시작으로 스위스프랑, 유로, 엔화 등 각국 통화 시장에서 대형 발행이 이어진다면 회사채시장은 더 이상 지역별로 움직이지 않고, 빅테크의 투자 계획과 자금 수요에 따라 재편될 수 있습니다.
Reference
한국경제: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608203145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