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항공권 비용이 오를 수 있다는 소식에 여행사들이 오히려 대규모 할인 경쟁에 나섰습니다. 숙소는 최대 70%, 해외 항공권은 최대 50%까지 할인하는 상품이 등장했습니다. 유류할증료 인상을 앞두고 여행객의 발권을 8월 안에 최대한 끌어올리려는 전략입니다.
유류할증료는 국제 유가와 환율 등에 따라 항공권에 추가되는 비용입니다. 항공사가 9월 유류할증료 인상을 확정하면 같은 여행 상품이라도 예약 시점에 따라 소비자가 부담하는 금액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여행사 입장에서는 인상 전에 예약하려는 수요를 선점하는 것이 중요해진 셈입니다.
특히 8월은 여름 성수기의 막바지이면서 3분기 실적을 좌우하는 시기입니다. 놀(NOL)은 국내 숙소·레저 상품과 해외 항공권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모두투어·여기어때·노랑풍선 등도 추석과 개천절, 한글날 연휴를 겨냥한 기획전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습니다.
앞서 국제선 유류할증료가 내려갔을 때도 예약 수요가 즉각 반응했습니다. 모두투어에 따르면 인하 발표 직후 9~10월 황금연휴 출발 상품 예약률은 직전 같은 기간보다 24% 증가했습니다. 반대로 인상이 예고된 지금은 여행객이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발권을 서두를 가능성이 커진 것입니다.
다만 이번 할인 경쟁이 모든 여행지에 동일한 효과를 내는 것은 아닙니다. 짧은 추석 연휴에는 일본과 동남아 등 단거리 여행지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여행사들은 출발 지역과 일정별 상품을 세분화하고, 유류할증료 추가 부담이 없는 상품까지 내놓으며 실속을 중시하는 소비자를 겨냥하고 있습니다.
결국 이번 할인은 단순한 가격 인하가 아니라 유류할증료 인상 전 수요를 선점하고 하반기 예약을 미리 확보하려는 업계의 전략입니다.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할인율만 비교하기보다 유류할증료 포함 여부와 발권 조건, 출발일별 최종 결제 금액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할인만으로는 부족하다…여행 수요의 양극화와 새로운 선택 기준|다음달 유류할증료 오른다고?…여행업계 할인경쟁 나선 이유
모든 여행지가 같은 속도로 회복되는 것은 아니다. 추석 동남아 패키지의 평균 인당 결제액은 지난해 100만원에서 올해 54만원으로 약 46% 낮아졌다. 추석 연휴가 4일로 짧아지면서 여행객들이 장거리보다 부담이 적은 단거리 여행을 선택했고, 여행사들은 가격을 낮춰 수요를 끌어모으고 있다.
하지만 여행객들이 무조건 저렴한 상품만 찾는 것은 아니다. 하나투어의 2분기 실적을 보면 중고가 패키지는 고객 수 기준으로 33%였지만, 거래액 기준으로는 55%를 차지했다. 특히 중장거리 패키지에서는 중고가 상품의 거래액 비중이 약 77%에 달했다. 인원은 많지 않더라도 한 번의 여행에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는 고객층이 뚜렷해진 것이다.
짧고 저렴하게 떠나거나, 제대로 경험하거나
현재 여행 소비는 크게 두 방향으로 나뉘고 있다. 한쪽에서는 항공권과 숙박, 현지 티켓을 따로 구매하는 FIT, 즉 개별여행 수요가 커지고 있다. 하나투어의 개별여행객 수는 전년보다 10% 증가한 111만명을 기록했다. 온라인 예약에 익숙한 여행객들이 일정과 예산을 직접 조정하며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는 흐름이다.
다른 한쪽에서는 가격보다 여행의 질을 중시하는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이동 동선이 편리하고, 숙박과 식사 수준이 높으며, 전문적인 설명과 차별화된 체험을 제공하는 중고가 패키지가 대표적이다. 단순히 관광지를 많이 방문하는 상품보다 여행의 피로를 줄이고 만족도를 높이는 상품에 지갑을 여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셈이다.
지역별 선호도 역시 달라졌다. 일본은 짧은 일정에도 다녀오기 쉽고 예약 시점이 출발일에 가까운 근거리 여행지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중국은 상하이 같은 도시 여행보다 백두산과 장가계 등 자연경관을 중심으로 한 상품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인다. 여행객들이 여행 기간, 비용, 목적에 따라 선택 기준을 더욱 세밀하게 따지고 있다는 의미다.
결국 ‘다음달 유류할증료 오른다고?…여행업계 할인경쟁 나선 이유’는 단순히 가격을 낮추기 위한 경쟁에 그치지 않는다. 유류할증료 인상 전에 예약하려는 수요를 잡는 동시에, 짧은 연휴와 달라진 소비 심리에 맞춰 상품 자체를 다시 설계하려는 움직임이다.
여행사들도 할인율만 앞세우기보다 출발일과 지역, 일정 길이를 세분화하고 지방 출발 상품과 연휴 맞춤형 상품을 확대하고 있다. 여행객 입장에서도 이제는 ‘얼마나 싸게 갈 수 있는가’뿐 아니라 ‘짧은 시간과 비용으로 어떤 경험을 얻을 수 있는가’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되고 있다.
Reference
한국경제: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608127361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