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코스피의 일간 수익률 변동성은 3.6%까지 치솟았습니다. 지난해 1.4%는 물론, 같은 기간 36개 주요국 증시 평균인 1.2%와 비교해도 유독 큰 폭입니다. 한국 증시만 거칠게 출렁인 배경에는 단일한 원인보다 여러 요인이 겹쳐 있었습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커진 시가총액만큼 커진 지수 영향력
가장 먼저 주목할 부분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지수 영향력입니다. 두 종목의 시가총액 비중이 높아지면서 개별 주가 움직임이 코스피 전체 변동성으로 빠르게 전이되는 구조가 강화됐습니다.
특히 글로벌 AI 생태계가 급격히 확장된 뒤 반도체 업종에는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커졌습니다. AI 관련 투자가 과도하다는 우려, 시장금리 상승, 차익실현 압력, 글로벌 경기 둔화 가능성이 맞물리면서 메모리 반도체 주가의 등락 폭도 확대됐습니다.
이 같은 흐름은 국내 시장에만 국한되지 않았습니다. 마이크론과 샌디스크를 비롯한 글로벌 메모리 업체,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역시 AI 투자 불확실성과 경기·금리 변수의 영향을 받으며 높은 변동성을 보였습니다.
외국 기관과 개인투자자의 수급 충돌
한국 증시 특유의 요인으로는 투자자별 수급 양극화가 꼽힙니다. 외국인과 기관이 주가 상승 이후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거나 차익을 실현하는 동안, 개인투자자와 금융투자는 추가 상승을 기대하며 매수에 나섰습니다.
자본시장연구원은 국내 증시에 투자하는 외국인의 상당수가 기관투자자이고, 금융투자 수급에도 개인의 ETF 거래가 상당 부분 포함된다고 분석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시장에서는 기관 중심의 매도세와 개인 중심의 매수세가 정면으로 충돌했고, 이 과정에서 주가 움직임이 더욱 크게 증폭됐다는 설명입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진짜 원인일까
최근 논란이 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대해서는 아직 결론을 내리기 어렵습니다. 자본연은 상품 출시 이후 관측 기간이 32영업일에 불과해, 해당 ETF가 코스피 변동성을 키웠는지 통계적으로 검증하기에는 표본이 부족하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레버리지 ETF의 일일 리밸런싱은 기초자산의 가격 움직임을 확대할 수 있지만, 투자자의 역추세추종 매매는 오히려 변동성을 완화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거래량이 많다는 사실만으로 시장 충격을 단정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실제 가격에 전달되는 압력은 총거래량보다 매수와 매도가 상쇄된 뒤 남는 순매수·순매도의 방향과 규모에 좌우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단일종목 ETF를 코스피 급등락의 ‘주범’으로 규정하기보다, 수급 흐름과 장중 괴리율을 함께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괴리율이 커진다면 특정 방향으로 주문이 쏠리거나 기초자산의 유동성이 약해지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결국 이번 코스피 변동성 확대는 단일 상품 하나보다 반도체 대형주의 집중된 지수 영향력, AI 투자 불확실성, 금리와 지정학적 위험, 그리고 외국 기관과 개인투자자의 수급 충돌이 복합적으로 만든 결과에 가깝습니다. 자본연의 진단처럼 단일종목 ETF의 영향은 충분한 데이터가 쌓인 뒤 정밀하게 평가해야 하며, 시장은 당분간 관련 수급과 괴리율 변화를 계속 모니터링해야 합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아직 유죄 판결은 이르다 — 자본연 “단일종목 ETF, 변동성 증폭 여부 표본 작아 검증 어려워…계속 모니터링해야”
논란의 중심에 선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코스피 변동성을 키웠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그러나 자본시장연구원은 상품 출시 이후 32영업일에 불과한 자료만으로 변동성 확대를 단정하기 어렵다고 진단했습니다. 짧은 기간의 시장 움직임만으로 상품의 책임을 통계적으로 입증하기에는 표본이 충분하지 않다는 뜻입니다.
거래량이 많다고 가격이 흔들린 것은 아니다
ETF 거래량이 크다는 사실만으로 기초자산의 변동성이 증폭됐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실제 가격에 영향을 주는 것은 거래량 전체가 아니라, 매수와 매도가 상쇄된 뒤 남는 순매수·순매도의 방향과 규모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거래량이 많더라도 매수세와 매도세가 균형을 이룬다면 기초종목에 전달되는 가격 압력은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거래량이 상대적으로 적어도 한쪽 방향으로 주문이 쏠리면 주가 변동이 커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일일 리밸런싱은 변동성을 키울 수도, 낮출 수도 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목표 배수를 유지하기 위해 매일 포트폴리오를 조정합니다. 이 과정에서 시장이 한 방향으로 급격히 움직이면 추가 매매가 발생해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 효과도 존재합니다. 투자자들이 상승 시 매도하고 하락 시 매수하는 역추세추종 매매를 한다면 가격 움직임을 완화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일일 리밸런싱 자체만으로 변동성 확대를 단정하기보다, 시장 상황과 투자자 매매 방향을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앞으로 주목할 신호는 순매수·순매도와 괴리율
향후 단일종목 ETF의 시장 영향을 판단하려면 단순 거래대금보다 다음 지표를 종합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 ETF와 기초종목의 순매수·순매도 흐름
- ETF 가격과 순자산가치 간 괴리율
- 기초종목의 거래 유동성
- 한 방향으로 누적되는 수급 쏠림 여부
- 변동성 확대가 반복되는지 여부
특히 괴리율은 중요한 경고 신호가 될 수 있습니다. 괴리율이 크게 확대되면 투자자의 수급이 한쪽으로 몰리거나 기초자산의 유동성이 부족해지고 있다는 의미일 수 있습니다. 자본시장연구원도 괴리율 확대 국면을 수급 쏠림 또는 유동성 스트레스가 진행되는 신호로 설명했습니다.
결국 현재 단계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코스피 변동성의 주범으로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상품의 거래가 누적되고 다양한 시장 국면의 자료가 쌓이면 영향에 대한 보다 정밀한 검증이 가능해질 것입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성급한 결론보다 순매수·순매도와 괴리율 흐름을 바탕으로 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입니다.
Reference
매일경제: https://www.mk.co.kr/news/stock/1211907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