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이 검색하고 요약하며 질문에 답하는 시대입니다. 필요한 정보를 몇 초 만에 얻을 수 있게 되면서 “이제 책을 직접 읽지 않아도 되는 것 아니냐”는 생각도 커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독서율은 하락했고, 스마트폰의 확산은 사람들이 종이책과 멀어지는 속도를 높였습니다.
그럼에도 한길사는 30년 동안 인문학 고전 총서 ‘한길그레이트북스’ 200권을 완성했습니다. 1996년 첫 책으로 철학자 화이트헤드의 《관념의 모험》을 펴낸 뒤, 지난달 27일 《인류세 시대의 자본주의》를 200번째 책으로 출간했습니다. 누적 발행 부수는 100만 권에 이릅니다.
첫 책의 자리에 《관념의 모험》이 놓였다는 점은 의미심장합니다. 빠르게 정답을 얻는 것보다 인간의 사유가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를 묻는 책이기 때문입니다. 인공지능이 정보를 정리해줄수록, 인간에게는 그 정보를 해석하고 새로운 관점으로 연결하는 힘이 더욱 중요해집니다.
김언호 한길사 대표가 강조한 것도 바로 이 지점입니다. 그는 AI 시대를 더 창조적으로 만들어가기 위해 종이책을 다시 읽는 운동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책은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도구가 아니라, 한 문장을 오래 붙들고 생각하며 자신의 질문을 만들어가는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한길그레이트북스의 200권째 출간은 종이책이 과거의 매체에 머물러 있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오히려 답을 빠르게 얻는 시대일수록, 쉽게 요약되지 않는 생각과 반드시 읽어야 할 고전의 가치는 더욱 선명해집니다. AI가 대신할 수 없는 인간의 판단과 상상력은 결국 깊이 읽는 데서 시작될 수 있습니다.
한길그레이트북스 200권째 책 출간…AI 시대, 읽어야 하는 책이 있다
한길그레이트북스의 200권째 책 출간은 한 출판사의 성취만으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30년 동안 이어진 시리즈의 누적 판매량은 100만 권에 이릅니다. 그 기록 뒤에는 좋은 책을 만들겠다는 출판사의 고집과 함께, 어렵더라도 가치 있는 책을 선택해 온 ‘위대한 독자들’이 있었습니다.
한길사는 1996년 창사 20주년을 맞아 한길그레이트북스 시리즈를 시작했습니다. 첫 책은 철학자 화이트헤드의 『관념의 모험』이었습니다. 이후 인문학과 철학, 역사와 사회과학을 아우르는 고전을 꾸준히 펴냈고, 지난달에는 200번째 책으로 『인류세 시대의 자본주의』를 출간했습니다.
이 여정이 늘 순탄했던 것은 아닙니다. 김언호 한길사 대표는 가장 큰 위기로 1998년 IMF 외환위기와 최근 10여 년간 이어진 독서율 저하를 꼽았습니다. 특히 스마트폰의 보급은 사람들이 종이책과 멀어지는 계기가 됐고, 책을 읽는 시간과 깊이 생각하는 시간이 함께 줄어드는 인문학적 위기로 이어졌습니다.
그럼에도 한길사가 출판을 멈추지 않은 이유는 분명합니다. 김 대표가 강조한 것처럼 ‘반드시 읽혀야 하는 책’을 만들어야 한다는 사명감입니다. 당장의 유행이나 판매량만 좇기보다, 시간이 지나도 인간과 사회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책을 남기는 일이 출판의 역할이라고 본 것입니다.
AI가 방대한 정보를 빠르게 찾고 요약하는 시대일수록 독서는 더욱 중요해집니다. AI는 지식을 제공할 수 있지만, 어떤 질문을 던질지 결정하고 서로 다른 생각을 연결하며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 내는 일은 인간의 몫입니다. 고전을 읽는 과정에서 얻는 느린 사유와 비판적 사고는 인간의 창조성을 키우는 토대가 됩니다.
따라서 종이책을 다시 읽자는 주장은 단순한 향수에 머물지 않습니다. 한길그레이트북스 200권째 책 출간이 보여주는 것은, 기술이 발전할수록 인간이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지켜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위대한 책과 위대한 독자가 함께 만들어 온 30년의 기록은 AI 시대에도 우리가 왜 읽어야 하는지 다시 묻고 있습니다.
Reference
한국경제: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608044851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