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임상 3상만 되면”…꿈만 앞세우는 바이오, 이제 ‘숫자’ 공개 의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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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 by 매일경제

“계약 규모 5조 원”, “수조 원대 기술수출 성공.”

제약·바이오 기업이 이런 소식을 발표하면 주가가 급등하고 시장의 관심이 집중됩니다. 하지만 계약 규모가 수조 원이라고 해서 그 금액이 곧바로 기업 통장에 들어오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계약 체결 직후 받는 돈은 전체 금액의 일부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임상시험 성공이나 품목허가, 판매 목표 달성 같은 조건을 충족해야 받을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총계약 규모와 실제 수령액은 다르다

기술이전 계약에는 보통 다음과 같은 금액이 포함됩니다.

  • 계약금: 계약 체결과 동시에 받거나 일정 기간 안에 지급되는 금액
  • 개발 마일스톤: 임상 1·2·3상 진입 또는 성공 등 개발 단계 달성 시 받는 금액
  • 허가·판매 마일스톤: 품목허가 획득이나 특정 판매 목표 달성 후 지급되는 금액
  • 로열티: 제품이 실제 판매된 뒤 매출의 일정 비율로 받는 금액

문제는 이 모든 금액을 합산한 ‘총계약 규모’가 마치 확정된 매출이나 수익처럼 전달돼 왔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총계약 규모가 3조 원이어도 계약금이 수백억 원에 그치고, 나머지 금액은 임상 실패나 허가 지연, 판매 부진에 따라 지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투자자가 먼저 확인해야 할 숫자는 ‘총액’이 아니라 계약 체결 시점에 확정된 계약금이 얼마인지, 그리고 각 조건부 금액의 지급 조건이 무엇인지입니다.

“임상 3상만 되면”이라는 말에 가려진 위험

신약 개발은 임상 단계가 올라갈수록 성공 가능성이 높아지지만, 임상 3상 진입이나 완료가 곧 상업적 성공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임상시험에서 유효성과 안전성을 입증해야 하고, 이후 규제기관의 허가 심사를 통과해야 합니다. 허가를 받더라도 시장 경쟁, 보험 등재, 판매 전략에 따라 실제 매출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기업 홍보에서는 “임상 3상만 되면 대규모 마일스톤을 받는다”거나 “승인이 임박했다”는 식의 표현이 강조되기 쉽습니다. 투자자는 이때 해당 금액이 이미 확정된 돈인지, 특정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 미래의 가능성인지 구분해야 합니다.

금융감독원 공시 개선안의 핵심

금융감독원은 제약·바이오 기업의 기술이전 공시에서 계약금과 조건부 금액을 명확히 나눠 공개하도록 하는 개선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개발 마일스톤, 허가·판매 마일스톤, 로열티도 각각 구분하고, 금액뿐 아니라 지급 조건과 성격까지 함께 밝히도록 한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투자자는 다음과 같은 질문에 답할 수 있습니다.

  1. 계약 체결 후 기업이 실제로 받는 돈은 얼마인가?
  2. 임상시험 단계별로 추가 지급되는 금액은 얼마인가?
  3. 허가가 나지 않으면 받지 못하는 금액은 얼마인가?
  4. 판매 실적이 발생해야 받을 수 있는 금액은 얼마인가?
  5. 로열티는 매출과 어떤 방식으로 연동되는가?

이는 ‘수조 원’이라는 큰 숫자 하나에 가려졌던 계약의 실질을 확인하는 데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투자자가 공시에서 확인해야 할 숫자

앞으로 기술이전 관련 공시를 볼 때는 총계약 규모보다 선급금과 조건부 금액의 비중을 먼저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계약금이 크다고 해서 사업 성공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고, 마일스톤이 크다고 해서 확정 수익으로 볼 수도 없습니다.

특히 임상 성공 확률, 개발 기간, 추가 자금 조달 필요성, 허가 위험까지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금융감독원이 강조한 것처럼 ‘꿈의 항암제’, ‘사실상 성공’, ‘승인 임박’ 같은 표현보다 중요한 것은 근거를 갖춘 숫자입니다.

결국 이번 공시 개선의 핵심은 바이오 기업의 가능성을 부정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 다만 받은 돈과 받을 수도 있는 돈을 구분하고, 기대와 현실 사이의 거리를 숫자로 보여주자는 데 있습니다. 이제 투자자는 ‘수조 원 기술수출’이라는 제목보다 그 안에 담긴 계약금, 마일스톤, 허가 조건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꿈이 아니라 이력과 확률로 평가받는 바이오 시장: “임상 3상만 되면”…꿈만 앞세우는 바이오, 이제 ‘숫자’ 공개 의무화

임상 3상 진입은 신약 개발의 중요한 단계지만, 성공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임상시험을 통과하더라도 품목허가 심사에서 추가 위험이 발생할 수 있고, 허가 이후 실제 판매로 이어질지도 별개의 문제입니다. 앞으로 투자자는 “임상 3상에 들어갔다”는 한 문장보다 개발 단계별 성공 확률과 남은 비용, 예상 기간을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이번 공시 개선의 핵심은 바이오 기업의 성과를 연구개발 이력과 객관적인 숫자로 확인할 수 있게 하는 데 있습니다. 상장사의 정기보고서에 도입되는 ‘연구개발 이력관리 총괄표’에는 현재 개발 중인 후보물질뿐 아니라 개발 완료·중단, 기술이전, 품목허가 현황까지 담깁니다. 일정이 늦어졌다면 지연 사유와 향후 계획도 공개해야 합니다.

이제 투자자는 다음과 같은 질문에 보다 쉽게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 후보물질은 현재 임상 몇 단계에 있는가?
  • 당초 계획보다 개발이 늦어진 이유는 무엇인가?
  • 임상 성공 이후 허가까지 어떤 위험이 남아 있는가?
  • 개발을 완료하기 위해 앞으로 얼마의 자금과 시간이 필요한가?
  • 기술이전 계약에서 이미 받은 돈과 향후 조건을 충족해야 받을 돈은 각각 얼마인가?

공시 우선 원칙이 정착되면 기업의 홍보 방식도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꿈의 항암제’나 ‘승인 임박’ 같은 표현보다 임상 결과, 성공 확률, 계약금, 마일스톤 지급 조건처럼 검증 가능한 정보가 투자 판단의 중심에 놓이게 됩니다. 언론 보도와 공식 공시의 내용이 일치해야 하는 만큼, 시장의 관심을 끄는 표현만으로 기업 가치를 부풀리기도 어려워집니다.

결국 앞으로의 바이오 시장에서는 가장 큰 꿈을 제시하는 기업보다 개발 이력을 꾸준히 관리하고, 실패와 지연까지 투명하게 설명하며, 실제 수익 가능성을 숫자로 입증하는 기업이 더 높은 신뢰를 얻을 가능성이 큽니다. 투자자 역시 임상 단계 하나만 보고 판단하기보다 성공 확률과 비용, 일정, 계약 조건을 함께 비교하는 방식으로 평가 기준을 바꿔야 합니다.

Reference

매일경제: https://www.mk.co.kr/news/stock/12112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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