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학기술 정책과 R&D의 방향성을 고민하는 시점에서, 우리나라 과학기술이 현재 어떤 위치에 있는지 냉정하게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대한민국이 세계 1등을 이룰 수 있다고 기대하지만, 염한웅 포스텍 교수는 이와 같은 기대를 경계해야 한다고 경고합니다.
그는 “과기정책의 근본적 문제는 목표와 비전이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라며, 현재 ‘이대론 추격자 신세’라는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과학기술의 본질과 역할에 대한 재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정부가 수년간 수조 원의 예산을 쏟아붓는 대형 프로젝트들이 종종 기대에 못 미치는 이유도, 목표와 방향성의 부재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정부가 추진하는 대형 프로젝트들 중 상당수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거나 활용되지 못하는 비효율성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포항 가속기연구소의 EUV 가속기 사례는 대표적입니다. 수백억 원이 투입됐지만, 사실상 작동조차 되지 않는 현실은 한국 과학기술 정책이 직면한 한계를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우리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새로운 전략이 요구됩니다. 염 교수는 “정부가 세계 1등 상품을 만들겠다는 착각을 버리고, 미래 산업의 토대를 탄탄히 하는 기초과학과 공공기술에 투자를 집중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는 유럽연합이 추진하는 과학기술 정책과도 맥락을 같이 하는 것으로, 단기적 성과보다 미래 시장을 대비한 균형 잡힌 투자가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굳이 ‘선택과 집중’ 전략이 나쁘다고만 할 수는 없지만, 문제는 그것이 영원히 추격자 신세를 면할 수 없는 한계라는 점입니다. AI, 우주개발, 첨단소재 등 ‘지금’ 중요한 기술들을 선점하려는 시도는 계속될 것이지만, 결국 핵심은 ‘기초 과학’을 강화하고, 정부와 민간이 함께 미래를 내다보는 과학기술 R&D 정책을 수립하는 것임을 깨달아야 합니다.
우리나라 과학기술이 과연 어디로 가야 하는지 명확한 비전이 마련되지 않는 한, ‘이대론 추격자 신세’라는 말이 계속해서 유효하게 될 것입니다. 앞으로는 ‘정부가 1등 상품’을 만들겠다는 착각에서 벗어나, 글로벌 경쟁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달성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적 방향이 절실히 요구됩니다.
2. 미래를 위한 R&D 전략, 과기정책의 근본적 변화가 필요하다
현재 우리나라 과기정책은 ‘이대론 추격자 신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세계 1등 상품’을 만들어낸다는 환상에 빠져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지만, 정작 그 자금은 제대로 된 성과를 내는 데 쓰이지 않는 현실입니다. 이처럼 과기정책이 수단과 목표를 혼동하며, 구호와 대형 프로젝트로만 채워지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진전이 없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과학기술의 본질과 지속 가능성을 다시 돌아봐야 할 때입니다. 기초과학부터 민간혁신까지, 각 분야별로 명확한 목표와 장기적 비전 하에 전략을 재설계하지 않으면 미래 경쟁력 확보는 요원한 일입니다. 염한웅 교수는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는 추격자 신세를 벗어날 수 없다”고 강하게 지적하며, 과거 관료 중심의 정책 설계 방식을 버리고, 기초과학과 산업 정책의 균형 잡힌 투자와 전략적 방향 전환이 시급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특히, 정부가 1등 상품을 만들겠다는 기대는 현실과 괴리된 착각임을 자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글로벌 선도 기술은 개인과 민간 기업의 자율적 연구와 혁신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환경 속에서 탄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국가가 주도하는 관료적 개입과 ‘자원 동원식’ 정책으로는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근본적 변화는 단기간에 이루어지지 않으며, 정책의 일관성과 신뢰성을 바탕으로 과학기술 혁신의 생태계를 재구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초심을 잃지 않는 기초 과학 투자, 민간과의 협력 강화, 그리고 과기정책의 장기적 비전 설정이 바로 오늘날 우리가 반드시 넘어야 할 과제입니다. 그래야 비로소 ‘이대론 추격자 신세’에서 벗어나, 진정한 글로벌 선도국가로 도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Reference
한국경제: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5071352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