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라면 실시간 방송 목록을 채웠을 엑셀방송이 핼러윈 밤에는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유튜브에서 주요 채널들이 검색되지 않고 여성 출연자 중심의 라이브 방송도 눈에 띄게 줄었다. 선정성과 과도한 후원 경쟁으로 논란을 빚던 엑셀방송에 무슨 일이 생긴 걸까?
잇달아 사라진 채널들…국감 뒤 강화된 제재
지난달 27일을 전후해 유튜브에서 엑셀방송 채널들이 잇달아 삭제되거나 라이브 방송이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방송은 송출 도중 갑자기 끊겼다는 전언도 나왔다. 다만 유튜브가 제재한 채널의 정확한 규모와 각 채널의 삭제 사유는 확인되지 않았다.
엑셀방송은 여러 출연자가 시청자의 후원금을 놓고 경쟁하고, 후원자와 금액 순위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형식이다. 일부 방송에서는 노출이 많은 의상을 입고 춤을 추거나 후원금 액수에 따라 자극적인 리액션을 선보여 선정성 논란이 이어졌다. 방송 장면이 쇼츠나 릴스로 재편집돼 확산하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청소년 고액 후원과 모방까지 도마 위에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엑셀방송이 청소년에게 무분별하게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별도의 성인 인증 없이 시청할 수 있는 방송이 있고, 계좌번호를 화면에 띄워 미성년자도 쉽게 돈을 보낼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학부모는 초등학생 자녀가 방송 진행자의 관심을 얻으려 약 200만원을 후원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청소년의 모방 사례도 논란을 키웠다. 고등학생들이 고액 후원자를 부르는 구호를 외치며 엑셀방송을 따라 하는 영상이 온라인에서 확산했고, 일부 이용자는 학생들의 행동을 비판했다. 자극적인 콘텐츠가 단순한 시청을 넘어 청소년의 행동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 배경이다.
국감에서 제기된 문제는 미성년자 보호에 그치지 않았다. 실제 후원이 없는데도 금액이 들어온 것처럼 표시해 경쟁을 유도하는 ‘가짜 후원’ 의혹과 개인 계좌 송금이 결제 한도 규제의 사각지대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유튜브에 청소년 보호를 위한 자체 모니터링과 연령 제한 조치를 강화해 달라고 요청해 왔다고 밝혔다. 유튜브 역시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을 위반한 라이브 방송에 연령 제한을 적용하거나 콘텐츠를 삭제하고, 채널의 라이브 스트리밍 권한을 정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핼러윈 밤에 엑셀방송이 자취를 감춘 데에는 이런 문제 제기와 플랫폼의 제재 강화가 맞물린 것으로 보인다.
노출의상에 춤추는거 보기 싫었는데…유튜브, 韓 엑셀방송에 철퇴 이후에도 이어진 추격전
채널이 사라졌다고 논란까지 끝난 것은 아니다. 기존 채널이 삭제된 뒤 다른 계정을 확보하거나 채널명을 바꿔 비슷한 방송을 이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전통무용학원’이라는 이름으로 방송을 진행했다는 사례도 거론됐지만, 계정의 확보 경위와 실제 운영 주체, 제재를 피하려는 목적이 있었는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유튜브는 채널 폐쇄를 우회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폐쇄된 채널의 운영자가 다른 계정을 이용하거나 새 채널을 만드는 것뿐 아니라, 타인의 채널을 빌려 방송하는 행위도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규정이 있어도 계정과 운영 주체를 신속히 확인하지 못하면 비슷한 콘텐츠가 다시 등장할 수 있다.
실시간 방송이 중단된 뒤에도 과거 영상은 쇼츠에 남아 있을 수 있다. 자극적인 장면이 짧은 영상으로 편집돼 추천 피드에 노출되면, 청소년은 원래 방송을 찾아보지 않아도 관련 콘텐츠를 접하게 된다. 라이브 채널을 삭제하는 조치만으로 노출을 완전히 막기 어려운 이유다.
그렇다면 필요한 대책은 무엇일까. 우회 채널과 재편집 영상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신고된 콘텐츠를 빠르게 검토·삭제하는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 미성년자의 후원 접근을 제한하고, 후원금 표시와 개인 계좌 송금의 투명성을 높이는 일도 중요하다. 플랫폼의 제재가 실시간 방송에 그치지 않고 계정 재생성, 영상 재유통, 후원 구조까지 이어져야 청소년 보호가 실질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
Reference
한국경제: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610306289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