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佛 파리의 미술장터는 명품들의 전쟁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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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 by 한국경제

사람 키만 한 쿠사마 야요이의 호박 조각 옆, 키스 해링의 그림을 입은 루이 비통 가방들이 관람객의 시선을 붙잡았습니다. 판매용이 아닌 전시품인데도 사람들은 가방을 하나씩 들여다보고, 직원에게 질문을 건넸습니다. 일상의 물건은 어떻게 미술 작품이 됐을까요?

그랑팔레에 마련된 루이 비통 부스는 키스 해링 재단과 함께한 협업의 장이었습니다. 해링은 지하철역 빈 광고판에 그림을 그리며 이름을 알렸고, 미술은 일상 속에 있어야 한다고 믿었습니다. 티셔츠와 장난감에 자신의 그림을 담아 판매한 것도 그런 생각에서 비롯됐습니다.

루이 비통의 ‘아티 카퓌신’은 작가의 작품 세계를 핸드백으로 재해석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이번 전시에는 지난 7년간 참여한 작가 14명의 작품과 가방이 함께 소개됐습니다. 해링의 그림을 담은 컬렉션은 여덟 번째 작업으로, 정식 제품은 내년 1월 1일 출시될 예정입니다.

진열장에는 해링이 ‘래디언트 베이비’를 그려 넣은 1930년대 루이 비통 여행 가방도 놓였습니다. ‘러닝 하트’를 옮긴 작은 금속 손가방에는 장인들이 크리스털 1만2000여 개를 손으로 박았습니다. 작품을 벽에 걸어 감상하는 데서 나아가, 몸에 지니고 일상으로 가져오는 방식입니다.

아트바젤 파리 안팎에서 명품 브랜드들이 예술을 매개로 존재감을 겨루는 가운데, 루이 비통은 가방을 전시의 중심에 놓았습니다. 팔기 위한 물건이 아닌데도 관람객을 멈춰 세운 건, 작품과 일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그 실험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佛 파리의 미술장터는 명품들의 전쟁터, 도시 전체가 무대가 되다

루이 비통만의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아트바젤 파리를 계기로 파리 곳곳이 명품 브랜드와 예술이 만나는 전시장으로 변했습니다. LVMH그룹의 루이 비통·겔랑·루이나르와 케링그룹의 생로랑 등이 전시를 열며 미술 경쟁에 뛰어들었습니다.

관람객의 발길도 이어졌습니다. 루이 비통 재단에서는 빈센트 반 고흐와 폴 고갱 등 작가들의 작품 600여 점을 소개하는 ‘귀스타브 파예 컬렉션’ 전시가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케링그룹 창업주 프랑수아 피노가 세운 부르스 드 코메르스의 사진전 앞에도 긴 줄이 늘어섰습니다.

왜 브랜드들은 파리에서 미술을 택할까요? 파리는 단순한 소비의 도시가 아니라 예술과 문화의 상징성을 지닌 무대입니다. 이곳에서 전시를 열면 브랜드는 제품을 넘어 예술적 취향과 이야기를 관람객에게 전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관람객은 미술관뿐 아니라 브랜드 공간에서도 작품을 만납니다.

이처럼 예술과 브랜드의 경계는 점점 흐려지고 있습니다. 佛 파리의 미술장터는 명품들의 전쟁터가 됐지만, 그 경쟁은 단순히 누가 더 눈길을 끄는 전시를 여느냐에 그치지 않습니다. 문화 도시 파리의 힘을 빌려 각자의 정체성과 예술적 감각을 어떻게 보여줄지가 핵심입니다.

Reference

한국경제: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6102786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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