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는 뉴스를 묻고, 업무 중에는 문서 작성을 맡기고, 저녁에는 취향에 맞는 영상을 추천받습니다. AI는 이미 일상 깊숙이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그 서비스를 가능하게 하는 데이터센터가 우리 동네에 들어선다는 소식에는 주민도, 주주도 선뜻 반기지 않습니다. AI의 혜택은 누리고 싶지만, 그 기반 시설이 가져올 부담은 달갑지 않은 역설입니다.
주주들이 먼저 따지는 것은 투자 규모와 수익성입니다. 데이터센터 사업에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지만, 실제 수요가 충분한지, 투자금을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지, 투자가 언제 수익으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합니다. 기업이 이를 신성장 동력으로 내세워도 주주 입장에서는 재무 부담과 기업가치 하락 가능성을 걱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역 주민들의 우려는 생활과 맞닿아 있습니다. 데이터센터가 대량으로 사용하는 전력과 용수가 지역의 공급 부담을 키우고, 요금 인상이나 자원 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걱정입니다. 일자리도 기대만큼 많지 않을 수 있습니다. 건설 단계에서는 일자리가 늘지만, 가동에 필요한 인력은 상대적으로 적어 데이터센터 한 곳이 지역에 장기적으로 제공하는 일자리는 제한적이라는 연구도 있습니다.
결국 불신의 핵심은 시설이 가져오는 편익과 부담이 누구에게 돌아가느냐에 있습니다. AI 서비스의 혜택은 널리 퍼지지만, 전력·용수 사용과 건립 갈등은 특정 지역에 집중될 수 있습니다. 데이터센터가 AI 시대의 필수 기반 시설이라면, 사업자는 투자 계획과 수요를 주주에게 설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사회에 어떤 이익을 돌려줄지도 분명히 보여줘야 합니다.
AI 심장이라는데…데이터센터는 왜 동네북이 됐을까: 전력과 신뢰의 과제
가구당 1만 달러를 지원하겠다는 제안에도 미국 주민들의 반대는 이어졌다. 현금 보상만으로는 전력과 물을 둘러싼 불안, 지역에 남는 부담을 해소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한국에서도 과천과 김포, 전남 무안에서 데이터센터 건립을 둘러싼 갈등이 이미 불거졌다.
송전망 건설을 둘러싸고 오랫동안 이어진 갈등이 이제 전력을 대량으로 소비하는 데이터센터로 번지는 모습이다. 시설이 AI 산업과 국가 경쟁력에 필요하다는 설명만으로 주민의 동의를 얻기는 어렵다. 기업은 필요한 전력을 어떻게 마련하고 연결할지, 그 비용과 부담을 지역사회에 떠넘기지 않을 방법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투자에 대한 신뢰도 함께 확보해야 한다. 데이터센터를 지으면 수익이 날 것이라는 전망만으로는 부족하다. 기업은 실제 수요와 투자 재원, 사업의 수익성을 증명하고, 고객 확보와 투자 집행을 신중하게 이어가야 한다. 이는 주주들의 우려를 줄이는 동시에 지역사회에 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설명하는 기반이 된다.
결국 데이터센터를 ‘AI 안보와 성장의 필수 기반’으로 세우려면 책임의 방식부터 달라져야 한다. 전력 생산 설비를 직접 마련하고 전력망 연결 비용을 부담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한편,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상생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 지역에 남는 것이 부담뿐이라면 반대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 신뢰를 얻는 일은 시설을 짓기 전부터 시작된다.
Reference
한국경제: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610177854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