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같은 기간 19곳이던 상장폐지 기업이 올해는 36곳으로 늘었습니다. 89.5% 증가해 두 배에 가까운 규모입니다. 특히 감사의견 거절·한정으로 퇴출된 기업은 4곳에서 18곳으로 급증했습니다. 코스닥을 중심으로 벌어진 ‘퇴출 러시’, 무엇이 달라진 걸까요?
한국거래소 상장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9월 상장유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최종 상장폐지된 기업은 코스닥 27곳, 코스피 9곳입니다. 퇴출 사유 가운데 가장 크게 늘어난 것은 감사의견 미충족입니다. 여기에 기업의 계속성이나 경영 투명성 문제로 폐지된 기업도 14곳에서 15곳으로 증가했고, 지난해에는 없었던 시가총액 미달 사례도 올해 3곳 발생했습니다.
금융당국의 제도 개편도 배경으로 꼽힙니다. 금융위원회는 상장폐지 개혁 방안을 발표하고 코스닥 상장폐지 집중관리 기간을 운영하기로 했습니다. 실질심사 절차를 간소화하고 기업에 주어지는 최대 개선기간도 줄여, 상장유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기업을 더 신속하게 정리하겠다는 취지입니다.
다만 퇴출 기업이 늘었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기업이 재무·영업 측면에서 부실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상장폐지 기준이 실제 기업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액면병합으로 주가를 높이려 해도 일부 기업의 주가는 다시 낮아졌습니다. 형식적인 요건을 맞추는 것만으로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점도 드러난 셈입니다.
부실기업 증시퇴출, 작년보다 두배 급증…숫자보다 중요한 시장 정화와 ‘꼼수’ 사이
금융당국은 상장폐지 심사를 강화하고 기업에 주는 개선기간을 줄이며 부실기업 정리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그 결과 올해 1~9월 상장폐지된 기업은 36곳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9.5% 늘었습니다. 하지만 퇴출 숫자가 커졌다는 사실만으로 시장이 건강해졌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주식병합 사례는 그 이유를 보여줍니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액면병합을 마친 코스닥 기업 가운데 20거래일 뒤 주가를 확인할 수 있었던 124곳 중 17곳은 다시 주가가 1000원 아래로 내려갔습니다. 주식 수를 줄여 주당 가격을 높이는 방식만으로는 기업의 재무나 영업 기반까지 개선하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다만 주가 기준 미달이 곧 기업의 재무·영업 부실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시장 가격은 여러 요인에 따라 움직이므로, 퇴출 기준이 실제 부실을 가려내는 데 얼마나 효과적인지 함께 점검해야 합니다. 감사의견과 경영 투명성, 재무 상태 등 기업의 실질적인 상황도 살펴야 하는 이유입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퇴출 규모 자체보다 기준이 제대로 작동하는지입니다. 부실기업을 신속히 걸러내되, 형식적인 요건만 맞추는 대응과 일시적인 시장가격 하락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상장폐지 강화가 숫자 늘리기에 그치지 않고 투자자 보호와 시장 신뢰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Reference
매일경제: https://www.mk.co.kr/news/stock/121681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