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리포트를 믿고 주식을 샀다가 주가가 떨어져 당황한 적 있나요? 리포트에는 ‘매수’가 가득하지만, 그렇다고 주가 상승이 보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국내 증권사 33곳 중 매도 의견을 낸 곳은 단 3곳뿐이었습니다. 넥스트증권·부국증권·유화증권·한양증권은 매수 의견 비중이 100%였습니다.
이처럼 매수 의견이 많은 배경으로는 애널리스트가 매도 의견을 내기 어려운 업계 구조가 꼽힙니다. 기업과 관계를 유지하고 자료를 얻어야 하는 상황에서 부정적인 평가가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는 개별 리포트의 내용이나 종목별 상황을 대신 판단해 주는 이유는 아닙니다.
그래서 리포트의 투자의견만 보고 매수 여부를 결정하기보다, 분석 근거와 실적 전망, 목표주가의 전제 조건을 함께 살펴보는 편이 좋습니다. 금융당국도 리서치의 독립성과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매수’라는 한 단어보다 그 의견이 어떤 분석에서 나왔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라 해서 샀는데, 내 주식 왜 이래?”…증권사 ‘매수’ 리포트만 내놓는 이유와 신뢰 회복의 조건
애널리스트가 기업의 부정적인 전망을 보고서에 담기 어려운 데에는 개인의 판단만으로 설명하기 힘든 구조가 있습니다. 증권사는 기업금융(IB) 업무 등을 통해 상장사와 관계를 맺고, 분석에 필요한 자료와 설명을 기업에서 얻기도 합니다. 매도 의견이 관계 악화나 자료 확보의 어려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부담이 생기는 이유입니다.
실제로 조사 기간 동안 국내 증권사 33곳 가운데 매도 의견을 낸 곳은 DS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등 세 곳뿐이었습니다. 넥스트증권·부국증권·유화증권·한양증권은 매수 의견 비중이 100%로 집계됐습니다. 이런 편중은 투자자가 리포트를 접할 때 “사라 해서 샀는데, 내 주식 왜 이래?”라는 의문을 품게 하고, 보고서 전반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금융당국은 애널리스트가 매도 의견을 제시할 때 느끼는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작성자 성명 기재 여부를 선택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다만 준법감시인 사전 승인 등 내부 절차를 거치고, 작성자와 승인 관련 자료를 내부적으로 기록·관리하도록 하는 내용도 함께 제시됐습니다. 또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지정이나 발행어음 인가 심사에서 스몰캡 리서치 발간 계획을 평가하고, 중소형주 커버리지 확대를 유도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도 변화만으로 오랜 관행이 곧바로 바뀐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기업과의 이해관계, 자료 접근성, 애널리스트의 업무 부담 같은 조건이 그대로라면 매도 의견을 내기 어려운 현실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제도의 실효성을 보려면 매도 의견이 실제로 늘어나는지뿐 아니라, 리포트가 다양한 기업을 다루고 분석의 근거와 위험 요인을 충실히 공개하는지도 살펴야 합니다.
투자자에게도 리포트를 읽는 기준이 필요합니다. 투자의견만 확인하기보다 실적 전망과 목표주가의 전제, 예상이 빗나갈 수 있는 위험, 보고서 작성 시점을 함께 살펴보세요. 가능하다면 다른 증권사의 분석과 기업 공시도 비교하는 편이 좋습니다. 리포트는 매매 지시가 아니라 판단을 돕는 자료입니다. 매수라는 한 단어보다 그 결론에 이른 근거를 따져볼 때, 투자자는 보고서를 맹신하지 않으면서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Reference
매일경제: https://www.mk.co.kr/news/stock/1216787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