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KBO 리그는 누적 관중 1100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지난해보다 17경기 빠른 기록입니다. 전체 경기의 절반에 가까운 298경기가 매진된 만큼, 가을야구가 시작되면 예매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팬들이 맞닥뜨릴 경쟁자는 같은 팀을 응원하는 사람들만이 아닐 수 있습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는 정가 12만 원인 좌석이 100만 원 넘는 가격에 거래됐고, 일부 표는 최고 999만 원에 되팔린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암표로 큰돈을 버는 사례도 나왔습니다. 프로야구와 공연 티켓 6000여 장을 되판 한 남성은 판매대금 5억3000만 원을 올렸고, 이 가운데 3억9000만 원을 순이익으로 챙겼습니다. 팬이 예매 버튼을 누르는 순간부터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고 있는지 의심하게 되는 이유입니다.
재판매 목적의 부정 구매·판매를 금지하고, 상습·영업 목적에는 판매금액의 최대 50배까지 과징금을 부과하는 법도 시행됐습니다. 하지만 암표 게시물을 적발하고 처벌하는 일은 대개 좌석이 이미 팔린 뒤에 시작됩니다. 표를 놓친 팬에게 그 좌석이 돌아오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가을야구를 앞두고 주목받는 질문은 ‘암표상을 어떻게 처벌할까’에 그치지 않습니다. 예매가 시작되기 전에 구매자가 실제 사람인지 확인해 암표상의 선점을 막을 수 있을까요? 암표상 박멸할까…가을야구 앞두고 주목받는 이 기술은 바로 예매 순간의 불공정을 줄일 방법을 찾는 데서 출발합니다.
‘암표상 박멸할까’…가을야구 앞두고 주목받는 이 기술
암표 게시물을 찾아내고 판매자를 처벌할 때쯤이면, 팬들은 이미 정가로 표를 살 기회를 놓쳤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해외에서는 암표가 거래된 뒤 추적하는 대신, 예매가 시작되기 전에 구매자가 실제 사람인지 확인하려는 시도가 등장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월드(World)의 월드 ID입니다. 이용자가 오브(Orb)라는 기기로 홍채를 스캔하면, 월드 ID를 통해 ‘한 명의 사람’이라는 사실을 인증받습니다. 이 인증을 기존 티켓 예매 플랫폼에 연동하면 봇이나 중복 계정의 접근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지난 4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DJ 피위의 콘서트에서도 인증을 마친 팬 1000명 이상이 이 방식을 이용했습니다.
다만 이 기술이 암표 문제를 단번에 해결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무엇보다 홍채 정보는 민감한 생체정보입니다. 한국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과거 월드 관련 재단과 관계사에 홍채 정보를 적법한 절차 없이 수집한 문제로 11억원이 넘는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봇을 막기 위한 기술이라도 이용자가 정보를 믿고 맡길 수 없다면 널리 쓰이기 어렵습니다.
가을야구의 좌석을 지키는 마지막 열쇠는 기술일까요, 신뢰와 제도일까요? 암표상 박멸을 위해 필요한 것은 ‘사람 확인’이라는 아이디어만이 아니라, 무엇을 수집하고 어떻게 보호할지에 대한 분명한 기준일지도 모릅니다.
Reference
한국경제: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609233094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