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로는 아무런 로고도 보이지 않는 조끼 한 벌이 560만9000원에 판매됐습니다. 그런데 이 옷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잇따라 착용하면서 주목받았습니다. 눈에 띄는 브랜드 표시보다 소재와 실루엣, 그리고 이를 알아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더 강력한 신호가 된 것입니다.
주인공은 ‘조용한 럭셔리’의 대표 주자, 브루넬로 쿠치넬리입니다.
이탈리아 페루자 인근 솔로메오를 기반으로 성장한 브루넬로 쿠치넬리는 캐시미어 전문 브랜드로 출발했습니다. 1978년 창립자 브루넬로 쿠치넬리가 소액 대출을 바탕으로 시작했지만, 현재는 전 세계 130여 개 매장을 운영하는 글로벌 명품 브랜드가 됐습니다.
드러내지 않는 고급스러움
브루넬로 쿠치넬리의 핵심은 로고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는 데 있습니다. 큼지막한 모노그램이나 장식 대신 고급 소재, 정교한 봉제, 자연스러운 색감과 절제된 디자인을 강조합니다.
이런 스타일은 누구나 알아볼 수 있는 명품을 과시하기보다, 브랜드의 가치를 아는 사람만 알아보는 만족을 중시하는 소비 흐름과 맞닿아 있습니다. 겉으로는 평범해 보이지만 착용감과 소재의 차이를 경험한 사람에게는 가격의 이유가 분명하게 느껴지는 방식입니다.
이재용·정의선이 선택한 패딩 베스트
이재용 회장은 유럽 출장 후 귀국길은 물론, 일본 교토의 한 라멘집에서 포착됐을 때도 브루넬로 쿠치넬리 조끼를 입고 있었습니다. 해당 제품은 정가 560만9000원에 판매됐지만 현재는 품절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의선 회장도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 이재용 회장과 만난 자리에서 같은 브랜드의 조끼를 착용했습니다. 구스다운 소재를 사용한 제품으로 알려지면서 보온성과 실용성까지 갖춘 아이템으로 관심을 모았습니다.
두 사람이 선택한 조끼는 화려한 로고 대신 깔끔한 디자인을 앞세웁니다. 비즈니스 현장과 이동 중 일상복 모두에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점도 최고경영자들의 선호와 맞아떨어졌다는 평가입니다.
‘비싼 옷’보다 강력한 부의 신호
브루넬로 쿠치넬리가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가격이 높아서가 아닙니다. 마크 저커버그, 고 스티브 잡스, 제프 베이조스 등 글로벌 기업인과 브래드 피트,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같은 배우들도 이 브랜드를 착용한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특히 제프 베이조스는 한 차례 쇼핑에서 40만 파운드가 넘는 금액을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처럼 유명 인사들의 선택이 이어지면서 절제된 고급 소비를 뜻하는 ‘쿠치넬리 효과’라는 표현까지 등장했습니다.
결국 로고 없는 560만원짜리 조끼는 단순한 방한복이 아닙니다. 대중적인 과시보다 희소성과 품질, 그리고 브랜드 철학을 중시하는 소비자의 취향을 상징합니다. 누구나 알아보는 명품이 아니라, 알아보는 사람만 알아보는 명품. 이것이 오늘날 최고경영자들이 브루넬로 쿠치넬리를 선택하는 이유로 해석됩니다.
비싼 옷을 넘어선 ‘쿠치넬리 효과’…로고도 없는데 560만원, 이재용·정의선이 입은 이 브랜드의 성장 비밀
샤넬과 LVMH 패션·가죽제품 부문, 구찌의 매출이 각각 감소한 시기에도 브루넬로 쿠치넬리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23.6% 증가했습니다. 영업이익 역시 약 28% 늘었습니다. 글로벌 명품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한 상황에서 유독 돋보이는 실적입니다.
그 비결을 단순히 유명인의 착용 효과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물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착용한 패딩 베스트가 국내에서 화제가 된 것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영향을 줬습니다. 특히 ‘로고도 없는데 560만원…이재용·정의선이 입은 이 브랜드’라는 반응은 브루넬로 쿠치넬리의 가격과 정체성을 동시에 보여주는 사례였습니다.
하지만 브루넬로 쿠치넬리가 주목받는 핵심은 눈에 띄는 로고가 아니라 소재와 제작 방식, 그리고 브랜드가 전달하는 태도에 있습니다.
로고 대신 소재와 실루엣을 선택한 조용한 럭셔리
브루넬로 쿠치넬리는 캐시미어를 비롯한 고급 소재와 정교한 테일러링으로 차별화합니다. 이번 F/W 컬렉션에서도 부드러운 라인의 블레이저, 자연스럽게 구조화한 어깨, 더블 브레스티드 코트 등 전통적인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습니다.
겉으로 브랜드를 과시하기보다 착용감과 핏, 원단의 질감으로 가치를 드러내는 방식입니다. 이는 최근 명품 소비 흐름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큰 로고가 박힌 제품보다 오래 입을 수 있고, 특정 유행에 휩쓸리지 않는 옷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조용한 럭셔리’가 하나의 소비 기준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유명인의 선택이 만든 ‘쿠치넬리 효과’
이재용 회장과 정의선 회장뿐 아니라 마크 저커버그, 고(故) 스티브 잡스, 제프 베조스 등 글로벌 기업인들도 브루넬로 쿠치넬리를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브래드 피트,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휴 잭맨, 주드 로 등 할리우드 배우들의 착용 사례도 이어졌습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화려한 로고 플레이보다 절제된 스타일을 선호한다는 점입니다. 유명 인사가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 자연스럽게 착용하면서 오히려 소비자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는 것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쿠치넬리 효과’로 불리며, 과시하지 않는 고급스러움에 대한 관심을 확산시키고 있습니다.
가격보다 중요한 것은 브랜드가 쌓아온 신뢰
브루넬로 쿠치넬리의 성장에는 기업 운영 방식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탈리아 솔로메오를 기반으로 한 브랜드는 직원들의 근무시간 외 이메일 응답을 제한하고, 매년 수익의 일부를 마을 발전과 직원 삶의 질 향상에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같은 철학은 단순한 사회공헌을 넘어 브랜드의 신뢰도를 높이는 요소로 작용합니다. 소비자는 이제 제품의 가격과 디자인뿐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지고 기업이 어떤 가치를 추구하는지도 함께 살펴봅니다.
결국 브루넬로 쿠치넬리의 성장은 ‘비싼 옷을 유명인이 입었다’는 데서 끝나지 않습니다. 과시적 소비가 주춤한 시기에 오히려 절제된 디자인, 뛰어난 품질, 지속 가능한 브랜드 철학이 소비자의 선택을 이끌었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불황에도 매출이 뛴 이유는 유행을 좇기보다 오래 지속될 가치를 판매했기 때문입니다.
Reference
한국경제: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609182897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