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미 클래리티법 상원 부결… 암호화폐 규제는 어디로?[엠블록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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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 by 매일경제

찬성 49표, 반대 50표. 미국 암호화폐 시장의 새로운 규칙을 만들려던 클래리티법(Clarity Act)이 상원 절차 표결에서 멈춰 섰습니다. 심의 개시를 위해서는 60표가 필요했지만, 찬성표는 기준에 크게 못 미쳤습니다. 법안 내용에 대한 최종 판단조차 본격적으로 시작하지 못한 채 규제 정비 일정이 뒤로 밀린 셈입니다.

클래리티법은 약 2조3000억 달러 규모의 미국 암호화폐 시장에 적용할 법적 틀을 마련하는 법안입니다. 디지털 자산 가운데 어떤 영역을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어떤 영역을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담당할지 구분하고, 거래소와 관련 사업자의 등록 요건 및 고객 보호 기준도 명확히 하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규제기관의 관할권이 겹치거나 불분명했던 시장에 예측 가능성을 부여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컸던 이유입니다.

트럼프 일가의 수익 논란이 법안 발목을 잡아

이번 부결의 핵심 쟁점은 법안 자체보다 이해충돌 방지 장치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가족의 암호화폐 관련 수입이 지난해 14억 달러를 넘었고, 백악관 복귀 이후에는 최소 23억 달러를 벌어들인 것으로 추산되면서 논란이 커졌습니다.

민주당은 대통령과 공직자가 암호화폐 사업을 통해 이익을 얻는 상황을 충분히 차단하지 못한 법안이라며 반대했습니다. 암호화폐 산업을 위한 규칙을 만드는 과정에서 행정부와 가까운 인물의 사업적 이해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규제 명확성을 확보하더라도 제도 설계의 공정성이 의심받으면 법안의 정당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 배경입니다.

반대는 민주당에만 국한되지 않았습니다. 공화당 소속 제리 모란, 수잔 콜린스, 조시 하울리, 톰 틸리스 의원도 반대표를 던졌습니다. 결국 클래리티법은 민주·공화 양당 모두에서 충분한 지지를 확보하지 못했고, 초당적 입법이라는 목표에도 제동이 걸렸습니다.

시장은 ‘규제 공백’에 즉각 반응했다

표결 결과가 전해진 뒤 시장의 반응은 빠르고 거셌습니다. 비트코인은 장중 5.3% 하락해 7만4910달러까지 밀리며 6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습니다. 이더리움도 한때 8% 넘게 떨어졌고,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 주가는 10.1%, 비트코인 보유 기업 스트래티지는 5.4% 하락했습니다.

투자자들이 우려한 것은 법안의 부결 그 자체만이 아닙니다. 미국 시장에서 디지털 자산의 법적 성격과 감독기관의 권한이 여전히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은 상태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규제 기준이 불분명하면 거래소와 금융기관은 사업 확대에 신중해질 수밖에 없고, 투자자 역시 정책 변화에 따른 법적·사업적 위험을 가격에 반영하게 됩니다.

다만 이번 표결을 미국 암호화폐 규제 논의의 완전한 종료로 해석하기는 어렵습니다. 반대표를 던진 민주당 의원 7명은 공동 성명을 통해 이번 결과가 “일시적 후퇴”라며 초당적 협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JP모건 애널리스트들도 연내 법안 통과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고 평가했습니다.

입법이 멈춘 사이 SEC와 CFTC가 먼저 움직일까

의회가 중간선거를 앞두고 곧 휴회에 들어가는 만큼, 단기적으로는 의회보다 SEC와 CFTC의 움직임이 시장의 관심을 끌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법률 개정이 지연되는 동안 두 기관이 기존 권한과 행정 절차를 활용해 디지털 자산의 분류와 거래소 규칙을 정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코인베이스의 브라이언 암스트롱 최고경영자도 두 기관이 기존 권한을 활용해 보다 명확한 규칙을 마련할 수 있다는 기대를 내놓았습니다. 그러나 행정기관의 지침이나 개별 규칙 제정만으로는 의회 입법이 제공하는 포괄성과 안정성을 완전히 대체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클래리티법의 다음 관전 포인트는 단순한 재표결 여부가 아닙니다. 이해충돌 방지 조항을 어떻게 보강할지, 민주·공화 양당이 감독 권한과 산업 진흥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지, 그리고 규제기관이 그 공백을 어느 수준까지 메울지가 핵심입니다. 이번 부결은 암호화폐 규제의 시계를 멈춰 세웠지만, 미국 시장이 규칙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까지 바꾼 것은 아닙니다.

미 클래리티법 상원 부결… 암호화폐 규제는 어디로? 입법 공백 사이, 규제와 금융 인프라가 먼저 움직인다

법안은 막혔지만 암호화폐 산업의 시계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미국 상원에서 클래리티법의 심의 절차가 부결되면서 시장구조법 제정은 일단 제동이 걸렸지만, 규제기관과 금융 인프라는 오히려 빠르게 다음 단계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SEC·CFTC, 의회 대신 규칙 정비에 나설까

클래리티법의 핵심은 디지털 자산에 대한 SEC와 CFTC의 관할권을 명확히 나누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법안 처리가 지연되면서 두 기관이 기존 권한을 활용해 시장 규칙을 먼저 정비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거래소와 중개업자의 등록 기준, 토큰의 증권성 판단, 고객 자산 보호 요건 등이 행정 규칙과 집행 지침을 통해 구체화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는 업계에 일정한 예측 가능성을 제공할 수 있지만, 의회의 명확한 입법 없이 기관별 해석이 이어질 경우 규제 중복이나 정책 변화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을 수 있습니다.

비트코인 준비금 법안과 결제 인프라는 현실로

입법이 모두 멈춘 것은 아닙니다. 미국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는 정부가 보유한 비트코인을 장기간 관리하는 미국 준비금 현대화법(ARMA)을 통과시켰습니다. 이 법안은 압수 등을 통해 확보한 비트코인의 매각과 양도를 20년간 제한하고, 재무부의 보관 체계와 독립적인 감사 절차를 마련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다만 정부가 비트코인을 새로 매입하도록 의무화한 것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정부 보유 디지털 자산을 전략적으로 관리하는 제도적 틀이 마련된다는 점에서, 미국이 암호화폐를 단순한 투자 대상이 아니라 국가 차원의 금융·자산 인프라로 다루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결제 영역의 변화도 빠릅니다. 해외에서 보유한 USDT나 USDC를 크립토카드에 충전하면 국내 가맹점에서 원화 환전 없이 결제할 수 있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가맹점이 직접 스테이블코인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해외 거래소와 탈중앙화거래소에서 보유한 디지털 자산이 국제 카드망을 거쳐 국내 소비로 연결되는 구조입니다.

이는 원화 거래소를 거치지 않는 새로운 ‘오프램프’로 기능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 자금 흐름과 납세 의무를 추적해야 하는 규제기관에는 새로운 과제를 던집니다.

서클의 ‘아크’, 스테이블코인을 금융망으로 확장하다

서클이 출시한 USDC 기반 레이어1 블록체인 아크(Arc)도 금융 인프라 경쟁을 상징합니다. 아크는 USDC를 거래 수수료로 사용하고, 1초 미만의 거래 확정과 EVM 호환 환경을 지원합니다. 초기 검증자 그룹에는 블랙록, DTCC, ICE, 마스터카드, 비자, 스탠다드차타드 등이 참여했습니다.

아크가 겨냥하는 분야는 단순한 가상자산 거래가 아닙니다. 외환, 대출, 거래, 토큰화 자산 등 전통 금융과 연결되는 서비스를 지원하고, 서클의 결제망 및 외환 인프라와도 연동될 예정입니다. 향후 스테이블코인이 결제 수단을 넘어 금융기관 간 거래를 처리하는 기반 자산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다만 초기 발행된 ARC가 공개 토큰으로 출시될지는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블록체인의 기술적 성과와 별개로, 토큰 발행과 투자자 보호를 둘러싼 규제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은 과세 시행과 추가 유예가 충돌

한국에서는 2027년 1월 가상자산 과세 시행 방침과 추가 유예 요구가 맞부딪히고 있습니다. 정부는 연간 소득 250만 원 초과분에 22% 세율을 적용하고, 국세청은 기타소득 범위와 손실 이월공제 등을 담은 세부 고시안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개인지갑, 디파이, 스테이킹, 해외 거래소 이용 내역의 취득가액과 거래 성격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거래소와 개인지갑, 해외 금융계좌, 온체인 정보를 연계하는 통합분석시스템이 구축되더라도 기술적으로 모든 거래를 즉시 과세 자료로 전환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과세 2년 추가 유예를 요구하는 국민동의청원이 국회 심사 요건을 충족한 만큼, 한국 역시 제도 시행 시점과 과세 인프라의 준비 수준을 둘러싼 논쟁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금리 인상까지 겹친 시장, 규제보다 유동성이 먼저 반응한다

규제 뉴스의 영향력을 판단할 때 거시경제 변수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3년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며 긴축 전환에 나섰습니다. 금리 인상은 이미 시장에 상당 부분 반영됐지만, 앞으로 추가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 비트코인을 비롯한 위험자산의 변동성은 다시 확대될 수 있습니다.

결국 미 클래리티법 상원 부결… 암호화폐 규제는 어디로?[엠블록레터]가 던지는 질문은 법안의 통과 여부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의회가 결론을 내리지 못하는 동안 SEC와 CFTC는 규칙을 만들고, 금융기관은 스테이블코인 결제망을 구축하며, 시장은 새로운 거래 경로를 실험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암호화폐 질서는 하나의 법률로 완성되기보다 규제기관의 해석, 금융 인프라의 확장, 각국의 과세 제도, 그리고 금리와 유동성의 변화가 맞물리며 형성될 가능성이 큽니다. 문제는 이 과정이 시장 참여자와 소비자를 충분히 보호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수 있느냐입니다.

Reference

매일경제: https://www.mk.co.kr/news/stock/12156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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