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들이 기대했던 ‘퇴근길 ETF 거래’가 올해 안에는 사실상 불가능해졌습니다. 한국거래소가 ETF를 애프터마켓 거래 대상에서 제외한 데 이어, 넥스트레이드(NXT)도 9월로 예정했던 금융당국 추가 인가 신청을 무기한 연기했기 때문입니다.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ETF를 거래하려던 계획은 어디에서 멈춰 선 것일까요?
당초 NXT는 올해 4분기 시장 개설을 목표로 했습니다. 9월까지 ETF 거래 시스템을 구축하고 금융당국의 추가 인가를 받은 뒤, 거래대금이 많은 ETF부터 단계적으로 거래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었습니다. 이렇게 되면 투자자들은 정규장 이후에도 퇴근길에 ETF를 사고팔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습니다.
하지만 첫 단추부터 일정이 늦어졌습니다. 한국거래소는 9월 14일부터 오후 4시부터 8시까지 애프터마켓을 운영할 예정이지만, ETF와 상장지수증권(ETN)은 거래 대상에서 제외했습니다. ETF 거래 확대를 먼저 추진하려던 거래소의 계획이 멈추면서 NXT 역시 독자적으로 일정을 밀어붙이기 어려워진 것입니다.
가장 큰 이유는 거래시간 확대에 따른 시장 불안과 실무 부담입니다. ETF는 주식처럼 거래되지만, 기초자산의 가치와 시장가격이 크게 벌어지지 않도록 유동성공급자(LP)의 호가 관리가 필요합니다. 거래시간이 늘어나면 LP는 더 긴 시간 동안 가격을 관리하고 위험을 헤지해야 합니다. 운용사와 증권사 역시 전산 시스템을 추가로 구축해야 합니다.
특히 장 마감 후에는 기초자산 거래가 제한되거나 해외 시장 상황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때 ETF의 시장가격과 순자산가치 사이에 차이가 커지면 투자자가 불리한 가격에 거래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실시간 추정순자산가치(iNAV)를 안정적으로 산출하고 제공하는 체계가 갖춰져야 하는 이유입니다.
결국 금융당국과 업계는 거래 기회를 넓히는 것보다 ETF 가격 안정성과 투자자 보호를 먼저 점검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NXT도 거래소의 선행 사례를 참고해 LP 운영과 iNAV 산출 체계가 안정된 뒤 시장에 진입하려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NXT는 추가 인가 신청 시점을 정하지 않은 채 무기한 연기했습니다. 내년 초 이후 시장 여건과 운용사·증권사 등 참여자들의 준비 상황을 살펴 재추진할 가능성이 남아 있지만, 연내 ‘퇴근길 ETF 거래’ 도입은 사실상 무산됐습니다. 직장인 투자자들이 기다렸던 ETF 거래시간 확대는 당분간 시장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과제로 남게 됐습니다.
늦어진 거래시간, 투자자에게는 손해일까 안전장치일까 — ‘퇴근길 ETF 거래’ 연내 무산…NXT도 계획 접어
퇴근 뒤에도 ETF를 사고팔 수 있는 기회는 사라졌지만, 이번 연기를 단순한 후퇴로만 보기는 어렵습니다. 거래시간을 늘리는 것보다 ETF 가격이 적정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형성되고, 투자자가 불리한 가격에 거래하지 않도록 보호하는 일이 먼저라는 판단이 반영됐기 때문입니다.
당초 넥스트레이드(NXT)는 거래대금이 많은 ETF부터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거래할 수 있도록 준비할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한국거래소가 애프터마켓에서 ETF와 ETN을 제외한 데 이어 NXT도 금융당국 추가 인가 신청을 무기한 연기하면서, 올해 안에 ‘퇴근길 ETF 거래’를 도입하기는 사실상 어려워졌습니다.
거래 기회는 줄었지만 가격 왜곡 위험은 낮췄다
거래시간이 늘어나면 낮에 시장을 지켜보기 어려운 직장인도 투자에 참여할 수 있고, ETF의 유동성이 개선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면 거래 참여자가 적은 시간대에는 매수·매도 호가가 충분히 쌓이지 않아 가격 변동성이 커질 수 있습니다.
특히 ETF는 시장가격과 실제 자산가치를 나타내는 순자산가치 사이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장중에는 유동성공급자(LP)가 호가를 제시하고 실시간 추정순자산가치(iNAV)를 참고해 가격을 관리하지만, 거래가 활발하지 않은 시간대에는 이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가격이 급등하거나 급락하면 투자자가 ETF의 적정 가치를 판단하기도 어려워집니다.
내년 이후 재개를 위해 필요한 준비
‘퇴근길 ETF 거래’가 다시 추진되려면 단순히 거래소의 시스템을 추가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먼저 ETF별로 충분한 유동성이 확보되는지 검증하고, LP가 연장된 거래시간에도 안정적으로 호가를 제공할 수 있는 운영체계를 마련해야 합니다.
기초자산이 해외에 있거나 장중 거래가 제한적인 ETF는 iNAV를 산출하는 방식도 정교하게 다듬어야 합니다. 거래시간이 끝난 뒤에도 투자자가 참고할 수 있는 가격 정보가 정확해야 시장가격과 순자산가치의 괴리를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운용사와 증권사의 전산 시스템, 위험관리 절차, 투자자 안내 역시 함께 준비돼야 합니다.
결국 이번 일정 연기는 투자 기회를 늦춘 결정인 동시에 시장의 기초 체력을 점검하는 시간으로 볼 수 있습니다. 내년 이후 거래가 재개되더라도 모든 ETF를 일괄적으로 확대하기보다는 유동성과 가격 안정성이 확인된 상품부터 단계적으로 도입하는 방식이 현실적입니다.
Reference
매일경제: https://www.mk.co.kr/news/stock/1214686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