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국장은 배신하지 않는다”…40년 투자고수가 내린 결론 [달인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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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 by 매일경제

“주말과 연휴가 싫어요. 주식시장이 닫힌 날은 신문이 없는 아침 같아요.”

이원기 전 KB자산운용 대표에게 주식시장은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공간이 아니었습니다. 시장이 열리는 날이면 매일 흐름을 확인하고, 기업과 산업의 변화를 읽었습니다. 1985년 스물여섯 살에 개인 투자를 시작한 뒤 40년 넘게 한국 주식을 바라본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그는 국내 1호 국제공인재무분석사(CFA)로 알려진 한국 자본시장 1세대입니다. 마흔 무렵부터 최고경영자(CEO)를 지냈고 외국계 증권사에서 한국 리서치를 이끌었지만, 쉰둘 무렵 회사를 떠났습니다. 더 오래 일할 수 있었음에도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한국 주식에 집중하기 위해 새로운 길을 선택한 것입니다.

섬유·시멘트에서 반도체와 AI까지, 한국 증시의 세대교체

이 전 대표의 투자 여정은 한국 산업의 성장 과정과 겹쳐 있습니다. 초기에는 섬유와 시멘트가 시장의 중심에 있었고, 이후 자동차·조선·철강이 한국 제조업의 경쟁력을 대표했습니다. 시간이 흐르며 반도체가 핵심 산업으로 부상했고, 최근에는 인공지능(AI) 투자가 메모리와 전력 인프라 수요를 자극하고 있습니다.

그는 미국 증시가 빠르게 상승하는 시기에도 해외 주식으로 투자처를 옮기지 않았습니다. 한국 기업이 어떤 산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그 변화가 기업 실적과 주가에 어떻게 반영되는지를 직접 지켜보는 방식을 고수했습니다. ‘국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은 무조건적인 낙관론이라기보다, 국내 기업과 산업의 변화를 꾸준히 관찰한 투자자의 경험에서 나온 결론에 가깝습니다.

두 번의 큰 성공이 남긴 투자 원칙

이 전 대표가 꼽는 큰 성공의 시기는 두 차례입니다. 2000년대 초에는 일본을 추격하던 한국 제조업에 주목했고, 최근에는 AI 관련주에서 의미 있는 수익을 거뒀습니다. 당시 시장을 이끌던 산업과 기업의 경쟁력이 어디에서 비롯되는지 살피고,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에 투자한 결과였습니다.

하지만 40년의 투자 기록이 성공으로만 채워진 것은 아닙니다. 그는 젊은 시절 수익을 내면 자신의 실력이라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시장의 흐름과 운이 함께 작용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잘될 때일수록 겸손해야 한다는 태도는 오랜 경험이 남긴 가장 중요한 교훈 중 하나입니다.

결국 그의 방식은 특정 종목을 무작정 오래 보유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 한국 경제의 산업 구조가 어떻게 바뀌는지, 기업이 그 변화 속에서 어떤 경쟁력을 갖추는지, 시장이 그 가치를 언제 평가하는지를 끊임없이 확인하는 데 있습니다. 주식시장이 닫힌 날에도 투자를 멈추지 않았던 사람의 결론은 분명합니다. 시장을 떠나기보다 시장을 이해하려는 시간이 장기투자의 바탕이라는 것입니다.

AI 시대에도 통하는 40년 투자자의 결론 — “국장은 배신하지 않는다”…40년 투자고수가 내린 결론 [달인열전]

이원기 전 KB자산운용 대표의 투자 여정은 산업의 변화를 읽는 과정이었다. 한때는 일본을 따라잡기 시작한 한국 제조업에 주목했고, 자동차·조선·철강 등 산업의 중심이 이동할 때마다 시장을 이끄는 기업을 찾아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 투자 확대가 만들어낸 새로운 수요에 시선을 돌렸다.

AI 시대의 핵심은 소프트웨어에만 있지 않다. 막대한 데이터를 처리하려면 고성능 메모리가 필요하고, 데이터센터를 가동하려면 안정적인 전력 인프라가 뒷받침돼야 한다.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와 HD현대일렉트릭의 변압기가 주목받은 배경도 여기에 있다.

SK하이닉스는 AI 서버에 사용되는 고성능 메모리 수요와 맞닿아 있다. AI 모델이 고도화되고 데이터 처리량이 늘어날수록 메모리의 성능과 공급 안정성은 더욱 중요해진다. 다만 AI 투자가 계속된다는 기대만으로 판단하기보다 메모리 가격, 수요 지속성, 공급 변화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

HD현대일렉트릭은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확충에 필요한 변압기 등 전력기기를 공급한다. AI 산업이 성장할수록 전력 사용량도 늘어나기 때문에 전력망 증설과 노후 설비 교체는 장기적인 산업 과제가 된다. 거대한 기술 혁신이 실제 기업의 실적으로 이어지는 경로를 보여주는 사례다.

그러나 성공한 종목과 산업만 기억해서는 이원기 전 대표의 메시지를 충분히 이해하기 어렵다. 그는 젊은 시절 투자 수익을 자신의 실력으로 생각했지만, 수많은 상승과 하락을 겪으며 잘될 때일수록 겸손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시장의 흐름을 읽는 능력만큼이나 기업의 본질과 변화의 방향을 끝까지 확인하는 태도가 중요하다는 뜻이다.

결국 “국장은 배신하지 않는다”…40년 투자고수가 내린 결론 [달인열전]이라는 말은 무조건적인 낙관론이 아니다. 한국 경제와 기업이 성장하는 과정에 꾸준히 참여하되, 산업의 변화와 기업의 경쟁력을 냉정하게 점검하라는 장기투자의 원칙에 가깝다. AI라는 새로운 시대에도 시장을 이기는 비법보다 중요한 것은, 긴 호흡으로 흐름을 관찰하고 과신을 경계하는 자세다.

Reference

매일경제: https://www.mk.co.kr/news/business/12143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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