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만원짜리 목걸이를 집어 들었다가 조용히 내려놓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습니다. 지금 주얼리 시장에서는 수백만원대 명품에는 과감히 지갑을 열고, 저렴한 제품은 여러 개 구매하지만, 어정쩡한 중간 가격대에는 쉽게 손이 가지 않습니다.
소비 양극화가 뚜렷해지면서 토종 중가 주얼리 브랜드가 직격탄을 맞고 있습니다. 로이드와 그레이스 등을 운영하는 이월드의 지난해 매출은 887억원으로 전년보다 18.2%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32억원까지 확대됐습니다. 주얼리사업부 매출도 3년 연속 줄어 지난해에는 571억원에 그쳤습니다.
스톤헨지를 전개하는 우림에프엠지와 제이에스티나 역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했습니다. 매장 수도 빠르게 줄고 있습니다. 이월드의 주얼리 매장은 2023년 188개에서 지난해 146개로 감소했고, 제이에스티나의 백화점 매장도 같은 기간 58개에서 54개로 줄었습니다.
반면 불가리와 티파니 같은 고가 브랜드는 성장세를 이어갔습니다. 불가리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37% 증가했고, 티파니코리아 매출도 19.2% 늘었습니다. 경기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오래 착용할 수 있고 브랜드 가치가 분명한 제품에 소비가 집중되는 모습입니다.
반대로 가격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은 중간 가격대 대신 초저가 제품을 선택합니다. 최근 1년간 구매한 패션주얼리의 평균 가격은 4만3955원으로 전년보다 30.7% 하락했지만, 시장 규모는 22.1% 커졌습니다. 저렴한 제품을 여러 차례 구매하는 방식으로 소비 패턴이 바뀐 결과입니다.
결국 중가 브랜드에는 단순히 가격을 낮추거나 디자인을 조금 바꾸는 전략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디디에 두보처럼 다이아몬드 등 하이엔드 라인업을 강화하거나, 독창적인 디자인과 개인화 서비스로 브랜드만의 이유를 만들어야 합니다. 소비자가 “이 가격에 꼭 사야 하는 제품”이라고 느끼지 못한다면, 애매한 가격대는 가장 먼저 지갑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습니다.
어정쩡하게 비싸면 안 사요…수십만원대 주얼리 브랜드 눈물, 생존법은?
시장 규모는 커지고 있지만 국산 주얼리 시장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내 주얼리 시장은 9조7744억원으로 전년보다 11.4% 성장했지만, 수입 주얼리 시장이 39.2% 급증하는 동안 국산 시장은 1.1% 감소했습니다. 소비가 늘어도 국내 중가 브랜드에는 기회가 돌아오지 않는 구조입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분명해졌습니다. 큰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오래 착용할 수 있는 명품 주얼리를 구매하거나, 부담 없는 가격대의 제품을 여러 개 사는 방식입니다. 이 사이에 놓인 브랜드는 ‘어정쩡하게 비싸면 안 사요…수십만원대 주얼리 브랜드 눈물’이라는 현실을 마주하게 됐습니다.
가격 인하보다 선명한 고급화
중가 브랜드가 가장 먼저 고려할 수 있는 전략은 무조건적인 가격 인하가 아닙니다. 저가 제품과 가격으로 경쟁하면 수익성이 악화되고, 명품 브랜드와 맞붙기에는 브랜드 인지도와 상징성이 부족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신 일부 브랜드는 다이아몬드와 고급 소재를 활용한 하이엔드 라인업을 확대하며 고급화에 나서고 있습니다. 디디에 두보가 백화점 채널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제품을 강화한 뒤 매출 성장세를 보인 것도 이러한 전략의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소비자가 기억할 ‘이유’를 만들어야
고급화의 핵심은 단순히 가격표를 높이는 데 있지 않습니다. 독특한 디자인, 브랜드만의 스토리, 소재에 대한 신뢰, 개인화 서비스처럼 소비자가 제품을 선택할 명확한 이유를 제공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기념일에 어울리는 컬렉션, 탄생석과 이니셜을 조합한 맞춤형 제품, 구매 이후에도 관리받을 수 있는 애프터서비스는 가격 이상의 경험을 만들 수 있습니다. 결국 중가 브랜드의 경쟁력은 ‘얼마나 저렴한가’가 아니라 ‘왜 이 브랜드여야 하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럭셔리와 가성비로 양극화된 시장에서 중간 브랜드가 살아남으려면 애매한 가격대를 지키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더 비싸더라도 납득할 만한 품질을 보여주거나, 가격만으로는 비교할 수 없는 특별한 가치를 만들어야 합니다.
Reference
한국경제: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608248890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