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누로 손을 씻고 손 소독제를 바른 뒤, 공기압 세척까지 마쳐야 들어갈 수 있는 곳. 미국 캘리포니아주 보몬트에 위치한 CJ제일제당의 생산 공장입니다. 이곳에서는 재료 손질부터 포장까지 단 60분 만에 만두와 볶음밥이 완성됩니다.
약 4만1249㎡ 규모의 공장에는 500여 명의 직원이 근무하며, 하루에 생산하는 만두만 무려 160t에 달합니다. 만두 반죽은 자동화 설비를 통해 빠르게 만들어지고, 볶음밥은 레일을 따라 이동하며 급속 냉각 과정을 거칩니다. 비비고 만두를 비롯해 볶음밥, 소스, 라면, 비빔면, 김까지 다양한 K푸드가 이곳에서 생산됩니다.
미국인의 입맛에 맞춘 ‘비비고 만두’
보몬트 공장의 대표 제품은 ‘치킨&실란트로 만두’입니다. 돼지고기와 부추를 주로 사용하는 한국식 만두와 달리, 미국 소비자에게 익숙한 닭고기와 고수를 활용해 현지인의 입맛을 반영했습니다.
한국 만두 특유의 얇고 촉촉한 피와 풍부한 만두소는 그대로 살렸습니다. 여기에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는 냉동식품이라는 장점까지 더해지면서 미국 가정의 식탁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습니다. 비비고 만두는 2024년 기준 미국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 만두 시장에서 41%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1위를 지키고 있습니다.
틱톡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한국 만두가 ‘MANDU’라는 이름으로 소개되며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단순한 냉동식품을 넘어, 건강하고 세련된 아시아 음식으로 인식되고 있는 셈입니다.
‘건강하고 힙해요’라는 이미지가 만든 K푸드 열풍
미국에서 한식의 인기가 높아진 배경에는 K팝과 드라마, 영화 같은 대중문화의 영향이 있습니다. 여기에 탄수화물과 단백질, 채소를 함께 섭취하는 한국식 식단이 건강식으로 주목받으면서 한식은 미국에서 가장 ‘힙한 음식’ 중 하나로 떠올랐습니다.
김도 미국에서는 밥반찬보다 영양 간식인 ‘스낵’으로 소비됩니다. 이에 맞춰 보몬트 공장에서 생산하는 김은 한국의 도시락김보다 바삭하고 두꺼운 식감을 살렸습니다. 같은 재료라도 현지 식문화에 맞게 제품을 조정한 것입니다.
CJ제일제당은 한국식 맛을 유지하는 동시에 미국 소비자가 익숙하게 즐길 수 있는 재료와 형태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지화 전략 덕분에 비비고 제품은 월마트와 코스트코를 포함한 미국 내 8만여 개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습니다.
결국 보몬트 공장은 단순한 식품 생산시설이 아닙니다. 한국 음식의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현지인의 취향을 세밀하게 반영해, 미국인의 일상 속으로 K푸드를 확장하는 전진기지입니다. ‘건강하고 힙해요…미국인들 사로잡은 K푸드 이곳서 만든다’는 말이 어울리는 이유입니다.
한국의 맛에 현지인의 입맛을 더하다 — 건강하고 힙해요…미국인들 사로잡은 K푸드 이곳서 만든다
한국식 만두의 대표 재료는 돼지고기와 부추입니다. 하지만 미국 시장에서는 익숙한 재료가 더 강한 힘을 발휘했습니다. CJ제일제당은 현지 만두 연구개발(R&D)팀을 통해 미국인이 친숙하게 느끼는 치킨과 고수(실란트로)를 만두소에 담았습니다.
그 결과 탄생한 제품이 ‘치킨&실란트로 만두’입니다. 한국식 만두의 기본 틀은 유지하면서도 현지 소비자의 식문화와 선호를 반영한 제품으로, 미국 소비자들에게 자연스럽게 다가갔습니다. 비비고 만두는 2024년 연간 기준 미국 B2C 만두 시장에서 41%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1위를 지키고 있습니다.
현지화는 재료를 바꾸는 데서 끝나지 않습니다. 미국에서 한국 만두는 틱톡 등 SNS를 통해 ‘MANDU’라는 이름으로 소개되며 새로운 음식 문화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얇고 촉촉한 만두피와 재료의 식감을 살린 만두소는 건강하고 세련된 이미지와 맞물리며 중국식·일본식 만두와도 차별화됐습니다.
CJ제일제당의 전략은 ‘한국 그대로’를 고집하는 대신 ‘한국의 맛에 현지인의 취향을 더하는 것’입니다. 한국 음식의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현지 소비자가 편하게 선택할 수 있도록 변화를 주는 방식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현지와 함께 만드는 K푸드’ 전략은 만두를 넘어 다른 제품과 시장에서도 계속 통할 수 있을까요?
Reference
한국경제: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608153046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