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샤넬 대신 산 라오푸골드…중국판 까르띠에 안착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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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 by 한국경제

공모가 40.5홍콩달러였던 라오푸골드 주가는 불과 1년 만에 장중 1109홍콩달러까지 치솟았습니다. 공모가의 27배가 넘는 상승폭입니다. 중국 소비자들이 서구 명품 대신 선택한 것은 단순한 금 장신구가 아니었습니다. 중국의 전통과 부를 동시에 보여주는 새로운 형태의 명품이었습니다.

라오푸골드의 차별점은 고법금 기술에 있습니다. 고법금은 중국 전통 금세공 기법을 활용해 장신구 표면에 깊이와 질감을 더하는 방식입니다. 용, 봉황, 연꽃 등 전통 문양을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재해석하면서 흔한 금은방 제품과 거리를 뒀습니다. 금의 중량과 시세만 비교하는 시장에서 벗어나, 디자인과 장인정신에 값을 매긴 것입니다.

브랜드 전략도 기존 귀금속 업체와 달랐습니다. 라오푸골드는 금을 투자 자산으로만 내세우지 않고, 특별한 날 착용하는 명품이자 소장품으로 포지셔닝했습니다. 중국의 부유층에게 전통 문양은 가족과 문화적 뿌리를 상징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소비 취향을 드러내는 수단이 될 수 있었습니다. 서구 브랜드의 로고보다 중국적인 미감과 희소성을 선호하는 소비자층을 정확히 겨냥한 셈입니다.

금값 상승도 성장에 힘을 보탰습니다. 금 자체의 가치가 오르는 가운데 라오푸골드만의 브랜드 프리미엄까지 더해지면서 소비자와 투자자의 관심이 함께 커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라오푸골드는 ‘황금계의 에르메스’라는 별칭을 얻었고, 중국을 대표하는 고가 주얼리 브랜드로 빠르게 자리 잡았습니다.

다만 높은 주가가 곧 글로벌 명품 브랜드로의 안착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금값이 조정받고 소비 심리가 둔화하면 제품 가격에 포함된 브랜드 프리미엄이 시험대에 오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샤넬 대신 라오푸골드를 선택한 소비자들이 보여준 것은 분명합니다. 중국의 전통과 현대적 취향을 결합한 브랜드라면, 서구 명품과 다른 방식으로도 강력한 충성도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금값이 꺾인 뒤, 진짜 명품이 될 수 있을까 — 샤넬 대신 산 라오푸골드…중국판 까르띠에 안착할까

라오푸골드의 성장 공식은 금값이 오를 때 가장 강력하게 작동했습니다. 금 자체의 가치가 상승하는 데다 전통 문양과 고법금 기술, 정교한 세공을 앞세운 브랜드 프리미엄까지 더해지면서 일반 금은방과 차별화된 명품 주얼리로 자리 잡았기 때문입니다. 한때 주가는 공모가의 27배를 웃돌며 ‘황금계의 에르메스’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금값이 꺾이자 같은 공식은 부담으로 돌아섰습니다. 국제 금값 하락은 보유 재고의 평가 부담을 키우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높은 가격에 형성된 제품을 선뜻 구매하기 어려운 환경을 만듭니다. 고가 소비 시장이 둔화하는 상황에서 브랜드 프리미엄만으로 가격을 계속 지킬 수 있을지가 중요한 시험대가 된 것입니다.

실적이 선방하더라도 재고 부담은 쉽게 사라지지 않습니다. 금값 상승기에 확보한 재고가 많다면 가격 하락 국면에서 수익성과 현금흐름이 동시에 압박받을 수 있습니다. 주가 역시 미래 성장성뿐 아니라 금값과 재고 수준에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라오푸골드가 선택할 수 있는 해법은 명확합니다. 금 시세에 따라 가격 경쟁을 벌이기보다, 가격 자체가 브랜드 가치를 보여주는 신호가 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중국 전통문화와 고법금 기술을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풀어내고, 단순한 금 중량이 아니라 소장 가치와 상징성을 구매하도록 설득해야 합니다.

해외 매장 확대도 같은 맥락입니다. 중국 내 금 소비에 의존하지 않고 글로벌 부유층을 고객으로 확보한다면 금값 변동에 흔들리는 주얼리 업체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명품 브랜드로 평가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해외 시장에서는 중국 전통미가 차별화 요소가 될 수 있는 동시에, 현지 소비자에게 낯선 스타일로 받아들여질 위험도 있습니다.

결국 관건은 ‘금값이 비싸서 잘 팔리는 브랜드’와 ‘금값이 내려가도 사고 싶은 브랜드’의 차이를 증명하는 일입니다. 샤넬 대신 라오푸골드를 선택하는 소비자가 일시적인 금 투자 수요가 아니라 브랜드의 디자인과 이야기, 희소성을 보고 구매한다면 중국판 까르띠에라는 목표에도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금값 상승에 기대온 실적과 주가였다는 평가가 굳어지면 해외 진출 역시 재고 부담을 덜어내기 위한 방어 전략에 그칠 수 있습니다.

라오푸골드의 다음 성적표는 금값이 아니라 가격을 지키는 힘에서 나올 전망입니다.

Reference

한국경제: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608020398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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