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내년 1분기,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플랫폼을 탑재한 차세대 이족보행 휴머노이드 로봇을 공개합니다. LG가 로봇의 몸체와 핵심 부품을 만들고, 엔비디아가 사람의 지시를 이해하고 행동으로 전환하는 ‘두뇌’를 제공하는 방식입니다.
이번 협력에는 엔비디아의 로보틱스 고성능컴퓨팅 플랫폼 젯슨 토르, 휴머노이드 파운데이션 모델 아이작 그루트, 통합 안전 시스템 헤일로스가 활용됩니다. 여기에 LG전자의 액추에이터, LG이노텍의 센서,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가 결합됩니다. 그룹 계열사의 하드웨어 역량과 엔비디아의 AI 기술을 하나로 묶는 ‘원 LG’ 전략입니다.
그렇다면 이 로봇은 실제 현장에서 무엇을 하게 될까요? 우선 공장에서는 부품 운반, 반복 조립, 설비 점검처럼 사람이 수행하기 어렵거나 위험한 작업을 맡을 가능성이 큽니다. LG는 연내 미국 테네시 세탁기 공장 생산라인에 로봇을 투입해 제조 현장 실증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이 과정에서 로봇이 작업 환경을 인식하고, 상황에 맞춰 움직이며, 여러 작업을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지 검증하게 됩니다.
활용 범위는 제조 현장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로봇이 사람의 음성이나 주변 상황을 이해하고 스스로 행동하는 능력을 갖추면, 향후 가정과 상업 공간에서도 물건 운반, 간단한 정리, 안내와 같은 역할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실제 상용화를 위해서는 안전성, 배터리 지속시간, 정교한 동작, 비용 경쟁력 등을 함께 해결해야 합니다.
이번 로봇부터 모빌리티까지…LG·엔비디아 AI 동맹은 단순히 휴머노이드 한 대를 개발하는 프로젝트가 아닙니다. LG는 로봇 데이터를 축적해 자체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을 고도화하고, 엔비디아의 AI 인프라와 결합해 공장과 일상 속에서 작동하는 ‘피지컬 AI’ 생태계를 구축하려 하고 있습니다.
로봇부터 모빌리티까지…LG·엔비디아 AI 동맹: 로봇을 넘어 AI 공장과 자율주행차로
이번 동맹의 목표는 로봇 한 대를 완성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LG와 엔비디아는 로봇이 학습하고 움직이는 제조 현장부터 자율주행차의 판단을 담당하는 컴퓨팅 플랫폼까지, 제조업 전반을 AI 생태계로 전환하려 하고 있습니다.
AI 팩토리로 이어지는 제조 경쟁력
두 회사는 우선 내년 상반기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루빈을 기반으로 LG의 전력·IT 인프라를 검증하는 레퍼런스 사이트를 구축할 계획입니다. 단순한 테스트 공간이 아니라, 향후 대규모 AI 공장을 운영하기 위한 설계와 기술을 실제 환경에서 확인하는 단계입니다.
이후 2028년 상반기에는 충남 천안에 80㎿ 규모의 AI 팩토리를 세울 예정입니다. 엔비디아의 AI 팩토리 플랫폼인 DSX 아키텍처에 LG전자의 냉각 기술,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LS의 전력 솔루션, LG CNS와 LG유플러스의 IT 역량을 결합하는 방식입니다.
AI 팩토리는 기존 공장처럼 제품만 생산하는 공간이 아닙니다. 가상 공간에 실제 공장을 구현한 디지털 트윈을 활용해 로봇과 자율주행 시스템의 AI 모델을 학습·검증하고, 이를 실제 생산라인에 빠르게 적용하는 역할을 합니다. LG가 계열사 역량을 하나로 묶는 ‘원 LG’ 전략을 추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모듈형 건축 방식인 프리패브를 적용해 건설 기간을 20% 이상 단축하려는 계획도 세웠습니다. AI 인프라를 빠르게 구축하고 운영 경험까지 확보하면, 향후 글로벌 기업을 대상으로 AI 팩토리 설계와 구축을 일괄 제공하는 턴키 사업으로 확장할 가능성도 커집니다.
자동차의 두뇌까지 직접 개발
협력 범위는 공장을 넘어 자동차로도 확대됩니다. LG는 엔비디아의 자율주행 플랫폼 드라이브 하이페리온과 차량용 소프트웨어 기술을 결합해 차세대 인공지능중심차량, 즉 AIDV용 고성능컴퓨팅 플랫폼을 개발할 예정입니다.
기존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중심의 전장 사업에서 벗어나 자율주행 기능과 차내 AI 서비스를 통합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자동차가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주행 경로를 판단하는 것은 물론, 탑승자의 명령을 이해하고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움직이는 AI 디바이스’로 진화하는 셈입니다.
결국 LG가 그리는 그림은 명확합니다. 엔비디아가 AI의 두뇌와 플랫폼을 제공하면, LG는 부품·전력·냉각·소프트웨어·제조 현장을 연결합니다. 로봇, AI 팩토리, 자율주행차를 각각의 사업으로 분리하는 대신 하나의 피지컬 AI 생태계로 묶는 전략입니다.
제조업 전체가 AI 중심으로 재편되는 상황에서 하드웨어를 실제 제품과 생산라인으로 구현하는 능력은 중요한 경쟁력이 됩니다. 로봇부터 모빌리티까지…LG·엔비디아 AI 동맹이 주목받는 이유는 두 회사가 기술 협력을 넘어 AI가 현실 세계에서 작동하는 기반 자체를 함께 만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Reference
한국경제: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608142549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