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꼬박꼬박 저축하고 안정적인 직장에 다니는데도 마음은 불안합니다. 친구가 주식으로 큰 수익을 냈다는 소식, 서울 아파트 신고가를 경신했다는 뉴스가 이어지면 ‘나는 왜 아직 제자리일까’라는 생각이 밀려옵니다. 소득이 줄어든 것도 아닌데 오히려 더 가난해졌다고 느끼는 이유입니다.
문제는 절대적인 생활 수준보다 내가 다른 사람과 비교해 어느 위치에 있는가를 끊임없이 확인하게 된다는 데 있습니다. 과거에는 가까운 가족이나 직장 동료가 비교의 기준이었다면, 이제는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훨씬 많은 사람의 수익과 자산을 실시간으로 접합니다. 하지만 화면에 등장하는 것은 대개 성공한 결과이지, 손실과 실패의 과정은 아닙니다.
이런 비교가 반복되면 ‘나만 뒤처지고 있다’는 포모(FOMO·소외 공포)와 상대적 박탈감이 커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상위 20%와 하위 20%의 순자산 격차가 크게 벌어진 상황에서는 성실하게 저축하는 사람조차 자신의 노력이 부족하다고 오해하기 쉽습니다. 주거비와 자산 가격이 빠르게 오르면 월급이 유지되거나 조금 늘어도 체감하는 경제적 여유는 오히려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행복이 소득을 따라가지 못하는 또 다른 이유는 마음을 지탱해 줄 관계가 약해졌기 때문입니다. SNS에서는 수많은 사람과 연결돼 있지만, 힘든 상황을 털어놓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관계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결국 경제적 불안, 자산 격차, 고용에 대한 걱정, 관계망의 약화가 겹치면서 ‘나는 충분히 잘하고 있다’는 감각을 잃게 됩니다.
따라서 비교의 늪에서 벗어나려면 타인의 수익률보다 자신의 재무 목표와 생활의 안정성을 기준으로 삼을 필요가 있습니다. 남의 성공 소식이 곧 나의 실패를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더 많은 비교가 아니라,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저축·지출·관계·휴식의 균형을 되찾는 일입니다.
사람은 많아졌는데, 마음을 기댈 곳은 사라졌다 — 주식 대박난 친구 보면… 대기업 직원도 빠진 비교의 늪
SNS에서는 수백 명과 연결돼 있어도, 정작 무너지는 순간 연락할 사람은 한 명도 없을 수 있습니다. 매일 주식 수익률과 집값 상승 소식을 확인하고, 주식 대박난 친구 보면… 대기업 직원도 빠진 비교의 늪에 빠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타인의 화려한 일상은 끊임없이 보이지만, 자신의 불안과 외로움을 털어놓을 관계는 점점 줄어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SNS 이용률은 80%를 웃돕니다. 그러나 연결의 숫자가 정서적 지지를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한국에서 어려울 때 도움을 청할 사회적 지원 관계망이 없는 사람의 비율은 약 20.64%로, OECD 38개국 가운데 가장 높았습니다.
과거에는 가족이나 직장 동료가 마음을 기댈 울타리 역할을 했습니다. 하지만 능력과 평가를 중심으로 한 조직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동료는 협력자이면서 동시에 경쟁자가 됐습니다. 회사에서 힘든 일을 털어놓기 어렵고, 친구에게조차 경제적 격차와 성공을 의식하게 되면서 고립감은 더 커집니다.
결국 SNS는 관계를 넓혔지만, 외로움을 해결하지는 못했습니다. 비교를 멈추기 어려운 사회에서 무너진 관계망은 우울감과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마음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친구 수’가 아니라, 성과와 조건을 내려놓고 서로의 어려움을 들어줄 수 있는 한 사람의 관계일지 모릅니다.
Reference
한국경제: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60812745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