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에 휴대전화를 갖다 대자 화면 속 주사기의 약물이 조금씩 줄어듭니다. 용량까지 선택할 수 있지만, 실제로 피부를 뚫는 바늘도 약물도 없습니다. 비대면 진료 플랫폼 닥터나우가 선보인 가상 비만치료제 체험 서비스 ‘마음자로’입니다.
마음자로는 이름부터 미국 제약사 일라이릴리의 비만·당뇨병 치료제 마운자로를 떠올리게 합니다. 하지만 실제 치료제가 아닌 디지털 콘텐츠입니다. 이용자는 화면에서 원하는 용량을 고른 뒤 휴대전화를 배에 대고 가상으로 주사를 맞습니다. 기존 가격 35만 원에는 취소선이 그어지고, 이용 가격은 ‘0원’으로 표시됩니다.
이 서비스가 등장한 배경에는 비만치료제에 대한 높은 관심과 동시에 비용·부작용을 둘러싼 망설임이 있습니다. 위고비나 마운자로 같은 치료제를 알아보면서도 선뜻 투약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마음자로는 부담 없이 경험할 수 있는 이색적인 대안처럼 다가온 것입니다. 온라인에서는 “공짜에 부작용도 없다”, “마운자로를 이기는 신약”이라는 농담 섞인 반응도 나왔습니다.
물론 마음자로를 맞는다고 지방이 직접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지금 다이어트를 시작했다’는 자기 암시가 식사량을 조절하거나 운동을 시작하는 계기가 될 가능성은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를 플라시보 효과의 한 형태로 설명합니다. 실제 약물이 아니더라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행동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가상 주사나 특정 콘텐츠만으로 체중이 감소한다는 과학적 근거는 부족합니다. 디지털 다이어트가 의미를 가지려면 식습관 관리와 신체 활동 같은 현실의 변화가 반드시 뒤따라야 합니다. 결국 마음자로는 비만치료제를 대신하는 주사가 아니라, 다이어트를 시작하게 만드는 심리적 장치에 가깝습니다.
살을 빼는 것은 주파수일까, 믿음일까 — 마운자로 대신 마음자로 맞고 주파수 듣고…디지털 다이어트의 세계
‘카리나처럼 예뻐지는 주파수’, ‘영원히 살 안 찌는 체질이 되는 소리’ 같은 영상이 유튜브에서 수십만 회의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잠을 자며 특정 소리를 듣거나, 반복해서 영상을 시청하면 식욕이 줄고 외모까지 달라진다는 설명입니다.
이런 흐름은 ‘마운자로 대신 마음자로 맞고 주파수 듣고…디지털 다이어트의 세계’라는 최근의 현상을 잘 보여줍니다. 실제 약물을 투여하지 않는 가상 주사와 과학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은 주파수 콘텐츠가 다이어트 방법으로 소비되고 있는 것입니다.
믿음이 행동을 바꾸는 플라시보 효과
가상 주사나 주파수가 지방을 직접 태우거나 체질을 바꾸는 것은 아닙니다. 특정 소리만으로 체중이 줄어든다는 과학적 근거도 부족합니다. 그럼에도 이용자가 변화를 느끼는 이유 중 하나로 플라시보 효과를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플라시보 효과는 실제 치료나 약물이 아니더라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신체와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입니다. “이제 다이어트를 시작했다”고 인식하면 식사량을 조절하거나 운동을 시작하는 등 생활 습관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즉, 화면 속 가상 주사와 이어폰 속 주파수가 직접 체중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계기로 현실의 선택이 바뀌는 것입니다.
디지털 다이어트보다 중요한 현실의 습관
문제는 가상 주사나 주파수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경우입니다. 영상을 듣는 것만으로 살이 빠진다고 믿으면 식단 관리와 신체 활동을 소홀히 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이를 다이어트를 시작하기 위한 심리적 장치로 활용한다면 일정한 도움을 받을 가능성은 있습니다.
결국 체중 감량의 핵심은 주파수의 종류나 가상 주사의 용량이 아닙니다. 섭취하는 음식과 양을 돌아보고, 꾸준히 움직이며, 충분한 수면을 확보하는 현실적인 습관에 있습니다. 디지털 콘텐츠는 시작을 돕는 계기가 될 수 있지만, 변화를 완성하는 것은 매일의 행동입니다.
Reference
한국경제: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607305805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