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팬 아빠 전경철, 시한부에도 아들 위해 전국 1000곳을 찾아다닌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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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암 말기 시한부 선고를 받은 한 아버지는 자신의 치료보다 더 급한 일을 시작했습니다. 자신이 세상을 떠난 뒤에도 27세 중증 자폐 아들이 살아갈 곳을 찾는 일이었습니다.

고 전경철 작가, 이른바 피터팬 아빠가 마지막까지 붙잡았던 질문은 단순하면서도 절박했습니다.

“내가 없으면, 이 아이는 어디에서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

그의 아들은 정신연령이 두세 살 무렵에 머문 중증 자폐인으로 알려졌습니다. 아버지는 아들을 동화 속에서 어른이 되지 않는 소년처럼 ‘피터팬’이라 불렀습니다. 장애를 낙인처럼 설명하기보다, 아들의 순수한 시간을 자신만의 언어로 품으려 했던 이름이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동화가 아니었습니다. 보호자가 병들고 늙고 세상을 떠난 뒤에도 성인 중증 발달장애인이 살아갈 수 있는 안정적인 주거와 돌봄 환경을 찾는 일은 가족 한 사람의 힘만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과제였습니다.

피터팬 아빠는 남은 시간을 쪼개 전국의 발달장애인 보호 시설과 공동체를 찾아다녔습니다. 약 1,000곳의 문을 두드렸다는 이야기는 한 아버지의 헌신을 보여주는 동시에, 더 큰 현실을 드러냅니다. 부모가 직접 정보원과 상담가, 행정가, 협상가가 되어야만 자녀의 미래를 겨우 설계할 수 있는 구조 말입니다.

그가 찾았던 것은 단지 잠잘 공간이 아니었습니다. 아들이 낯선 환경에서 방치되지 않고, 일상을 유지하며, 존중받는 한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결국 아들은 최중증 발달장애인 공동체 마을에 자리를 잡았지만, 모든 가족이 같은 기회를 얻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피터팬 아빠의 이야기는 감동적인 부성애에만 머물 수 없습니다. 부모의 죽음 이후를 준비하는 일이 왜 한 가족의 필사적인 탐색에 맡겨져야 하는지, 성인 발달장애인의 삶을 누가 함께 책임져야 하는지 묻기 때문입니다.

아버지가 떠난 뒤, 피터팬은 어디로 가야 할까요. 이 질문의 답은 더 이상 한 아버지만 찾아서는 안 됩니다. 사회가 함께 찾아야 할 답입니다.

피터팬 아빠, 멈춘 시간 속에서 발견한 행복

정신연령이 두세 살 수준에 머문 아들을 바라보며, 많은 사람은 먼저 고단함과 비극을 떠올립니다. 27세가 된 아들이 여전히 일상적인 의사소통과 돌봄에 큰 도움을 필요로 한다는 현실은 분명 가볍지 않습니다. 그러나 전경철 작가에게 아들은 단지 ‘돌봐야 할 존재’가 아니었습니다.

그는 아들이 자신에게 20년이 넘는 행복을 안겨줬다고 말했습니다. 간암 말기라는 절박한 상황에서도 자신의 병보다 아들이 살아갈 미래를 더 걱정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삶의 무게가 컸던 만큼, 함께한 시간의 의미 역시 깊었습니다.

‘피터팬’이라는 이름에 담긴 아버지의 언어

전경철 작가는 아들을 ‘피터팬’이라고 불렀습니다. 동화 속 피터팬처럼 순수한 마음을 간직한 채 어른이 되지 않는 아이처럼 느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자신은 자연스럽게 피터팬 아빠가 됐습니다.

이 이름은 장애를 낙인이나 결핍의 언어로만 설명하지 않으려는 아버지의 선택이었습니다. 아들의 발달이 멈춘 현실을 외면한 표현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그 현실을 매일 마주하면서도, 아들을 한 사람의 고유한 존재로 사랑하기 위해 만든 언어에 가까웠습니다.

“고마웠어, 아들. 날 행복하게 해줘서.”

그가 남긴 말은 돌봄을 오직 희생과 헌신으로만 바라보는 시선을 돌아보게 합니다. 물론 장애 자녀를 키우는 일상에는 경제적 부담, 신체적 피로, 미래에 대한 불안이 함께합니다. 하지만 그 안에는 웃음과 애착, 반복되는 일상에서만 생겨나는 깊은 유대도 존재합니다.

사랑의 언어가 가려서는 안 되는 현실

다만 ‘피터팬’이라는 따뜻한 별명만으로 현실의 어려움까지 낭만화해서는 안 됩니다. 아들이 어른이 된 뒤에도 지속적인 돌봄이 필요하다는 사실, 그리고 보호자인 부모가 늙거나 병들었을 때 돌봄이 단번에 흔들릴 수 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피터팬 아빠의 이야기가 특별히 마음을 울리는 이유는, 사랑이 매우 컸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한 아버지가 자신의 죽음을 앞두고도 아들의 거처를 찾아 전국을 헤매야 했던 현실이 함께 있기 때문입니다.

그가 말한 20년의 행복은 결코 고통이 없었다는 뜻이 아닙니다. 힘겨운 현실 속에서도 아들을 사랑했고, 그 사랑이 삶을 버티게 했다는 뜻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피터팬 아빠의 이야기는 감동으로 끝나서는 안 됩니다. 부모의 사랑이 홀로 감당하던 시간을, 이제는 사회가 함께 이어받아야 한다는 질문으로 남아야 합니다.

피터팬 아빠, 죽음을 앞두고 전국 1000곳의 문을 두드리다

간암 말기 판정과 함께 남은 시간이 약 6개월이라는 말을 들은 아버지에게 가장 큰 공포는 병 자체가 아니었습니다. 자신이 떠난 뒤, 홀로 남을 아들이 어디에서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을지 알 수 없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래서 피터팬 아빠 전경철 작가는 치료와 삶의 마지막 시간을 아들의 미래를 찾는 일에 쏟았습니다. 그는 성인 중증 발달장애인이 생활할 수 있는 보호시설과 공동체를 찾아 전국 1000여 곳의 문을 두드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숫자는 단지 한 아버지의 헌신을 보여주는 기록이 아닙니다. 평생 돌봄이 필요한 가족이 제도의 도움을 받기 위해 얼마나 긴 탐색과 확인, 설득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현실의 숫자이기도 합니다.

시설을 찾는 일이 왜 이렇게 어려웠을까

성인 중증 발달장애인을 위한 거처는 단순히 빈자리가 있는 시설이면 충분하지 않습니다. 개인의 특성과 돌봄 수준, 의료적 필요, 의사소통 방식, 공격·자해 행동 여부, 지역과 가족의 접근성까지 모두 고려해야 합니다.

하지만 필요한 정보를 한곳에서 확인하고, 적합한 서비스를 연결받을 수 있는 체계는 여전히 부족합니다. 결국 부모는 인터넷 검색부터 전화 문의, 현장 방문, 입소 가능 여부 확인까지 직접 해야 합니다. 돌봄이 가장 절실한 가족이 동시에 정보 탐색가이자 행정 담당자, 협상가가 되는 셈입니다.

“내가 없는 뒤에 아이가 어디서 어떻게 살지”를 걱정해야 했던 시간은, 한 개인의 불안이 아니라 공적 돌봄의 빈틈을 드러낸 시간이었습니다.

1000곳의 문이 남긴 질문

피터팬 아빠의 여정 끝에 아들은 최중증 발달장애인 공동체 마을에 정착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모든 가족이 방송의 관심과 후원, 사회적 연결을 통해 같은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누군가는 부모가 건강할 때 미리 준비할 여유가 없고, 누군가는 정보 자체를 찾지 못합니다. 또 누군가는 적절한 시설이나 지역사회 돌봄 서비스를 발견해도 대기와 비용, 지역 격차라는 벽 앞에서 멈춥니다.

그래서 이 이야기는 “위대한 아버지의 사랑”으로만 기억되어서는 안 됩니다. 한 가족이 죽음을 앞둔 순간까지 전국을 헤매지 않아도 되도록, 성인 중증 발달장애인의 주거와 돌봄을 연결하는 공적 시스템이 작동해야 한다는 요구로 이어져야 합니다.

피터팬 아빠의 여정이 드러낸 사회의 빈틈

아들은 결국 최중증 발달장애인 공동체 마을에 안착했습니다. 그러나 이 결말을 ‘해피엔딩’이라고 부르기에는 마음 한편이 무겁습니다. 한 아버지가 간암 말기라는 절박한 시간 속에서 전국의 시설 1000여 곳을 직접 찾아다닌 끝에 얻은 안식처였기 때문입니다.

고 전경철 작가, 이른바 피터팬 아빠의 이야기는 개인의 헌신으로 완성된 감동담이 아닙니다. 오히려 한 가족이 안전한 돌봄을 확보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정보력, 체력, 시간, 연결망을 필요로 하는지 보여주는 기록입니다.

개인의 노력에 맡겨진 ‘돌봄 찾기’

성인 중증 발달장애인이 부모 사후에도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곳을 찾는 일은 단순히 시설 목록을 검색하는 문제가 아닙니다. 실제 생활 환경은 어떤지, 개별 지원이 가능한지, 장기 거주가 가능한지, 가족과의 소통은 원활한지까지 하나씩 확인해야 합니다.

하지만 지금의 현실에서는 많은 부모가 이 과정을 홀로 감당합니다.

  • 어디에 어떤 서비스가 있는지 알기 어렵고
  • 지역마다 지원 기준과 인프라가 다르며
  • 대기 기간과 입소 조건은 복잡하고
  • 부모의 건강이 악화된 뒤에야 급하게 대안을 찾는 경우도 많습니다.

피터팬 아빠가 수많은 문을 두드려야 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필요한 것은 ‘좋은 시설 한 곳’이 아니라, 가족이 위기 이전에 자신의 상황에 맞는 돌봄 경로를 안내받을 수 있는 체계입니다.

돌봄은 운 좋게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권리로 연결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부모의 체력과 인맥이 안전을 결정해서는 안 된다

누군가는 관련 정보를 잘 알고, 지역 네트워크를 활용하고, 여러 기관을 방문할 시간과 경제적 여유를 가질 수 있습니다. 반면 누군가는 생계와 돌봄을 동시에 책임지느라 상담 전화 한 통을 할 여유조차 없을 수 있습니다.

이 차이가 결국 장애인의 주거와 돌봄의 질을 가른다면, 그것은 개인의 준비성 문제가 아니라 사회 시스템의 문제입니다.

특히 중증 발달장애인의 경우에는 보호자의 노령, 질병, 사망이 곧바로 돌봄 공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부모가 더 열심히 준비해야 한다’는 조언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부모가 건강할 때부터 미래를 함께 설계할 수 있도록 공공기관이 상담·연계·주거 정보를 통합 제공해야 합니다.

필요한 것은 ‘사후 대책’이 아닌 평생 돌봄 설계

피터팬 아빠의 마지막 여정은 우리에게 분명한 질문을 남깁니다. 왜 한 사람이 삶의 마지막 시간을 자신의 아들이 살아갈 장소를 찾는 데 모두 써야 했을까요?

이제는 다음과 같은 제도적 변화가 필요합니다.

  • 평생 돌봄 상담 체계: 장애 특성과 가족 상황을 반영해 주거·의료·활동지원 계획을 함께 설계하는 서비스
  • 돌봄 정보 통합 플랫폼: 지역별 시설, 공동생활가정, 지원주택, 대기 현황 등을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공공 정보망
  • 부모 사후 긴급지원 연계: 보호자의 입원·사망 등 위기 상황에서 즉시 작동하는 주거 및 돌봄 안전망
  • 지역사회 기반 선택지 확대: 시설 입소만이 아닌 지원주택, 공동체 주거 등 다양한 삶의 방식을 선택할 수 있는 환경

한 아버지의 필사적인 노력으로 만들어진 안착은 소중합니다. 그러나 그 소중한 결말이 누군가에게만 가능한 예외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피터팬 아빠를 기억하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다음 가족이 1000개의 문을 두드리지 않아도 되는 사회를 만드는 일일 것입니다.

피터팬 아빠가 남긴 마지막 숙제, 돌봄은 누가 이어갈 것인가

임종을 앞둔 전경철 작가는 아들에게 이렇게 마음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고마웠어, 아들. 날 행복하게 해줘서.”

중증 자폐를 지닌 아들을 20년 넘게 홀로 돌본 아버지의 마지막 인사는, 돌봄을 희생과 고통만으로 설명할 수 없게 합니다. 아들은 그에게 걱정의 대상이기 전에 삶의 기쁨이었고, 끝까지 지켜주고 싶은 가족이었습니다.

하지만 피터팬 아빠가 떠난 뒤에도 가장 무거운 질문은 남았습니다. 부모가 병들고, 늙고, 세상을 떠난 뒤 성인 중증 발달장애인은 어디에서 누구와 살아가야 할까요?

한 부모의 부재가 삶 전체의 위기가 되지 않으려면

전경철 작가는 자신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아들이 머물 수 있는 곳을 찾기 위해 전국의 시설과 공동체를 직접 알아봤습니다. 한 사람이 죽음을 준비하면서 해야 했던 일은 단순히 거처를 찾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 아들의 일상을 이해해 줄 사람을 찾고
  • 낯선 환경에서도 안전하게 지낼 방법을 확인하며
  • 의료·돌봄·주거가 끊기지 않을 미래를 설계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준비가 모든 가족에게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정보는 흩어져 있고, 적합한 주거 공간은 부족하며, 돌봄 서비스를 연결하는 과정도 복잡합니다. 보호자 한 명이 사실상 행정가이자 상담가, 협상가가 되어야 하는 현실은 너무 가혹합니다.

부모의 부재가 곧바로 장애인의 삶 전체를 흔드는 위기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돌봄은 가족의 헌신에만 기대는 일이 아니라, 사회가 함께 책임져야 할 권리의 문제입니다.

감동을 넘어, 사회가 해야 할 변화

피터팬 아빠의 이야기를 오래 기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눈물로 끝내지 않는 것입니다. 그가 홀로 감당했던 과정을 공적 시스템이 대신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우선 필요한 것은 성인 중증 발달장애인을 위한 안정적인 평생 주거와 돌봄 선택지입니다. 시설 입소만이 유일한 답이 아니라, 소규모 공동체 주거, 지원주택, 지역사회 기반 돌봄 등 개인의 특성과 욕구에 맞는 다양한 모델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또한 부모가 위급한 상황에 놓이기 전에 상담과 주거 연계, 돌봄 계획을 지원하는 통합 케어 안내 체계도 필요합니다. 누군가가 전국을 수백, 수천 곳씩 찾아다니지 않아도 되는 사회여야 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성인 발달장애인을 ‘부모가 없으면 보호해야 할 사람’으로만 보지 않는 시선입니다. 그들도 자신의 일상과 관계, 익숙한 공간을 가질 권리가 있는 시민입니다. 돌봄의 목표는 단지 생존을 유지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 존엄하게 살고, 선택하며, 관계 속에서 살아갈 수 있게 하는 것에 있습니다.

피터팬 아빠가 남긴 “고마웠어, 아들”이라는 말은 한 아버지의 작별 인사이자 우리 사회를 향한 질문입니다. 이제 그 질문에 답할 차례는 가족 한 사람의 몫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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