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은 혹시 한국 연구자들이 수행하는 연구가 모두 성공적이고 완벽하다고 믿고 계신가요?
99.5%라는 믿기 힘든 연구 성공률은 어느 순간부터 우리의 상식을 뒤흔들어 놓았습니다. 2016년 국회에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5년까지 한국의 정부 출연연구기관이 수행한 연구과제 중 실패로 판정된 과제는 단 13개에 불과했고, 그 성공률은 사실상 100%에 가까웠습니다. 과연 이 높은 성공률은 자랑스러운 과학 성과의 결과일까요? 아니면 실패에 대한 두려움과 기피 현상이 만들어낸 왜곡일까요?
한국은 실패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보다는, 실패 자체를 피하려는 연구 문화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연구자는 실패 확률이 높은 도전적인 연구보다는, 확실히 될 것 같은 단기 성과 중심의 연구를 선호하고, 이는 연구 실패를 인정하거나 경험으로 삼는 문화를 저해합니다. 그 결과, 실제로는 성공률이 훨씬 낮은데도, 통계상으로는 ‘완벽한’ 연구 성과만을 보고하게 되는 아이러니가 벌어지는 셈입니다.
이와 대조적으로, 중국과 미국의 연구 환경은 실패를 자연스러운 성공의 일부로 받아들입니다. 미국은 15~20% 정도의 낮은 성공률을 유지하지만, 실패를 데이터로 축적하고 위험을 감수하는 문화를 통해 혁신을 이끌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NIH의 연구 투자 방식을 보면, 성공보다는 도전적이고 실패를 허용하는 연구에 무한한 지원이 이어지고 있으며, 이러한 배경에서 코로나19 백신 등 글로벌 혁신 성과들이 탄생한 것이죠.
이처럼 실패 확률 높은 연구를 기피하는 우리의 현실은 과연 지속 가능할까요? 실패를 두려워하는 문화 아래에서는 진정한 도전 정신이나 혁신은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과학계 전문가들은 “실패를 허용하는 연구 환경이야말로 장기적 발전과 창의성을 키우는 핵심”이라며, 기존의 성공률 중심 평가 시스템 대신 실패를 성장의 기회로 삼는 변화가 시급하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한국 연구개발의 높은 성공률에는 성공 가도를 달리게 하는 ‘안전 장치’가 숨어 있으며, 이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과 기피, 그리고 부실한 평가 구조에서 비롯된 아이러니한 결과입니다. 글로벌 연구 환경의 패러다임 전환이 요구되는 지금, 진정한 혁신은 실패를 포용하는 자세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때입니다.
세계는 실패를 어떻게 받아들이나: 미국, 중국, 네덜란드의 사례
최근 국내 연구 환경의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실패 확률 높은 연구 기피하는 韓” 현상. 하지만 세계는 어떤 방식으로 연구 실패를 바라보고 있을까요? 미국, 중국, 네덜란드의 연구 문화를 살펴보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태도가 바로 혁신을 이끄는 핵심임을 알 수 있습니다.
먼저 미국의 사례를 살펴보면, NIH(국립보건원)는 약 17.8%의 낮은 성공률을 유지하면서도 실패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실패를 평가의 기준이 아니라,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연구를 촉진하는 계기로 삼아 매번 새로운 시도를 권장하죠. 이러한 문화 덕분에 코로나19 백신과 같은 글로벌 혁신 성과가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미국 연구기관은 실패를 인정하고, 오히려 실패가 성공으로 가는 디딤돌임을 인정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한편, 중국은 ‘룽춰지즈’와 ‘진즈몐쩌’라는 실패를 용인하는 정책 용어를 통해 실패 개념 자체를 정면으로 수용합니다. 실패한 과정을 데이터로 기록하고, 책임을 묻지 않는 책임 면제 시스템 아래에서 끊임없이 투자하며 결국 성공에 가까워집니다. 이는 “책임을 지지 않고 전력 투구하면 실패마저 책임지지 않는다”는 중국적 관습이 반영된 결과로, 실패를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받아들이는 문화의 힘입니다.
또 다른 성공 사례는 네덜란드입니다. 이곳은 실패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장기적이고 끈기 있게 연구에 투자합니다. EUV(극자외선) 노광장비, 친환경 페인트 등 세계적 수준의 기술들이 낮은 성공 확률을 극복하며 탄생한 것도 바로 실패를 허용하는 연구문화 덕분입니다. 실패를 통해 교훈을 얻고 다음 도약으로 연결하는 문화가, ‘장기 투자와 지속 가능성’을 핵심으로 성장 동력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이렇듯 해외 선진국들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연구 문화와 정책을 통해 지속가능한 혁신을 이끌고 있습니다. 반면, 국내는 실패 확률 높은 연구를 기피하며 책임 소재를 불분명히 하는 시스템 아래, 단기 성과에 치우치는 현실이 문제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죠. 미국과 중국, 네덜란드의 사례는 우리에게 무엇을 시사할까요? 실패를 성공의 밑거름으로 받아들이는 문화, 그리고 그에 맞춘 제도와 지원체계 구축이야말로 미래 경쟁력의 열쇠라는 사실입니다.
한국이 바꿔야 할 연구 환경과 평가 시스템: 실패 확률 높은 연구 기피하는 韓…中은 전력 다하면 책임 안 물어
한국 과학계의 현실은 참담할 정도로 실패를 기피하는 문화로 점철되어 있습니다. 2013~2015년 한국의 정부출연연구기관에서 성공률이 100%에 가까운 수치는 단순한 자랑이 아니라, 오히려 혁신을 가로막는 심각한 문제를 드러냅니다. 연구자들은 실패를 두려워하고, 단기 성과에만 몰입하며 도전보다는 안정성을 택하는 생태계가 만연하다는 것이지요.
반면, 중국과 미국 등의 선진국들은 실패를 허용하는 문화를 적극 수용하며 진보적 연구 환경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NIH와 NSF는 실패를 평가하는 대신 연구 과정의 성실성과 혁신성을 중시하며, 실패 과정에서 얻은 데이터를 후속 연구에 적극 반영합니다. 이로 인해 코로나19 백신 개발 등에서는 엄청난 성과를 이루어낼 수 있었죠.
한국이 놓치고 있는 핵심 열쇠는 바로 ‘실패를 인정하는 문화’입니다. 실패를 용인하고, 실패를 통해 배운 교훈을 다음 도전에 이어가는 시스템이 바로 혁신의 근간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연구 과제 중심 제도(PBS)’는 단기 성과만을 집중하게 만들어, 장기적이고 도전적인 연구를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실제로 PBS는 연구자들이 실패를 감수하며 도전하는 것을 막고, 실패 시 바로 퇴출로 이어지는 구조로 작동하기 때문에, 실패 확률 높은 연구 기피 현상이 심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 같은 현실을 개선하려면, 국내 연구 평가 시스템의 근본적인 전환이 필요합니다. 미국과 네덜란드처럼 실패를 허용하는 연구 문화와 제도를 도입하고, 연구자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창의적이고 위험 부담이 큰 연구에 도전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한국 과학은 글로벌 경쟁 속에서 다시 한 번 도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실패를 두려워하는 지금의 구조를 바꾸지 않는 한, 한국은 ‘실패 확률 높은 연구’를 기피하는 나라라는 오명을 벗기 힘들 것입니다.
한국이 진정한 혁신의 길로 나아가려면, 실패를 통해 더 큰 성공을 만든다는 인식을 근본부터 바꿔야 하는 시점입니다. 그것이 바로 우리나라가 잃어버린 기회를 되찾는 길이자, 글로벌 연구 경쟁력 강화의 핵심 열쇠일지도 모릅니다.
Reference
한국경제: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50715014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