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넷플릭스 역사상 최고의 흥행 기록을 세운 ‘오징어게임’이 시즌3에서 예상치 못한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1000억 원에 달하는 제작비와 확장된 세계관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오히려 이러한 요소들이 작품의 몰입도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왜 ‘커졌지만 텅 빈’ 느낌을 주게 된 것일까요?
시즌3의 가장 큰 문제점은 캐릭터의 과잉과 그로 인한 서사의 산만함입니다. 더 많은 인물을 등장시키고 각자의 이야기를 풀어내려 했지만, 결과적으로 핵심 캐릭터들의 존재감이 희석되고 전체적인 스토리 라인이 흐려졌습니다. 시즌1에서 볼 수 있었던 긴박감 넘치는 전개와 예측불가한 반전의 묘미가 사라진 것입니다.
특히 아쉬운 점은 시즌2에서 나름의 존재감을 보여줬던 캐릭터들이 시즌3 초반 대규모 학살극을 통해 허무하게 사라진다는 것입니다. 이는 시청자들의 기대를 저버리고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오징어게임 시즌3’은 스케일은 커졌지만 정작 담아내야 할 감정과 서사의 밀도는 옅어진 작품이 되고 말았습니다. 블록버스터 시리즈의 후속작들이 흔히 빠지는 함정에 ‘오징어게임’ 역시 빠진 것이죠. 이는 우리에게 작품의 본질적 가치가 무엇인지, 그리고 관객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합니다.
빛과 그림자: 잊힌 캐릭터와 남은 여운 – “그 많은 캐릭터는 다 어디 갔나”
오징어게임 시즌3는 방대한 규모와 화려한 연출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지만, 동시에 “커졌지만 텅 빈” 느낌을 주며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수많은 등장인물들이 스쳐 지나가는 동안, 우리는 그들의 이야기에 깊이 공감하지 못한 채 허무함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이 거대한 인물 군상 속에서도 빛나는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사라진 캐릭터들의 허무한 퇴장
시즌2에서 존재감을 보여줬던 용궁선녀와 박민수의 갑작스러운 퇴장은 많은 시청자들을 당혹스럽게 했습니다. 특히 용궁선녀는 초월적 시선을 가진 캐릭터로 기대를 모았지만, 결국 단순한 사기꾼으로 밝혀져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이러한 캐릭터들의 허무한 퇴장은 시리즈의 몰입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었습니다.
인간성을 지킨 빛나는 캐릭터들
그러나 모든 것이 어둡지만은 않았습니다. 트랜스젠더 120번 조현주와 강애심의 캐릭터는 시청자들의 마음속에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조현주는 끝까지 인간성을 잃지 않은 모습으로, 강애심은 예상을 뒤엎는 복잡한 모성애를 보여주며 작품에 깊이를 더했습니다.
풀리지 않은 물음표, 황준호의 존재
한편, 황준호 캐릭터의 존재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있습니다. 시즌3에서도 그의 수색은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고, 프론트맨인 형과의 관계도 제대로 다뤄지지 않았습니다. 황동혁 감독은 준호의 역할에 대해 나름의 설명을 제시했지만, 많은 시청자들에게는 여전히 미진한 부분으로 남아있습니다.
오징어게임 시즌3는 “커졌지만 텅 빈” 느낌을 주며 많은 캐릭터들을 소비했지만, 동시에 인간성의 마지막 불꽃을 보여준 캐릭터들을 통해 우리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과연 우리는 이 극한의 상황 속에서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 선택은 우리의 인간성을 어떻게 정의할까? 이는 결국 시리즈가 던지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일 것입니다.
Reference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506308803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