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 200년 전에 쓴 조선 후기의 일기가 2025년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줄 수 있을까? 국립정동극장의 창작 음악극 ‘어느 볕 좋은 날’은 이 흥미로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 나선다.
유만주라는 평범한 선비의 일상 기록이 현대인의 마음을 사로잡는 비밀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우리의 일상과 크게 다르지 않은 그의 소소한 경험들에 있다. 공부방으로 가는 길에 본 야생화, 재미있는 책을 읽기 위해 친척 집을 방문하는 모습 등은 오늘날 우리가 SNS에 올리는 일상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 작품은 단순히 과거의 기록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는다. 배우들이 자신의 실제 일기를 공유하고, 관객들의 다양한 반응을 예상하며 소통하는 방식은 관객과 무대 사이의 벽을 허물어 더욱 친밀한 경험을 선사한다.
‘어느 볕 좋은 날’은 200년 전 쓰인 일상의 기록을 현대적 음악극으로 재해석하며, 시대를 초월한 인간의 보편적 감정과 경험을 조명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과거의 기록이 단순한 역사적 자료를 넘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위로와 공감을 줄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
이 작품은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우리가 남기는 일상의 기록들은 200년 후의 누군가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갈까? 그리고 그들은 우리의 삶에서 어떤 공감과 위로를 찾아낼 수 있을까? ‘어느 볕 좋은 날’은 이러한 생각을 통해 우리의 일상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고전과 오늘의 경계, ‘일기’로 연결된 시간의 다리
200년 전 쓰인 일상의 기록이 음악극으로 재탄생한 ‘어느 볕 좋은 날’은 고전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흔히 고전이라고 하면 거창하고 난해한 이야기를 떠올리기 쉽지만, 이 작품은 우리의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귀중한 가치를 지닐 수 있는지를 일깨워줍니다.
조선 후기 문인 유만주의 일기 『흠영』을 바탕으로 한 이 음악극은 단순히 과거의 기록을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배우들과 관객들이 함께 ‘쓰고’ ‘읽는’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냅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200년이라는 시간의 간극을 뛰어넘어 한 인간의 내밀한 생각과 감정에 공감하게 됩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이 작품이 ‘일기’라는 매체를 통해 과거와 현재를 연결한다는 것입니다. 유만주의 일기에 담긴 소소한 일상의 모습들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SNS 글이나 블로그 포스팅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시대를 초월한 인간의 보편적인 감정과 경험을 발견하게 됩니다.
‘어느 볕 좋은 날’은 고전이 꼭 멀고 어려운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합니다. 오히려 우리의 일상 속에서 고전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 작품을 통해 관객들은 자신의 일상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고, 그 속에서 의미를 찾아가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Reference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506170442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