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상품 수출의 72%는 미국으로 향합니다. 그런데 미국의 관세 압박과 정책 불확실성이 커지자 캐나다는 22년 만에 국가안보 전략을 새로 세우고 유럽연합(EU)과 협력 확대에 나섰습니다. 오랜 동맹을 끊겠다는 뜻일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미국과의 관계를 버리기보다 한쪽에 지나치게 기대지 않으려는 생존 전략에 가깝습니다.
캐나다는 2004년 이후 처음 마련한 포괄적 국가안보 전략에서 안보의 범위를 군사력 너머로 넓혔습니다. 핵심 광물과 에너지뿐 아니라 반도체, 백신, 통신, 결제 체계도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할 역량으로 꼽았습니다. 사이버 공격이나 무역의 무기화가 주권을 위협할 수 있는 만큼, 경제안보와 국가안보를 따로 볼 수 없다는 판단입니다.
이 변화의 바탕에는 과거의 안전판에 대한 의문이 있습니다. 지리적 조건과 긴밀한 경제 통합, 국제 규칙이 캐나다를 지켜줄 것이라는 믿음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특히 미국과의 깊은 경제적 연결은 이점인 동시에 취약점이 될 수 있습니다. 수출의 대부분이 미국 시장에 집중된 상황에서 관세 압박이 커지면 충격도 커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캐나다는 미국과의 협력을 유지하면서도 파트너를 넓히려 합니다. EU와는 무역·기술·핵심 자원·금융·안보·인적 교류 등 여섯 분야의 협력을 추진하고, 인공지능 연구와 핵심 광물 투자 같은 구체적인 사업도 논의했습니다. 다만 EU 준회원국 구상은 아직 합의되지 않았고, 미국 의존도를 낮추는 데도 시간이 필요합니다.
결국 ‘미국, 이제 버릴 때 됐다’는 표현은 캐나다의 실제 선택을 온전히 설명하지 못합니다. 핵심은 동맹의 단절이 아니라 의존의 분산입니다. 캐나다가 새 안보 전략과 EU 협력을 통해 얼마나 실질적인 대안 시장과 공급망을 만들어낼지가 앞으로의 관건입니다.
“미국, 이제 버릴때 됐다”…22년만에 맘바꾼 캐나다 다음 파트너는 EU…동맹의 약속과 현실의 벽
핵심 광물과 에너지뿐 아니라 반도체·백신·통신·결제 체계까지 국가안보의 일부가 된 시대입니다. 캐나다는 미국과의 협력을 유지하면서도 의존을 분산하기 위해 유럽연합(EU)과 손을 잡았습니다. 새 동맹은 무역·기술·핵심 자원·금융·안보·인적 교류 등 여섯 분야의 협력을 넓히겠다는 약속입니다.
합의에는 구체적인 협력 과제도 담겼습니다. 캐나다는 유럽의 고성능 컴퓨팅 공동 사업에 참여하고, 양측은 인공지능 연구개발과 디지털 무역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유럽투자은행의 캐나다 핵심 자원 투자를 촉진할 협정 협상도 마무리했습니다. LNG 수출 타당성 조사와 결제 시스템 연결은 후속 작업으로 남아 있습니다.
다만 동맹의 외연을 넓히는 일은 합의문 한 장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마크 카니 총리가 추진한 EU ‘준회원국’ 구상은 법적 의미가 분명하지 않고, 일부 회원국의 반대도 있어 최종 공동성명에서 빠졌습니다. 양측은 내년 정상회의까지 정회원 가입에 이르지 않는 더 긴밀한 관계의 개념을 구체화하기로 했지만, 실제 제도화까지는 논의가 더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캐나다의 경제가 미국과 깊이 연결돼 있다는 현실이 있습니다. 지난해 캐나다 상품 수출의 72%가 미국으로 향했습니다. 따라서 EU와의 협력이 새로운 투자와 판로로 이어지더라도 미국 의존도를 단기간에 낮추기는 어렵습니다. ‘미국, 이제 버릴 때 됐다’는 식의 단절이라기보다, 기존 동맹을 유지하면서 선택지를 늘리려는 전략에 가깝습니다.
결국 관건은 약속을 성과로 바꾸는 일입니다. 공동 연구와 투자, 자원 공급망 협력이 실제 사업과 수출로 이어질 수 있을까요? 캐나다와 EU의 새 동맹은 출발했지만, 그 효과는 앞으로의 협상과 실행에서 확인될 것입니다.
Reference
매일경제: https://www.mk.co.kr/news/world/121930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