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에 가입하지 않고도 한국 콘텐츠를 볼 수 있는 길이 넓어지고 있습니다. 광고를 보는 대신 무료로 시청하는 FAST가 해외 시청자와 K콘텐츠를 잇는 통로로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FAST는 편성표에 따라 프로그램이 연속해서 나오는 무료 스트리밍 TV입니다. 원하는 작품을 골라 보는 광고 기반 주문형 비디오(AVOD)와 달리, 채널을 선택하면 방송처럼 콘텐츠가 이어집니다. 작품별 결제나 월 구독료 없이 시청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CJ ENM은 미국과 캐나다 LG채널에 댄스 전문 채널 ‘CJ ENM K-Dance’를 열었습니다. ‘스트릿 우먼 파이터’, ‘스트릿 맨 파이터’, ‘썸바디’와 ‘MAMA AWARDS’ 주요 무대 등을 24시간 편성해 한국의 댄스와 음악 콘텐츠를 선보입니다. 앞서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에도 K팝과 스토리 콘텐츠를 담은 FAST 채널을 개설했습니다.
모바일에서 주로 보던 세로형 숏폼 드라마도 TV로 향하고 있습니다. KT스튜디오지니의 ‘지니쇼츠’는 회당 90~120초 분량의 작품을 연속 편성합니다. 국내 LG채널에서 시작한 뒤 호주·뉴질랜드·싱가포르·대만·아랍에미리트(UAE) 등으로 서비스 지역을 넓혔습니다. 짧은 영상도 채널 브랜드와 프로그램 정보를 갖춘 TV 콘텐츠로 재구성한 것입니다.
다만 무료 채널에 콘텐츠를 공급했다고 해서 곧바로 수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현지 시청자의 취향에 맞춘 편성과 언어 지원이 필요하고, 기존 유료 판권의 가치를 지키는 일도 중요합니다. FAST는 K콘텐츠가 구독의 문턱을 넘어 새로운 시청자를 만날 기회인 동시에, 실제 시청과 광고 수익으로 이어질 전략을 요구하는 유통 방식입니다.
넷플릭스 없어도 되겠네…韓드라마 공짜로 볼 수 있다는데, 무료 시청 뒤 남은 숙제
LG채널은 폴란드 진출을 계기로 총 37개국에서 운영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플랫폼 전체의 월평균 시청자 수와 누적 시청 시간도 전년보다 늘었습니다. 다만 이 수치는 LG채널 전체 실적입니다. 한국 콘텐츠가 같은 만큼의 시청자를 확보했거나 수익을 냈다는 뜻은 아닙니다.
FAST 채널에 작품을 올리는 것은 해외 진출의 시작일 뿐입니다. 현지 시청자가 관심을 가질 만한 편성을 고민하고, 자막과 더빙으로 언어 장벽을 낮춰야 합니다. 광고 수익을 플랫폼과 콘텐츠 권리자가 어떻게 나눌지도 중요한 변수입니다. 채널 송출과 현지화에 드는 비용까지 고려하면, 시청자가 늘어도 실제 수익이 기대에 못 미칠 수 있습니다.
기존 판권을 지키는 문제도 남습니다. 무료 공개가 다른 플랫폼에 판매할 기회를 줄이거나, 공개 시점과 지역을 둘러싼 계약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부 시장은 FAST 공급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별도 협상 대상으로 남기는 등 권리 관리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결국 ‘넷플릭스 없어도 되겠네’라는 기대가 현실이 되려면 무료 시청을 넘어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가 갖춰져야 합니다. FAST는 K콘텐츠에 새로운 시청자를 만날 기회일까요, 아니면 권리와 비용을 세심하게 따져야 하는 또 하나의 시험대일까요?
Reference
한국경제: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610306126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