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한 명의 검사에 최대 1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300만 원. 미국 일부 학부모들이 자녀에게 받게 하는 신경심리검사 이야기입니다. 아이의 학습 특성과 발달 상태를 파악하는 것이 본래 목적이지만, 진단서를 받아 시험시간을 더 확보하려는 수단으로 쓰인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대체 어떤 검사이기에 이런 논란이 생겼을까요?
신경심리검사는 주의력과 기억력, 언어·학습 능력 등 여러 영역을 살펴보는 평가입니다. 검사에는 여러 날이 걸릴 수 있고 비용은 통상 5000~1만 달러에 달합니다. 아이가 겪는 어려움을 이해하고 필요한 지원을 찾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검사 결과만으로 특정 진단이나 시험 편의가 자동으로 보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보도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베이 지역의 한 어머니는 6~19세 자녀 여섯 명 모두에게 검사를 받게 했습니다. 자녀들의 강점과 약점을 알고 싶었다는 그는, 검사 결과 난독증 진단을 받은 두 명과 ADHD 진단을 받은 한 명이 학교 시험에서 추가 시간을 받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논란은 이 같은 진단과 지원이 입시 경쟁의 ‘비밀 무기’처럼 여겨질 수 있다는 점에서 비롯됩니다. 뉴욕의 임상 신경심리학자 케이티 데이비스는 자신이 검사한 아동 가운데 약 40%가 신경발달 측면에서 특별한 문제가 없는 정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일부 가정이 진단서를 입시에서 유리한 조건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 생각한다고 우려했습니다.
하지만 검사의 필요성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학습에 실제 어려움을 겪는 아이에게 적절한 평가와 시험 편의는 중요한 지원입니다. 그래서 핵심은 검사를 받는 일이 아니라, 아이의 필요를 정확히 살피고 진단과 편의가 본래 목적에 맞게 제공되는지에 있습니다.
진짜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이 밀려나지 않으려면: “성적 팍팍 오른다는데”…1300만원짜리 검사 맡기는 美 학부모들, 대체 뭐길래
검사를 받은 아동 가운데 상당수가 신경발달 측면에서 특별한 이상이 없다는 전문가의 우려도 나왔습니다. 그렇다면 고액 검사로 얻은 진단서가 입시 경쟁의 이점처럼 여겨질 때, 실제 학습장애를 겪는 학생들은 어떤 영향을 받을까요?
시험시간 연장과 같은 편의는 장애나 학습상의 어려움이 있는 학생이 자신의 실력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도록 돕는 제도입니다. 하지만 진단과 지원이 입시 전략으로 소비되면 제도에 대한 신뢰가 약해지고, 필요한 학생이 의심의 눈초리를 받거나 지원을 받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경제적 여건에 따라 정밀 검사에 접근할 수 있는 정도가 달라지는 점도 공정성 논란을 키웁니다.
해법은 편의를 무조건 줄이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학생에게 정확히 닿도록 평가와 지원을 다듬는 것입니다.
- 검사 결과만으로 판단하기보다 학교에서의 어려움, 학습 이력, 전문가 평가를 함께 살펴야 합니다.
- 가정의 경제력에 따라 진단과 지원 기회가 달라지지 않도록 공공 평가와 상담 경로를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 편의를 제공한 뒤에도 실제로 학생의 학습과 시험 수행에 도움이 되는지 점검해야 합니다.
신경심리검사는 아이의 강점과 어려움을 이해하고 적절한 도움을 연결하기 위한 도구입니다. ‘성적을 올리는 수단’으로만 바라보기보다, 진짜 지원이 필요한 학생이 제때 도움받도록 제도의 본래 목적을 지키는 일이 중요합니다.
Reference
매일경제: https://www.mk.co.kr/news/world/1218344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