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처럼 움직이는 휴머노이드가 쏟아지는 시대지만, 공장에 로봇을 들여놓으려면 사람을 닮은 손보다 먼저 증명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오랫동안 멈추지 않고, 같은 작업을 안정적으로 반복하는 능력입니다.
로드니 브룩스 로버스트AI 공동창업자는 중국에서 개발된 휴머노이드 손의 고장 간 평균 작동시간이 약 200시간이라는 자료를 봤다고 소개했습니다. 반면 공장 고객이 기대하는 작동시간은 3만 시간입니다. 단순 비교하면 약 150배의 격차가 있는 셈입니다.
연구실에서 열 번 중 아홉 번 성공하는 로봇과, 생산라인에서 수만 번의 작업을 문제없이 수행하는 로봇은 다릅니다. 한 번의 실패가 드문 일처럼 보여도 로봇 수십 대가 동시에 돌아가면 작은 오류가 반복되고, 작업 흐름이 끊길 수 있습니다. 결국 사람이 현장에 투입돼 오류를 처리해야 하므로 생산성과 비용에도 부담이 생깁니다.
그래서 현장의 기준은 성공률 99.9%에도 머물지 않습니다. 브룩스는 공장 고객들이 요구하는 작업 성공률이 99.999%라고 강조했습니다. 로봇은 성공률뿐 아니라 작업 속도와 고장 없이 버티는 시간까지 사람 수준에 가까워야 합니다. 느리거나 자주 멈추는 로봇은 기술적으로 인상적이어도 고객의 생산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손가락이 많고 정교한 손이 반드시 산업 현장에 유리한 것도 아닙니다. 복잡한 구조는 제어와 유지보수를 어렵게 하고, 고장 가능성과 비용을 높일 수 있습니다. 공장이 원하는 것은 사람 손을 그대로 복제한 로봇이 아니라, 필요한 작업을 충분히 빠르고 꾸준하게 해내는 로봇입니다.
결국 200시간 가동되는 中 로봇손, 공장에 못쓴다…성공률 99.999% 돼야”라는 말은 단순히 손의 내구성만을 지적하는 게 아닙니다. 연구실의 시연과 실제 산업 현장 사이에는 신뢰성, 속도, 유지보수라는 높은 문턱이 놓여 있습니다. 공장에서 로봇의 경쟁력을 가르는 것은 얼마나 사람처럼 움직이느냐보다, 고객이 맡긴 일을 매일 멈추지 않고 해내느냐입니다.
200시간 가동되는 中 로봇손, 공장에 못쓴다…성공률 99.999% 돼야” — 사람보다 고객의 문제를 풀어라
공장에 필요한 것은 사람과 똑같이 생긴 로봇일까요? 아니면 멈추지 않고, 정해진 시간 안에 맡은 일을 끝내는 로봇일까요?
애질리티로보틱스는 두 발로 걷는 휴머노이드 ‘디짓’뿐 아니라 바퀴형 로봇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평평한 물류창고에서는 바퀴형이 단순한 작업을 수행하기에 적합하고, 안전 요건을 갖춰 현장에 더 빠르게 도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보다 고객의 작업을 효율적으로 해결하는 일이 우선이라는 뜻입니다.
AI를 활용해 현장 문제를 줄인 사례도 있습니다. 물류로봇 기업 암비로보틱스에서는 소포가 끼이는 오류가 로봇 한 대당 연간 약 3000건 발생했습니다. 연구진은 AI 코딩 에이전트를 활용해 주말 동안 해결책을 개발했고, 현장 적용 뒤 오류를 절반으로 줄였습니다. 골드버그 UC버클리 교수는 과거라면 엔지니어 한 명이 한두 달 동안 매달려야 했을 문제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기술만으로 로봇이 팔리고 널리 쓰이는 것은 아닙니다. 애질리티로보틱스의 조너선 허스트 최고로봇책임자는 로봇 기술 자체는 사업을 가능하게 하는 요소의 10% 정도라고 지적했습니다. 나머지 90%에는 고객 지원과 현장 배치, 엔지니어 조직 운영, 사업 협상 같은 역량이 필요합니다.
결국 “200시간 가동되는 中 로봇손, 공장에 못쓴다…성공률 99.999% 돼야”라는 지적은 로봇의 외형보다 산업 현장의 기준이 무엇인지를 보여줍니다. 시연에서 한 번 움직이는 데 그치지 않고, 고객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제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멈췄을 때 대응하고, 여러 대를 안정적으로 배치할 수 있는 기업이 로봇 산업의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을까요?
Reference
한국경제: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610214490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