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럼프·시진핑의 공허한 악수, 닉슨 인 차이나는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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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 by 한국경제

정상들은 웃으며 악수하고 건배했습니다. 군악대와 환영식, 화려한 만찬은 두 나라가 가까워진 듯한 장면을 만들었죠. 하지만 카메라가 담은 모습과 협상 테이블의 현실은 달랐습니다. 관세 휴전은 연장됐지만 반도체 수출통제는 충분히 논의되지 않았고, AI 협의도 후속 논의를 약속하는 데 그쳤습니다. 희토류와 미국산 제품 구매를 둘러싼 발표는 엇갈렸으며, 대만 문제를 둘러싼 긴장도 남았습니다.

그렇다면 환영식과 만찬은 외교의 성과였을까요, 세계를 향한 한 편의 공연이었을까요? 정상회담은 실제 협상인 동시에 각국의 지도자가 세계의 관객 앞에서 이미지를 만드는 무대이기도 합니다. 누가 먼저 손을 내미는지, 어떤 표정으로 건배하는지까지 외교의 메시지가 됩니다.

이 점을 ‘닉슨 인 차이나’는 알고 있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존 애덤스의 오페라는 닉슨의 중국 방문을 재현하는 데 머물지 않고, 악수와 만찬 같은 장면이 어떻게 뉴스가 되고 정치적 이미지로 남는지를 비춥니다. 카메라 앞에서는 화해의 장면이 완성되지만, 그 장면만으로 두 나라의 갈등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트럼프와 시진핑의 악수는 공허해 보일 수도 있습니다. 다만 정상외교의 가치는 합의문에 적힌 성과만으로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악수는 때로 대화의 문을 여는 상징이지만, 협상장에 남은 빈칸을 채우는 일은 결국 그 뒤에 이어질 선택과 행동에 달려 있습니다.

‘닉슨 인 차이나’가 비춘 정상외교의 무대 뒤: 트럼프·시진핑의 공허한 악수, 닉슨 인 차이나는 알고 있었다

정상들의 악수와 만찬은 세계에 무엇을 보여줄까요? 합의의 시작일 수도 있지만, 카메라 앞에서 연출된 화해의 장면일 수도 있습니다. 2026년 트럼프와 시진핑의 회담에서도 화려한 의전과 우호적인 말들 뒤로 관세, 반도체, 인공지능(AI), 대만 문제 같은 핵심 현안은 상당 부분 남았습니다.

이처럼 트럼프·시진핑의 공허한 악수를 떠올리게 하는 장면을, 오페라 닉슨 인 차이나는 이미 무대에 올렸습니다. 존 애덤스가 작곡한 이 작품은 1987년 초연됐으며, 1972년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다룹니다. 비행기 착륙과 악수, 마오쩌둥과의 회담, 환영 만찬까지 이어지는 1막은 카메라가 포착하기 좋은 외교의 순간들로 채워집니다.

하지만 작품은 공식 일정만 보여주지 않습니다. 팻 닉슨이 중국의 공장과 명소를 둘러보고, 닉슨 부부가 혁명발레 홍색낭자군을 관람하는 동안에도 인물들은 세계의 시선 아래 놓여 있습니다. 공연을 보는 정상들의 모습마저 또 하나의 정치적 장면이 됩니다. 닉슨 인 차이나는 외교가 협상인 동시에 세계를 향한 이미지의 연출임을 드러냅니다.

더 깊은 이야기는 카메라가 꺼진 뒤 시작됩니다. 3막에서 정상들은 젊은 시절을 떠올리고, 저우언라이는 자신들이 역사에 남긴 일이 옳았는지 되묻습니다. 국가를 대표하던 이들도 결국 자신의 기억과 불안을 지닌 개인입니다. 그들이 역사적 순간을 만들면서도 그 결과를 온전히 알 수 없다는 사실이 무대 위에 남습니다.

그래서 닉슨 인 차이나는 정상회담의 성패를 단순히 합의문으로만 판단하지 않습니다. 악수와 건배가 뉴스가 되고, 뉴스의 장면이 지도자의 이미지가 되며, 그 이미지가 훗날 우리가 기억하는 역사로 굳어지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54년 전 닉슨과 마오의 만남부터 오늘의 트럼프·시진핑 회담까지, 우리가 역사로 기억하게 될 것은 협상의 결과일까요, 아니면 카메라에 담긴 장면일까요?

Reference

한국경제: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610166132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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