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장 한쪽에서 로봇이 거대한 서버랙 아래로 받침대를 밀어 넣었습니다. 잠시 뒤 랙을 들어 올리더니, 불과 몇 초 만에 2m 떨어진 곳으로 옮겼습니다. 오스트리아 물류 자동화기업 DS오토메이션의 자율주행 로봇 ‘랙 무버’입니다.
랙 무버는 최대 6톤을 운반합니다. AI 서버의 고성능 반도체와 장비가 집약된 서버랙은 무게가 5.7~5.9톤에 이르기도 합니다. 사람 여러 명이 힘을 모아도 옮기기 어렵고, 운반 중 장비를 건드리면 값비싼 반도체가 손상될 위험도 있습니다.
작동 방식은 간단합니다. 작업자가 서버랙을 실을 위치와 목적지를 입력하면, 로봇이 스스로 이동해 랙 아래에 운반대를 넣고 들어 올립니다. 주변 환경을 인식해 현재 위치와 경로를 파악하기 때문에 사람이 직접 밀고 옮기는 과정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이 로봇은 이미 구글·메타·오라클·소프트뱅크 등에 공급됐습니다. DS오토메이션은 메타에만 200대 이상 납품했다고 밝혔습니다. AI 인프라 확대로 서버랙이 더 무거워지고 데이터센터 건설도 늘면서, 무거운 장비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옮기는 자동화 수요가 커진 것입니다.
6톤 서버도 번쩍 들어 옮기는 로봇은 단순한 운반 장비를 넘어 데이터센터 운영 방식의 변화를 보여줍니다. 사람의 힘에 의존하던 작업을 로봇이 맡으면서, 대규모 AI 설비를 더 효율적으로 구축하고 관리하려는 흐름이 빨라지고 있습니다.
6톤 서버도 번쩍…로봇이 데이터센터 자동으로 만든다: 운반·건설·조립·점검의 자동화
로봇의 일은 무거운 서버랙을 옮기는 데서 끝나지 않습니다. 바닥에 설비 위치를 표시하고 서버를 조립하는가 하면, 데이터센터를 순찰하며 과열 징후까지 살핍니다. AI 시대의 데이터센터는 어떻게 지어지고 운영될까요?
미국 로봇기업 더스티로보틱스는 설계 데이터를 바탕으로 공사 현장 바닥에 선과 기호를 그리는 로봇을 개발했습니다. 작업자가 도면을 보며 위치를 측정하고 표시하던 일을 자동화해, 설비 설치 오류와 재작업을 줄이는 방식입니다. 대형 건설사 모텐슨은 10억달러 규모 데이터센터 두 동을 짓는 프로젝트에 이 로봇을 도입했고, 서버랙 2304개가 들어갈 공간의 위치 표시 작업에도 활용했습니다.
서버 제조 현장에도 자동화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브라이트머신스는 로봇팔과 AI 소프트웨어를 결합해 서버와 데이터센터 장비를 조립합니다. 생산에 앞서 로봇의 움직임을 가상으로 시험해 작업 과정의 오류를 줄이는 것이 특징입니다.
운영 단계에서는 점검 로봇이 사람의 눈과 발을 보완합니다. 카메라와 온도 센서를 갖춘 로봇은 서버실을 돌아다니며 장비 상태를 살피고, 반도체나 케이블의 과열이 감지되면 관리자에게 위치와 함께 경고를 보냅니다. BEWA 솔루션의 로봇은 GPU 간 연결에 쓰이는 광트랜시버를 점검하고 청소하는 작업도 수행합니다.
이처럼 자동화는 운반에서 건설, 조립, 유지보수까지 데이터센터의 여러 단계로 넓어지고 있습니다. 반복 작업과 위험 부담을 줄이고 값비싼 장비의 파손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현장의 기대도 큽니다. 다만 ‘AI 공장’의 새 표준으로 자리 잡으려면 실제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하는지, 비용과 작업 효율을 얼마나 개선하는지 검증이 이어져야 합니다.
Reference
한국경제: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610165169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