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무너진 삶, 무엇에 기대 살 것인가…연극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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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 by 한국경제

화려했던 과거도, 머물 집도, 일자리도 잃은 블랑쉬는 왜 어두운 방과 꾸며낸 모습에 매달릴까요? 연극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는 몰락한 남부 명문가 출신 블랑쉬가 동생 스텔라의 집을 찾아오며, 환상과 현실 사이의 위태로운 균형을 펼쳐 보입니다.

블랑쉬는 허름한 집과 제부 스탠리가 못마땅하지만, 귀부인다운 차림과 말투만은 놓지 않습니다. 사람을 만날 때 어두운 곳을 고르고 밝은 전구에 갓을 씌우는 모습은 진짜 자신을 마주하지 않으려는 몸부림처럼 보입니다. 꾸며낸 모습을 지키려다 오히려 자신을 잃어가는 삶, 전등갓은 그 모순을 비추는 상징입니다.

처음에는 현실을 받아들이는 스텔라가 더 씩씩하고 현명해 보입니다. 그러나 이야기가 흐를수록 동생 역시 다른 선택지가 없어 하루하루를 견디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납니다. 환상에 기대는 언니와 현실에 머무는 동생은 서로 달라 보이지만, 두 사람 모두 무너진 삶을 버텨낼 무언가를 찾고 있습니다.

결국 작품은 묻습니다. 삶이 무너진 뒤, 우리는 무엇에 기대 살아갈 수 있을까요? 블랑쉬의 전등갓 아래 감춰진 불안은 과거에 매달리고 남에게 보일 모습을 꾸미는 오늘의 우리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환상과 현실, 누구도 쉽게 벗어날 수 없다 — 무너진 삶, 무엇에 기대 살 것인가…연극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현실을 받아들이고 씩씩하게 살아가는 스텔라는 처음엔 블랑쉬보다 현명해 보입니다. 하지만 끔찍한 일이 벌어진 뒤에도 스탠리와의 관계를 끊지 못합니다. 주어진 삶을 선택한 듯 보여도, 스텔라에게 다른 길이 있었는지는 쉽게 단정할 수 없습니다.

이번 공연은 블랑쉬의 과거를 집요하게 파헤치는 스탠리에게 무게를 둡니다. 그의 폭력성과 연민의 부재는 과연 정당화될 수 있을까요? 무너진 삶 앞에서 무엇에 기대 살아갈지 묻는 작품은 누구의 선택도 간단히 옳고 그르다고 나누지 않습니다.

블랑쉬가 전등갓으로 빛을 가리는 모습은 오늘의 우리와도 겹칩니다. 꾸며낸 모습을 지키려다 정작 진짜 자신을 감추고 살아가는 건 아닐까요. 환상에 머물거나 현실에 순응하는 일, 그 어느 쪽에서도 누구나 쉽게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이 이 작품을 오래 곱씹게 합니다.

Reference

한국경제: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610113940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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