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캘리포니아주 프레즈노 지역의 맥도날드 두 곳. 불과 3.2km 떨어져 있는데 한 매장의 빅맥은 5.69달러, 다른 매장에서는 6.89달러였습니다. 가격 차이는 20%가 넘습니다. 왜 가까운 매장끼리도 가격표가 달라지는 걸까요?
맥도날드의 가격 책정 엔진은 머신러닝을 활용해 전 세계 1만4000개 매장에서 발생하는 거래 데이터를 분석하고, 메뉴별 권장 가격을 산출합니다. 주변 경쟁사 매장의 온라인 메뉴 가격도 참고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본사가 말하는 ‘최적 가격’은 단순히 거리만으로 정해지는 게 아니라 매장별 비용과 시장 상황 등 여러 요인을 반영한 결과라는 설명입니다.
다만 같은 지역에서도 매장마다 다른 가격이 나타나면서 가맹점주들은 가격 결정의 자율성이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맥도날드는 이 시스템이 의무가 아닌 참고 도구라고 밝혔지만, 일부 점주들은 권장 가격을 따르라는 압박을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결국 AI가 제시하는 가격은 본사와 점주의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드러냅니다. 고객을 더 끌어들이려는 본사는 가격 인하를 선호할 수 있지만, 인건비와 임대료 부담을 직접 감당하는 점주는 가격을 올릴 이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매장별 가격 차이를 만드는 AI의 판단 기준뿐 아니라, 그 권고를 실제로 누가 얼마나 따를 수 있는지가 논쟁의 핵심입니다.
‘권장 도구’인가, 사실상의 압박인가 — “빅맥가격을 이렇게 결정한다고?”…맥도날드 AI 정책에 점주들 불만 제기
맥도날드 본사는 AI 가격 책정 엔진을 의무가 아닌 참고 도구라고 설명합니다. 매장별 비용과 시장 상황을 반영해 권장 가격을 제시하고, 점주가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며 경영 판단을 내리는 데 도움을 주려는 취지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점주들이 체감하는 현실은 다릅니다. 로이터가 입수한 문서에는 권장 가격에서 벗어난 사례를 기록하는 내용이 담겼고, 내부 공지에는 본사가 승인한 가격 컨설턴트와 도구를 활용하도록 하는 방안도 제시됐습니다. 점주들은 본사가 가격 지침을 따르도록 압박한다고 호소합니다. 가맹 계약 갱신이나 신규 매장 승인에 본사가 영향력을 가진 만큼, ‘선택 사항’이라는 설명만으로 부담이 사라지기는 어렵습니다.
갈등의 핵심에는 서로 다른 수익 구조가 있습니다. 본사는 가격을 낮춰 고객과 매출을 늘릴 유인이 있지만, 점주들은 매출의 일정 비율을 본사에 수수료로 내면서도 인건비와 임대료 등 운영비 상승을 감당해야 합니다. 본사에 이익이 되는 가격 조정이 점주의 수익성에도 같은 효과를 낸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결국 AI 가격 책정의 성패는 알고리즘이 얼마나 정교한지에만 달려 있지 않습니다. 권장 가격을 따르거나 벗어날 때 누가 결정권을 갖고, 결과에 대한 책임을 누가 지는지가 분명해야 합니다. 그 기준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AI는 경영을 돕는 도구가 아니라 점주에게 압박을 전달하는 수단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Reference
매일경제: https://www.mk.co.kr/news/world/1216789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