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개발 경험이 전혀 없는 현직 외과 전문의가 AI에 한 문장을 입력했습니다.
“앱스토어에서 1위를 달성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어줘.”
그의 첫 작품은 지난달 애플 앱스토어에 출시된 ‘야구 못하면 또 환생함’입니다. 게임회사 개발자가 만든 대작이 아니었지만, 출시 며칠 만에 스포츠 유료 게임 부문 1위에 올랐습니다. 취미로 시작한 프로젝트는 단기간에 1000만원을 훌쩍 넘는 수익으로 이어졌습니다.
‘1위 게임 만들어줘 AI에 썼더니 현실로…현직 의사 대박’이라는 이야기는 단순한 행운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게임을 만드는 방식 자체를 바꾼 기술이 있습니다. 바로 에이전틱 AI입니다.
아이디어만 던지면 기획부터 출시까지
게임 하나를 출시하려면 단순히 코드를 작성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게임의 콘셉트와 규칙을 정하고, 스토리와 화면을 구성해야 합니다. 여기에 그래픽 제작, 로그인 시스템, 결제 기능, 이용자 데이터 분석, 보안 관리까지 필요합니다.
과거에는 이 업무를 기획자, 개발자, 디자이너, 서버 운영자 등 여러 사람이 나눠 맡았습니다. 아이디어가 있어도 혼자 모든 과정을 감당하기 어려웠던 이유입니다.
에이전틱 AI는 이 과정을 하나의 연결된 작업처럼 수행합니다. 사용자의 목표를 바탕으로 기획안을 만들고, 필요한 코드를 작성하며, 오류를 수정하고, 배포에 필요한 절차까지 이어가는 방식입니다. 사람이 일일이 다음 작업을 지시하지 않아도 AI가 앞선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 단계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물론 AI가 버튼 한 번으로 완성도 높은 게임을 보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게임의 재미를 판단하고, 이용자 반응을 살피며, 부족한 부분을 고치는 일은 여전히 사람의 몫입니다. 다만 과거에는 전문 인력과 오랜 개발 기간이 필요했던 작업을 한 사람이 훨씬 빠르게 시도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AI 게임은 조악하다’는 평가도 흔들린다
초기 AI 게임은 어색한 그래픽과 반복적인 콘텐츠로 완성도가 낮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상황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독특한 아이디어와 빠른 업데이트를 앞세운 1인 개발 게임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용자를 모으고, 대형 게임과 경쟁하는 사례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게임 시장에서 중요한 것은 반드시 거대한 개발 조직만이 아닙니다. 짧은 시간 안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구현하고, 이용자의 반응에 맞춰 빠르게 개선하는 능력도 핵심 경쟁력이 됐습니다.
외과 전문의의 첫 게임 성공은 그래서 상징적입니다. AI가 개발자를 완전히 대체했다는 뜻이 아니라, 게임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의 범위를 크게 넓혔다는 의미에 가깝습니다. 이제 게임 산업의 문턱은 ‘코딩을 할 수 있는가’에서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발견하고 끝까지 개선할 수 있는가’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좁아지는 회사 문, 넓어지는 1인 개발의 길 — 1위 게임 만들어줘 AI에 썼더니 현실로…현직 의사 대박
한쪽에서는 게임 기업의 채용문이 좁아지고 있습니다. 인력 효율화를 이유로 신규 채용을 줄이는 기업이 늘면서, 개발자가 회사 안에서 성장할 기회도 예전보다 제한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다른 한쪽에서는 혼자 만든 게임이 수백만 명의 이용자를 끌어모으는 새로운 흐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일본의 1인 개발 게임 ‘멧챠 카멜레온’입니다. 이 게임은 글로벌 게임 플랫폼 스팀에 출시된 뒤 한 달 만에 누적 판매량 1500만 장을 기록했습니다. 국내에서도 유명 게임사를 거친 개발자가 혼자 여러 게임을 출시해 이용자 100만 명 이상을 확보한 사례가 나왔습니다.
앞서 화제가 된 ‘1위 게임 만들어줘 AI에 썼더니 현실로…현직 의사 대박’ 사례 역시 같은 변화를 보여줍니다. 외과 전문의가 AI의 도움을 받아 게임을 만들고, 출시 직후 애플 앱스토어 스포츠 유료 게임 부문 1위에 오른 것입니다. 과거라면 기획자, 프로그래머, 디자이너, 운영 인력이 나눠 맡았을 일을 이제는 한 명의 개발자와 AI 도구가 함께 수행할 수 있게 됐습니다.
특히 에이전틱 AI는 단순히 코드를 작성하는 수준을 넘어섭니다. 게임 기획과 콘텐츠 제작은 물론 로그인, 결제, 데이터 분석, 운영 인프라 구축까지 개발 과정 전반을 연결합니다. 여기에 카카오와 토스처럼 개인 개발자의 앱과 게임 판매를 돕는 플랫폼까지 등장하면서, ‘만드는 일’과 ‘파는 일’ 사이의 장벽도 낮아지고 있습니다.
이 흐름은 단순히 취미 개발자가 늘어난다는 의미에 그치지 않습니다. 대형 게임사와 소규모 개발자 사이에 있던 중간 규모 개발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1인 개발은 새로운 중간층의 씨앗이 될 수 있습니다. 작은 아이디어로 시작한 게임이 이용자와 매출을 확보하고, 이후 팀과 기업으로 성장하는 경로가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모든 1인 게임이 성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완성도뿐 아니라 홍보와 이용자 관리, 지속적인 업데이트도 필요합니다. 그럼에도 개발 도구와 유통 플랫폼이 동시에 발전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한 기회입니다. 닫히는 회사의 문 앞에서 기다리는 대신, 자신만의 게임을 세상에 내놓는 선택지가 넓어지고 있습니다.
Reference
한국경제: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609056027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