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아만·로즈우드·카펠라…부자들은 왜 문패를 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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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 by 한국경제

도쿄 아자부다이힐스 최상층 펜트하우스 한 채가 약 200억 엔, 우리 돈으로 2000억 원에 가까운 가격에 팔렸다. 일본 주거 역사상 최고가였다. 그런데 이 집의 가장 강력한 가치는 면적이나 전망, 건설사의 이름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문패에 적힌 ‘아만(AMAN)’이라는 이름이 핵심이었다.

아만 레지던스 도쿄는 세계적인 호텔 브랜드가 직접 운영하는 주거 상품이다. 소유자는 집을 등기해 보유하면서도 컨시어지, 하우스키핑, 보안, 다이닝, 스파 같은 호텔 서비스를 누린다. 일반적인 고급 아파트가 준공과 함께 건설사의 역할이 끝나는 상품이라면, 브랜디드 레지던스는 입주 이후에도 브랜드의 운영이 계속되는 집이다.

이 차이는 가격에 반영된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사 세빌스에 따르면 브랜디드 레지던스는 일반 고급 주거보다 평균 33% 비싸게 거래된다. 리조트 입지에서는 프리미엄이 39%까지 높아진다. 단순히 유명한 이름을 붙였기 때문이 아니다. 그 이름이 오랜 시간 쌓아 온 서비스 품질과 관리 체계까지 함께 구매하기 때문이다.

집이 아니라 검증된 생활 방식을 사다

국경을 넘나드는 자산가에게 낯선 도시의 집을 직접 검증하는 일은 쉽지 않다. 어떤 건설사가 지었는지, 관리가 몇 년 뒤에도 유지될지, 보안과 서비스가 실제로 제대로 작동할지는 입주 전까지 알기 어렵다. 하지만 아만이나 포시즌스, 만다린 오리엔탈 같은 브랜드는 이미 여러 도시에서 일정한 기준을 증명해 왔다.

이때 브랜드는 품질 보증서이자 소속을 나타내는 상징이 된다. 아만에 산다는 말은 단순히 고급 아파트를 소유했다는 뜻을 넘어, 세계적인 호텔 서비스와 연결된 생활 방식을 선택했다는 의미가 된다. 부자들이 사는 것은 벽과 바닥만이 아니라, 자신이 속하고 싶은 세계의 주소인 셈이다.

비워 둔 시간을 관리해 주는 집

최상류층에게 집은 한 채가 아닐 때가 많다. 런던과 두바이, 싱가포르와 도쿄에 여러 주거지를 보유하고 계절과 일정에 따라 이동한다. 그러면 집은 일 년 중 상당 기간 비워진다.

브랜디드 레지던스는 바로 그 부재를 관리한다. 소유자가 떠난 동안에도 집을 점검하고 정돈하며, 돌아왔을 때는 마치 어제까지 머물렀던 공간처럼 유지한다. 소유권은 그대로 갖되 관리에 필요한 시간과 수고는 브랜드에 맡기는 구조다. 이들에게 서비스 비용은 사치라기보다 시간을 되사는 비용에 가깝다.

아만·로즈우드·카펠라…부자들은 왜 문패를 살까. 결국 그 문패가 보증하는 것은 고급 자재만이 아니다. 이름이 약속한 서비스, 부재 중에도 유지되는 집의 상태, 그리고 어디서든 통하는 신뢰까지 함께 사는 것이다. 집값의 33%는 건물 위에 붙은 로고가 아니라, 그 로고가 준공 이후에도 매일 약속을 지킬 것이라는 믿음에 대한 가격이다.

집은 준공되는 것이 아니라 운영되며 완성된다 — 아만·로즈우드·카펠라…부자들은 왜 문패를 살까

열쇠를 건네는 순간 건설사의 일이 끝나는 집이 있다. 반대로 그날부터 브랜드의 진짜 책임이 시작되는 집도 있다. 브랜디드 레지던스의 차이는 바로 여기서 드러난다. 건물은 완공됐지만, 주거의 품질은 아직 완성되지 않은 상태다. 이후 누가 공간을 관리하고, 서비스를 유지하며, 시간이 지나도 약속한 기준을 지키느냐에 따라 집의 가치가 달라진다.

일반적인 주거 상품에서 운영은 부수적인 업무에 가깝다. 준공과 입주가 끝나면 관리 주체가 바뀌고, 서비스의 수준도 현장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그러나 아만, 로즈우드, 카펠라 같은 브랜드가 붙은 레지던스에서는 운영이 상품의 일부다. 컨시어지는 입주민의 요청을 기억하고, 하우스키핑은 집이 비어 있는 동안에도 내부를 관리하며, 보안과 시설 운영은 소유자의 일상에 맞춰 지속된다.

이런 집에서 브랜드는 단순히 문패를 빌려주는 역할을 하지 않는다. 이름을 건 순간부터 서비스의 기준과 평판을 함께 떠안는다. 로비의 조명, 엘리베이터의 동선, 라운지의 청결도, 직원의 응대 방식처럼 사소해 보이는 요소들이 매일 브랜드의 약속을 증명한다. 설계가 첫인상을 만든다면, 운영은 그 인상을 오래 유지하는 힘이다.

특히 최상류층에게 운영은 편의를 넘어 시간과 프라이버시의 문제다. 여러 도시를 오가며 생활하는 소유자에게 집은 일 년 내내 사람이 머무는 공간이 아닐 수 있다. 장기간 비워 둔 집을 돌아왔을 때 바로 생활할 수 있도록 관리하고, 외부에 드러내지 않으면서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이 지속적인 관리가 소유자에게는 돈으로 살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자유가 된다.

로즈우드 서울, 카펠라 레지던스, 아만 레지던스 서울이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서울의 주거 시장은 이제 ‘어디에 지었는가’만 묻지 않는다. ‘누가 운영하는가’, ‘그 운영이 10년 뒤에도 유지될 수 있는가’를 함께 따지기 시작했다. 집의 가치는 준공일에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열쇠를 받은 다음 날부터 매일 새롭게 평가된다.

결국 브랜디드 레지던스는 건물에 이름을 붙이는 사업이 아니다. 이름이 약속한 수준을 시간 속에서 반복해 제공하는 사업이다. 잘 지어진 집이 좋은 공간이 되려면, 그 공간을 매일 돌보고 지키는 운영이 필요하다. 그래서 이 주거에서 준공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Reference

한국경제: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609031418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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